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연구회에서 버츄프로젝트를 처음 배울 때 나는 별 기대가 없었다. 20여명 연구회원이 함께 한 연수일 뿐이었다. 더구나 52가지 미덕을 이야기하는 느낌은 도덕 시간에 매일 가르치고 있는 덕목에 대한 내용이라 호기심도 일지 않았다. 그렇게 별 기대 없이 출발했던 8시간의 워크숍 시간 중 ‘내 인생의 60초’가 다가왔다. 점심 식사 후 4전략 ‘정신적 가치를 존중하라!’를 배우는 중간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강사님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그 아이가 가진 온전함, 정신성을 본 적이 있나요?” 그리고 인디언 수우족 추장의 기도문이 나오는 잔잔한 동영상을 보여줬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내레이션에 눈이 따라가는 데 갑자기 가슴이 촉촉해졌다. 뜨거워지면서 뭉클해지고, 눈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교실과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다. 한 번도 아이들의 존재를 온전하게, 미덕을 가진 존재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한 아이, 한 아이가 가진 특별함, 그 아이 영혼이 가진 소중한 정신성이란 것을 보려고도, 생각해 본적도 없는 내 자신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시큰거리며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 자신을 이미 온전한 존재라고 바라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이들의 존재를 그렇게 바라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정 나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했고, 따뜻한 선생이 되고 싶었던 나였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시큰거리고 아픈지 그때는 몰랐다. 그 느낌이 너무나 강렬해서 곧 한국버츄프로젝트의 3일간의 트레이닝 과정에 달려갔다. 거기서 내가 경험한 것은 사람을 이미 있는 그대로 온전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게 무엇인지였다. 내 옆에 계신 분들이 다 특별한 분으로 보였다. 따뜻했고, 가슴 뜨거움이 시간 시간을 채웠다. 5가지 전략을 나누며 많은 눈물을 쏟았다. 내가 나를 뜨겁게 먼저 안아준 시간, 태어나 경험한 가장 따뜻한 3일간의 만남이었다. 8시간 교사 워크숍에서 4전략을 들을 때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그 때 깨달았다. 나 자신조차 나를 미덕을 가진 존재로 뜨겁게 안아주고, 가슴으로 사랑한 적이 없었다. 내 영혼이 그걸 눈물로 말해준 순간이었다는 것을. 

그 날의 버츄프로젝트는 이미 도덕 시간에 지겹도록 배운 머릿속의 덕목이 아니었다. 그건 지식 너머 가슴이 울리는 살아있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52개의 미덕이 이토록 아름답고, 귀한 것이었나 하는 느낌이 내 영혼 깊은 곳에서 희열로 느껴졌다. 전혀 달랐다. 접근 방식도, 인간관도 모든 것이 내가 지금껏 알고 있는 도덕 교육과 달랐다. 한마디로 머리로 아는 덕목이 아닌 가슴을 울리는 삶 속에 살아있는 뜨거움, 감동이었다. 

서울시민대학에서 부모교육을 할 때 2전략 ‘배움의 순간을 인식하라!’를 함께 나누는 데 그 공간에 있는 80여명의 엄마들 모습이 나를 울렸다. 훌쩍이며, 서로 안아주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가슴으로 느꼈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건 어디를 가나 비슷했다. 내가 버츄 5전략을 가르치러 가는 게 아니라 나도 함께 그 공간에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매번 영혼 깊은 곳이 울리는 따뜻함을 경험했다. 내가 만난 버츄프로젝트는 지식으로 익히는 기법, 방법, 노하우가 아니었다.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경험’,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 경험’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뜨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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