교실에는 언제나 문제아가 온다. 내가 두려움 에너지 안에서 살 때는 교실 문제아에 대해 많은 에너지를 썼다. 그 아이 명단이 오자마자 작년 담임교사를 찾아가 그 아이의 문제 행동을 수집했었다. 그리고 깨알같이 적어 놓았다. 그 아이 부모의 성향, 생활기록부 기록 등을 뒤져서 아이의 행적을 찾아 정리해 놓았다. 그 아이를 맞을 준비를 온통 두려움, 피해를 막기 위한 회피 동기로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그 아이가 교실에서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고, 친구를 때리면 나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에게 소리를 질렀었다. “너 한번 만 더 그
나는 예전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백지라면 그 백지 같은 마음속에 점 하나를 먼저 봤다. 그 점은 잘못했을 때, 실수했을 때다. 그 점을 제대로 포착해 정확하게 빨리 바로 잡아주는 것이 훌륭한 교사, 좋은 부모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좋은 교사의 역할은 적절한 훈육자였다. 아이가 잘 할 때는 칭찬하고, 잘못하거나 실수할 때는 잘 포착해 훈계하고, 지도하는 데 집중했다. 이때의 나의 아동관은 아이는 ‘부족한 존재, 미숙한 존재, 불완전한 존재, 도움을 주어야 하는 존재’였다. 버츄프로젝트가 보는 아이는 그 동안의 안경을 벗고, 다
이라크 전쟁으로 한 아이가 고아가 됐다. 이 소년은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늘 혼자 놀면서 무기력한 행동을 보인다. 어느 날 이 소년이 시멘트 바닥에 엄마를 그린다. 그리고 그 엄마의 품에 안겨서 잠을 자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봤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이 고아 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밥도, 놀이도, 친구도 아니다. 엄마의 따뜻한 품안에서 자고 싶은 마음, 엄마의 목소리, 엄마의 숨결, 손길, 사랑이 필요할 뿐이다.이 엄마 잃은 소년만 사랑이 필요할까? 우리 모두는 사랑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밥을
물이 나의 마음이라면 걱정, 근심, 화, 스트레스가 일어나면서 우리 무의식은 점점 어두워진다. 교사인 나 자신도 무의식을 인식하기 어렵기에 이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산다. 아이들은 더더욱 교사와 부모의 영향을 무차별로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교사나 부모가 매일 스스로의 무의식을 정화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도 그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답을 나는 우리 내면의 힘, 보석 깨우기, 버츄프로젝트에서 찾았다. 아무리 탁해져도, 아무리 어두워져도 순간순간 그런 나를 알아차리게 하고, 다시 맑은 상태로 돌릴 수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증후군 진단을 받은 아이가 교실에 있다. 이 아이들이 하는 행동의 공통점은 참 많다. 물건관리가 안 된다. 교실에서 미술수업을 하면 정리에 애를 먹는다. 이야기를 해도 딴 세상에 가 있다 온다. 뒷북을 계속 친다. 보조를 못 맞추다보니 아이들이 싫어한다. 모둠원이 되면 모두 기피한다. 순간적으로 갑자기 욕을 하거나 크게 소리를 지른다. 방금 한 행동도 안했다고 끝까지 우긴다. 결국 밝혀질 때까지 거짓말을 할 때도 있다.이 아이 잘못이 아니다. 이 아이도 어쩔 수가 없다. 아이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
