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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애 교사의 마음깨우기] 173과 73
  • 권영애(손곡초 교사)
  • 승인 2017.04.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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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바보로 믿고 인생을 포기하며 17년을 살아온 빅터는 사실 IQ 173의 천재였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은 엉뚱한 질문이 많은 빅터의 IQ가 173으로 나오자 잘못 나온 것으로 해석해 1을 지운다. IQ 73 저능아로 자신을 받아들인 빅터는 스스로를 포기하고 왕따를 당하자 자퇴하는 등 꿈이 없는 청년기를 보낸다. 그 후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에서 IQ 173이 나오자 사람들은 빅터를 천재로 바라본다. 전과 달리 자신의 힘을 믿게 된 빅터는 꿈을 찾아 도전했고 결국 천재들의 모임인 멘사 회장이 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다.

한 아이의 자기 거울은 그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 교사, 친구들의 믿음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자기 거울로 한 아이는 자신을 천재로 보느냐, 바보로 보느냐를 선택한다. 거울 안에 담긴 가능성과 믿음의 크기가 아이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만약 한 아이에게 부모나 교사가 “네 마음에는 감사, 배려, 존중, 목적의식, 한결같음, 진실함 등 52가지 미덕들이 원석으로 자고 있는 보석 광산이 있단다. 보이지 않는 미덕 원석을 깨워 모두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위해 태어났단다. 너는 보석덩어리를 품고 있어.”라고 반복해서 말해준다면 아이는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까?

작년 5학년 아이들과 1년을 마무리 하며 그동안 자신의 마음 광산에서 자고 있던 미덕을 깨워 보석을 만든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5~10여개의 미덕이 다이아몬드가 돼 이렇게 삶이 변했다’고 발표한 아이들이 많았다. 특히 눈물 흘리게 만들었던 한 남자 아이의 발표를 잊을 수 없다.

“선생님! ○○가 토했을 때 3번 치웠어요. 처음 토한 것을 치웠을 때는 냄새 때문에 힘들었어요. 두 번째 치울 때는 사랑 미덕이 보석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까 좋았고, 세 번째 치울 때는 더럽다는 생각이 안 들고 냄새도 별로 안 났어요. 저는 그 순간 제 사랑 미덕이 다이아몬드가 됐다는 것을 느꼈어요” 나는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졌고 그 아이를 꼬옥 안아줬다.
“선생님은 네가 참 자랑스럽구나. 사랑 미덕을 다아아몬드로 만든 네가 자랑스러워!”

지적 어려움이 있는 ○○이가 세 번 토할 때마다 내가 교실에 없는 교과담임 시간이었다. 3층 연구실에 있다가 토했다는 소식을 듣고 치우려 4층 교실로 달려가면 세 번 다 우리 반 아이들이 달려들어 휴지로 닦고, 걸레질까지 하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이를 화장실에 데려가 손과 얼굴을 씻겨주고는 “이제 괜찮아?” 하면서 토닥이고 있었다.

아이들이 보석이라는 걸 생각하지도 믿지도 못하던 시절에 만났던 아이들 생각이 난다. 누군가 토하면 그 냄새가 고약스럽다는 표시를 온 몸으로 말했다. 얼굴을 찌푸리며 코를 막고 소리를 지르며 소란스럽게 표현했다. 그래서 토한 사람도 당황스럽고 미안해지고, 교실은 아수라장이 된다. 겨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고무장갑을 끼고 나 혼자 치우고 아이를 닦아줬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 그 오물을 치우고 있다. 아무도 ○○이에게 투덜거리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의 행동 차이는 어디에서 온 걸까?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배려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돼 아이들이 변화한 게 아니다. 자신이 가진 미덕을 진심으로 믿으면 깨우기를 스스로 선택하고 즐거이 자기 미덕을 깨운다. 오직 자신이 선택할 때만 진실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미덕을 가진 존재, 미덕을 깨울 수 있는 존재로 볼 때 아이의 힘은 173이 된다. 자신의 미덕 자체를 모를 때 힘은 73이다.
부모나 교사는 “너는 173이야”이라고 말해줘야 한다. “네 미덕이 자고 있을 뿐이야, 넌 미덕을 깨울 수 있어!”

권영애(손곡초 교사)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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