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어린이공원은 남은 숙제 “강원도 주문진 출신이 시집 와 상현동에서 산지 40년 됐으니 이제 여기 사람이죠 뭐.”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윤연주 통장은 맨 처음 타향살이를 시작한 그 때를 회상했다. 처음엔 “뭐 이런 촌동네가 다 있나” 했단다. 주변은 모두 논밭이고 앞뒤로 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 있었다. 논두렁 밭두렁이 길이다. 눈 오고 비 오면 왕래가 뚝 끊기는 그런 산골마을이었다. 마을 가운데에는 조선시대 학자인 정암 조광조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심곡서원이 자리 잡아 지금도 근엄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상현1통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엔 반대서명 모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북1리 당하동마을은 20여년 전 전원주택 24가구가 아담한 마을을 이루던 평화로운 곳이었다. 남사북1리에서 13년간 이장을 맡고 있는 최병호 이장은 “남들이 모두 부러워했던 마을”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2010년 즈음 주변에 공장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마을의 분위기는 한 번에 바뀌었다. 최 이장은 휴대전화로 지도를 보여주면서 안타까운 당하동마을의 사연을 전했다. “여기 보시면 작게 보이는 이 사각형 부분이 우리 당하동 마을이에요. 마을 아래에 레미콘 업체,
지금이야 도시의 모습을 갖춘 수지구지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용인군에서 인구수로도 적은 축에 속했던 곳이 수지였다. 분당신도시 개발에 따라 지금의 죽전동 인근에 단국대학교가 이전하면서 도시 인프라 형성 조건을 갖추게 됐고 수지1지구와 2지구가 이 영향을 받으며 본격 개발되기 시작했다. 2지구가 형성됐던 2000년 경기도 과천에 살다 당시 풍덕천리로 넘어왔던 김시현 통장은 이주하자마자 풍덕천12통을 맡게 됐다. 당시만 해도 주변에 산도 많고 논밭이 곳곳에 남아있던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이었다니 20여년 세월동안 이곳의 변천사를 지
삼가동 민원해결사로 통해 처인구 삼가8통 황인효 통장은 지역에서 민원해결사로 통한다. 지역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각종 봉사활동과 주민 소통에 노력해온 덕분인지 작은 일에도 주민들은 황 통장부터 찾는다고 했다. 물론 모든 민원이 ‘해결’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 뒷산에 비가 오면 물이 많이 내려와 위험하다며 제보가 들어오면 민원을 제기한 주민과 산을 돌고 구청에 이를 알리는 식이다. 그는 딱히 변화된 것이 없어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이를 행정기관에 알리며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보정동에서 나고 자랐어요. 고향의 변화 과정을 다 본 셈이죠.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어요.”7년여간 보정동35통을 맡고 있는 김건식(58) 통장에게 일을 맡게 된 계기를 묻자 자연스레 “원주민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모든 이·통장이 원주민은 아니지만, 원주민 출신 이·통장을 찾기란 어려운 일은 아니다. 김 통장은 그 이유를 ‘애착심’에서 찾았다. “부모님 세대가 이장을 맡던 시대엔 마을 주민들끼리 정말 한 가족처럼 지냈어요. 하지만 요즘은 달라요. 지역 일에 누가 관심이나 있나요. 이웃 얼굴도 모르는 판에&hell
주민자치센터·용수로 설치생활치료센터 주민 설득 “처인구 남사면 봉무리에서 나고 자랐지만 젊어서는 현대 서산 간척지 사업팀에 투입돼 객지 생활을 오래 했어요. 그러다 2002년 다시 용인으로 오니 정말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 땅을 사 농사를 시작했죠.”남사면 봉무3리 이한성(64) 이장이 그렇게 고향땅에 논농사를 지으며 봉무리에서의 삶에 익숙해질 즈음 주민들은 그에게 이장 일을 맡겼다. 평소 부지런하고 지역 일에 앞장서서 돕던 그를 눈여겨봐왔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바람대로 이한성 이장은 남사의 크고 작은 일에 나서서 해
7년 째 용인시 수지구 성복1통을 맡고 있는 이인열(60) 통장은 2009년 성복동주민자치위원회가 생긴 이후 초대 위원장을 4년여 간 지내며 주민자치위 토대를 만든 인물이다. 이어 초대 체육회장, 방위협의회장까지 성복동 주민단체의 장을 두루 거쳤다. 지역에서 그만큼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라는 의미다. 옛 성복동 성남마을 성주 이씨 집성촌에서 자란 이인열 통장은 성복동의 예전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몇 남지 않은 ‘원주민’이기도 하다. ‘성복’이라는 지명도 ‘성주 이씨들이 복을 받게 되리라’는 뜻으로 지어졌다고 전해오고 있단다.
낙생저수지 공원부지 갈등 중재도 “고기동은 외부와 차단된 동네예요. 개발이 안 돼 낙후된 대신 자연 그대로 환경이 보면 볼수록 좋은 곳이죠.”수지구에서 보기 힘든 자연마을 동네인 고기1통의 안병세(58) 통장은 마을에 대해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도시계획에 따른 개발이 아닌 띄엄띄엄 소규모 주택이 들어서다보니 도로 등 기반시설은 부족한 점이 많다. 올해로 10년차인 안 통장은 지금 살고 있는 고기동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마을 노인들은 작은 문제만 생겨도 안병세 통장을 찾는다고 했다. “제가
농촌과 도시의 이·통장은 같은 주민의 대표이지만 느낌이 꽤 다르다. 마을 구석구석 일어나는 일들이 주민 사이에서 공유되는 농촌과 달리 도시 특히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몰려있는 지역은 사실 소통이란 게 어색할 정도다. 자연스럽게 농촌과 도시의 이·통장 업무 방식에도 차이가 생긴다. 용인시 기흥구 구성동 언남18통 김영완 통장은 그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단다. “처인구 모현면 초부리에서 태어나 김량장동에서 25년을 살았죠. 김량장동이 분통이 되면서 22통이 생겼는데 거기서 통장을 2년여 하다 여기 기흥 언남동에 터를 잡게 됐어요
음력 10월 초하루 산신제 전통각종 마을 행사 진행 도맡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능원2리 우명동은 요즘 보기 드믄 마을 중 하나다. 고려 때부터 500년 이상 매년 거르지 않고 마을을 감싸고 있는 향수산 자락 산제당에서 음력 10월 초하루 산신제를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이 살아있는 이 마을의 김인수 이장을 만나봤다. “산제를 올리기 한 달 전 당주와 부당주를 먼저 정해요. 당주와 부당주는 한 달 동안 몸을 청결히 하시죠. 음식은 마을 부녀회에서 정성껏 준비하시고요.”산신제는 마을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중요한 행사다. 주민들
마을에서 주민의 대표로 소소하면서도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이·통장들이다. 요즘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도시화되면서 이웃 간 왕래도 줄었지만 마을 일을 돌보고 주민 목소리를 최전선에서 들어주는 이·통장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은 용인 발전의 숨은 주역들인 이·통장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싣는 기획을 마련했다. / 편집자 주 “1998년부터 딱 1년 쉬었고 계속 이장을 맡았어요. 마을 사람들이 무슨 일만 있으면 전화하시죠. 그만큼 믿어주시는구나 싶어서 그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해요.”용인시 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