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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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통 이어온 마을 지키는 젊은 이장 처인구 모현읍 능원2리 김인수

음력 10월 초하루 산신제 전통
각종 마을 행사 진행 도맡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능원2리 우명동은 요즘 보기 드믄 마을 중 하나다. 고려 때부터 500년 이상 매년 거르지 않고 마을을 감싸고 있는 향수산 자락 산제당에서 음력 10월 초하루 산신제를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이 살아있는 이 마을의 김인수 이장을 만나봤다. 

“산제를 올리기 한 달 전 당주와 부당주를 먼저 정해요. 당주와 부당주는 한 달 동안 몸을 청결히 하시죠. 음식은 마을 부녀회에서 정성껏 준비하시고요.”

산신제는 마을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중요한 행사다. 주민들의 소원이 담긴 소지를 올릴 때는 당주가 호주 성명을 일일이 거명하며 축원하는데 제가 진행되는 시간만 1시간이 넘는다. 
마을에 대규모 개발이 있었다면 500년이나 전통을 이어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능원2리는 수지 죽전, 광주시, 성남시 분당과 인접해 있음에도 유독 대규모 개발은 피해갔다. 어찌 보면 다른 곳보다 낙후됐다고 볼 수 있지만 덕분에 마을 주민들이 전통과 돈독한 정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청년 때부터 마을 일을 돕다 10년 전 이장을 맡았어요. 워낙 마을 어르신들이 누구 할 것 없이 서로 돕고 왕래하고 그러세요. 그걸 보고 자랐으니 부담도 있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인수 이장은 전통이 살아있고 주민의 정이 끈끈한 우명동에서 나고 자란 사람답게 마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세월이 흐르며 크고 작은 개발도 이뤄졌지만 공장만큼은 절대 들어올 수 없도록 막았다고 했다. 

“원주민들도 계시고 새로 들어오시는 주민들도 많으세요. 하지만 우리 마을은 흔히들 말하는 텃세가 없습니다. 누구든 이 마을에 오면 한 이웃으로 가까워져요.” 

김 이장은 새로 이사를 온 주민에게 늘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한다고 했다. 처음엔 낯설어 하던
주민들도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김 이장과 기존 주민들 덕분에 마음의 벽은 허물어지고 마을에 금방 적응할 수 있단다. 

마을의 분위기는 봄, 가을마다 하는 대청소 같은 행사에 어김없이 드러난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수십명이 모여 마을 청소에 나서는 모습은 여느 도시 마을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능원2리는 마을을 둘러싼 산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많은 이웃을 타지로 보내야했다. 한 가족처럼 지내던 이웃이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이사를 간 후 지역 주민들은 주기적으로 이들을 초대해 공연을 벌이고 음식을 대접했다. 지금까지 총 13회를 열었는데 역시 김인수 이장이 앞장서서 준비하고 치러야 하는 마을 중요 행사 중 하나다.

“지금은 3년에 한번 옛날에 살던 분들을 모두 초청해 우명동고향회를 열어요. 거의 100여명이 모이는데 어제 만난 듯 반갑게 인사하고 신나게 즐기세요. 준비는 힘들지만 그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하죠.” 

지난해 능원2리는 대대로 살아오던 종중의 땅이 팔리며 원주민들이 이주하는 아픔을 한 번 더 겪어야 했다. 올해만 70여가구가 주택개발과 함께 새로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김 이장은 기존 주민들과 허물없이 지낼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자신했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마을 어르신들도 한결 같이 도와주시니 안심해요. 이번에도 새로 오시는 분들이 우리 마을 전통과 아름다움에 푹 빠지시도록 하고 싶어요. ‘야, 이 동네 참 좋다’ 얘기 듣는다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황연실 기자  silsil47@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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