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센터·용수로 설치
생활치료센터 주민 설득

“처인구 남사면 봉무리에서 나고 자랐지만 젊어서는 현대 서산 간척지 사업팀에 투입돼 객지 생활을 오래 했어요. 그러다 2002년 다시 용인으로 오니 정말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 땅을 사 농사를 시작했죠.”

남사면 봉무3리 이한성(64) 이장이 그렇게 고향땅에 논농사를 지으며 봉무리에서의 삶에 익숙해질 즈음 주민들은 그에게 이장 일을 맡겼다. 평소 부지런하고 지역 일에 앞장서서 돕던 그를 눈여겨봐왔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바람대로 이한성 이장은 남사의 크고 작은 일에 나서서 해결사를 자청했다. 덕분에 마을 어르신들은 하다못해 수도관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아도 이장을 찾는다. 추운 겨울, 드라이기를 들고 수도관을 녹이는 일은 이제 익숙하다 못해 당연하다. 

작년에는 홍역을 치렀단다. 19개 리가 새로 생길만큼 큰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아파트 주민으로 구성된 이장들이 기존 이장협의회와 따로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들은 1~2개월 간 이장협의회의 회의 한 번 참석하지 않으며 마음을 졸였다. 

“4개월째 됐을 때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일대일로 이장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설득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과정에서 1명 빼고 모두 회의에 나와 주셨어요.” 

이한성 이장의 진심이 담긴 노력이 새로 유입한 주민들과 기존 원주민 간의 화합을 이끌어낸 셈이다. 그래도 아쉬움은 있다. 회의를 열 장소가 부족해 소통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장은 곧 들어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주민자치센터에서 그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제대로 된 주민자치 공간이 없어서 주민들이 곰팡이 냄새 나는 지하에서 활동하고 그러셨거든요. 수년 동안 시장실이며 실·국장을 매일 쫓아다니다시피 해 드디어 8월에 주민자치센터 공사에 들어가요.”

이 이장은 이외에도 농업용수가 부족한 남사에 용수로를 설치하고 남사2동의 한전철탑을 지중화하는 데도 힘을 썼다. 오산에서 송전으로 가는 82번 국지도는 매일 교통체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일부를 4차선으로 늘리는 공사도 이끌어냈다. 

“사실 제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이장협의회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고 시에서도 주민의 어려움에 귀 기울여 주신 거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한 가지 일화로 드러냈다. 최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가 마을 인근의 한화생명 연수원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뉴스로 먼저 접하고 주민들이 반대를 하면 어쩌나 고민이 많았단다. 가장 인근에 있었던 동네 주민들은 예상대로 우려를 먼저 보였다. “밖에서 일해야 하는데 바람이 불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한성 이장은 조심스럽게 “그렇다면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들어보자”고 제안했고 주민들은 평소 믿고 의지하던 이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간담회 자리에서 백군기 시장도 주민들에게 설명해 주시고 처인구보건소장도 전문가로서 안심해도 된다고 알려줬죠. 주민 대표 몇몇이 연수원을 방문해 센터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확인했어요. 결국 전 주민의 허락을 이끌어냈죠.”

이한성 이장은 국가적 재난에 선뜻 뜻을 모아 주고 한 마음으로 환자들을 반겨준 주민들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주민들은 그에게 늘 든든한 지원군이다.     

“우리 마을 주민 90%가 이장인 제 말에 따라주십니다. 그렇게 협조를 해주시니 덕분에 10년 간 이장을 할 수 있었죠. 70~8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이 김장이며 떡이며 제게 가져다주시면 진짜 감사하고 힘이 나요. 주민분들 덕분에 제가 있는 거예요.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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