학교 업무 폭주로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지친 어느 날, 한 아이가 유난히 교실에서 예민하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있다. 나도 다른 날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 ‘저 아이가 마음이 아파서 그렇구나’라고 보기보다 ‘저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하는구나’ 라고 느껴진다. 그 순간 그 아이에 대한 내 느낌이 확 달라진다. 화가 욱 하고 올라온다. 내 몸, 마음, 영혼이 지치고 힘든 날이 문제다. 그 아이의 행동에 대한 반응에 ‘또 힘들게 하네’ 라고 ‘ 피해자’ 모드로 해석하기 쉽다. 그런 날은 화, 짜증, 원망 등 부정적 감정이 자동적으로
아이를 미덕의 존재로 바라봐 준다는 것은 아이의 존재 자체를 사랑해준다는 것이다. 결과가 아닌 이미 온전한 사람으로 존재 자체를 사랑해 준 1년, 1200시간 아이 무의식에 저장된 선생님이 해준 말은 어떤 의미로 아이 인생에 영향을 줄까?하버드대생과 빈민가 20대 700여명에 대한 75년간의 행복에 대한 종단연구 결과 행복은 부, 성공, 명예, 노력보다 관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 관계의 힘이 역경과 좌절이 왔을 때 긍정의 해석력, 회복탄력성을 준다는 것이다. 관계가 좋으면 하버드 출신이든 빈민가 출신이든 행복하게
몇 년 전 연구회에서 버츄프로젝트를 처음 배울 때 나는 별 기대가 없었다. 20여명 연구회원이 함께 한 연수일 뿐이었다. 더구나 52가지 미덕을 이야기하는 느낌은 도덕 시간에 매일 가르치고 있는 덕목에 대한 내용이라 호기심도 일지 않았다. 그렇게 별 기대 없이 출발했던 8시간의 워크숍 시간 중 ‘내 인생의 60초’가 다가왔다. 점심 식사 후 4전략 ‘정신적 가치를 존중하라!’를 배우는 중간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강사님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그 아이가 가진 온전함, 정신성을 본 적이 있나요?
어린 시절 정리 정돈을 못해 엄마에게 매를 맞은 경험이 있는 엄마는 정리 정돈을 못하는 아이의 행동에서 더 분노한다. 왜 그럴까? 그 아이의 행동에 대한 사실 해석보다 정리 정돈 되지 않은 그 어질러진 책상을 볼 때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와 두려움을 만난다. 엄마의 앙칼진 비난의 목소리, 싸늘한 눈빛, 때로는 등짝에 내리 꽂힌 따가운 손바닥의 맛을 떠올린다. 아주 짧은 순간에 무의식은 그 모든 순간을 현실의 장면으로 끌어온다. 어린 시절 경험한 오감의 느낌들은 적당한 도식과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게으른 나, 정돈 못하는 애는 맞아
평소 자율적인 한 아이가 전날 늦게까지 놀다가 숙제를 못하고 학교를 갑니다. 아이의 마음 에너지는 ‘열정’, ‘자율’이라는 긍정에너지에서 ‘두려움’, ‘불안’이라는 낮은 에너지로 바뀝니다. 아이는 교실 앞으로 끌려나와 친구들 앞에서 야단을 맞습니다. 야단을 맞으며 느끼는 싸늘한 시선은 시각을 타고, 교사의 차가운 목소리는 아이의 청각을 타고 그대로 무의식에 저장됩니다. 동시에 마음 에너지는 ‘수치심’이라는 가장 낮은 에너지로 곤두박질합니다. 1년에 이 아이가 10번 앞에 나와 야단을 맞는다면 6년 동안 60번의 수치심의 순간을 무의
과제물이나 학습지를 항상 꼴찌로 제출하는 아이가 둘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이고 다른 아이는 아스페르거(Aspergers) 증후가 있는 아이였습니다. 기다려주고 화내지 않는 것으로 나름 그 두 아이를 배려하긴 했지만 공부시간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옆 친구에게 장난을 걸고 수업 방해를 하던 그 아이를 앞으로 나오게 해서 말했습니다.“네 잘못이 아니야, 네 미덕이 자고 있어서 그래! 넌 미덕을 깨울 힘이 있어! 어떤 미덕을 지금 깨우면 좋을까?”야단을 맞을 것으로 생각해 두려
‘교실 마녀’ 악순환 교실의 선생님이 ‘우주최고 선생님’이 됐던 그간의 이야기들을 책에 쓰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으로 생방송 인터뷰, 신문 동행 취재라는 것도 해보고 KBS 강연 100도씨라는 TV 생방송에 나가 강의도 했습니다. 더 가슴 뭉클한 일은 책이 나오자마자 6쇄를 찍을 정도로 베스트셀러가 되고, 인세를 전액 기부한 과정입니다. 사시로 어려움을 겪던 아이에게 수술비를 보내줬을 때 아이가 수술한 해맑은 얼굴로 변해 답장이 왔습니다. 책상이 없어 엎드려 공부하던 아이들이 책상을 받고는 비뚤비뚤한 글씨로 편지를 보내
“가족이 늦잠 자는 일요일 아침, 엄마가 뜨거운 가스불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시며 밥하는 것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요. 엄마의 한결같음, 사랑, 인내, 끈기가 고마워서요.”“저한테 화내시는 엄마가 오히려 측은하게 느껴져요. 우리 두 자매를 잘 키우려 노력하시는 엄마의 소신, 사랑을 느껴서요. 그래서 엄마께 편지를 썼고, 더 사이가 좋아졌어요.”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가르치는 내가 더 눈시울이 젖는 뭉클한 배움을 느낄 때가 많다. 아이들의 진실한 마음을 느낄 때, 따뜻한 마음을 순수하게 표현하는 아이들을 볼 때 나는 아이들에게서 배운다
자신을 바보로 믿고 인생을 포기하며 17년을 살아온 빅터는 사실 IQ 173의 천재였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은 엉뚱한 질문이 많은 빅터의 IQ가 173으로 나오자 잘못 나온 것으로 해석해 1을 지운다. IQ 73 저능아로 자신을 받아들인 빅터는 스스로를 포기하고 왕따를 당하자 자퇴하는 등 꿈이 없는 청년기를 보낸다. 그 후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에서 IQ 173이 나오자 사람들은 빅터를 천재로 바라본다. 전과 달리 자신의 힘을 믿게 된 빅터는 꿈을 찾아 도전했고 결국 천재들의 모임인 멘사 회장이 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다.한 아
3월, 새 학기가 시작됐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말 잘 듣고, 사고 안 나게 할 것인가에 주의를 집중했다. 그래서 규칙과 통제로 3월을 시작해 한 달 내내 웃지 않는 교사로 지냈다. 그것이 아이들을 실수, 사고로부터 보호하고 지킬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때 ‘아이들은 실수, 사고를 일으키는 존재’라는 해석을 하고 출발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2학기가 되면 거의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이런 저런 사고를 냈다. 교사로 반복되는 어려움을 겪다가 여러 해가 흐른 뒤 깨달았다. 3월 첫 날부터 내 스스로 무의식안의 ‘두려움’
매일 눈만 뜨면 만나서 손잡아주고 헤어질 때 안아주던 내 아들, 딸 같은 우리 반 아이들, 1년을 함께 울고, 웃으며 정이 들었다. 아무리 끈끈한 아이들과의 인연도 2월이면 어김없이 헤어짐을 맞이한다. 아이의 이런 저런 일에 마음 쓰고 울고 웃었던 시간들, 학교 엄마로서 정을 주던 시간들이 이제는 과거의 시간으로 간다.오늘 우리 미덕 천사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미덕 상장을 받았다.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상장을 받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이미 ‘우주 최고 선생님상’까지 받은 상복 많은 나를 또
인성교육은 가슴 쓰는 아이, 가슴 따뜻한 아이의 행복교육이다. 인성이 실력인 시대가 됐다.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미래를 살아 갈 아이는 가슴을 잘 쓰는 아이다. 그래서 오늘도 교실에서 아이들이 가슴이 따뜻해지는 미덕 깨우기 활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오늘 아침 활동은 버츄 카드의 첫 번째 미덕인 ‘감사’에 대한 활동이다. 최근 자신이 경험한 5가지 감사를 찾아서 포스트잇에 쓴 후 발표하고, 교실 뒷면에 있는 감사 기차에 붙이는 것으로 활동이 끝났다. 발표를 듣는 데 가슴이 울렸다. ‘엄마, 아빠가 내가 힘들어할 때 위로해 주셔서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