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늦잠 자는 일요일 아침, 엄마가 뜨거운 가스불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시며 밥하는 것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요. 엄마의 한결같음, 사랑, 인내, 끈기가 고마워서요.”

“저한테 화내시는 엄마가 오히려 측은하게 느껴져요. 우리 두 자매를 잘 키우려 노력하시는 엄마의 소신, 사랑을 느껴서요. 그래서 엄마께 편지를 썼고, 더 사이가 좋아졌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가르치는 내가 더 눈시울이 젖는 뭉클한 배움을 느낄 때가 많다. 아이들의 진실한 마음을 느낄 때, 따뜻한 마음을 순수하게 표현하는 아이들을 볼 때 나는 아이들에게서 배운다.

예전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느끼지 못했던 가슴 뭉클한 감동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몇 년 전부터 교실에서 ‘버츄프로젝트’라는 미덕의 언어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는 가슴이 뭉클한 이런 글, 발표 순간을 수시로 경험하는 눈물이 많은 교사가 됐다.

인간의 지각과정을 연구한 덴마크의 심리학자 루빈(Edgar Rubin)은 그림을 두고 이를 설명한다. 그림의 흰색 부분에 초점을 두고 보면 술잔으로 보이지만 검은 색 부분에 초점을 두고 보면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동시에 두 가지를 다 볼 수 없고 사람은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본다. 술잔이 보이면 얼굴이 안 보이고, 얼굴이 보이면 술잔이 안 보이는 것이다. 중요시 여기는 것이 전경이 되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흐려진다. 우리 아이의 마음 속 전경은 무엇일까?

30명의 아이들이 비슷한 일을 경험하는 교실이지만 바라보는 중심 전경에 따라서 다른 해석을 하게 된다. 이 때 교사가 아이들이 바라보는 중심 전경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결과를 낳는다. 나는 이 중심 전경을 자신의 감추어진 ‘큰 나’에 집중하게 한다.

우리 사람에게는 1%의 ‘보이는 나’와 99%의 ‘보이지 않는 나’, 즉 ‘ 큰 나’가 있다고 말해준다. 그 ‘큰 나’에는 자고 있는 52개 미덕의 원석들이 있으며, 주인이 깨워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 ‘큰 나’에는 지금까지의 모든 시각, 촉각, 미각, 후각, 청각 등 오감의 경험들이 다 저장돼 있다. 밝고 행복한 경험들은 밝은 색으로, 어둡고 불행한 경험들은 어두운 색으로 저장돼 있다. 밝고 행복한 경험들이 많을 때 자고 있는 52가지 미덕을 깨우기가 더 쉽고, 살면서 매일 매일 미덕을 깨워 다 다이아몬드로 만들 수 있음을 말해 준다.

‘큰 나’는 한 마디로 존재 자체로 이미 보석인 아이들의 가능성이다. 자신이 보석임을 알아야 보석을 깨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자신의 보이지 않는 ‘큰 나’를 깨운 적이 있는지, ‘큰 나’에 무슨 말을 해주고 살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자신을 ‘보이는 나’로만 지각하고 살아온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나’, 나의 99%나 차지하는 ‘가능성의 나’를 볼 수 있게 된 아이들의 변화는 놀랍다. 특히 화·열등감이 많았던 아이들에게 ‘큰 나’는 희망이다.

“예전에는 누가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화가 많이 났어요. 이제는 너그러움의 미덕을 불러와요. 그리고 나를 도와주는 미덕이 많다는 생각을 하면 힘이 나요.”

‘3학년 때 수업시간에 많이 떠들어 선생님께 자주 걸렸다. 그 때는 선생님을 원망했었다. 5학년 들어 미덕을 알게 된 후 나는 잠자고 있던 내 경청 미덕을 자주 불러온다. 나는 앞으로 경청 미덕을 내 대표 미덕으로 만들 거다.’

아이 마음의 중심 전경에 무엇이 있는가? 아이 마음이 무엇을 주로 보는가? 자신의 ‘큰 나’ 아직 잠자고 있는 99% 가능성의 원석에 집중하고 있는가? 아이는 자신의 자고 있는 미덕을 하나하나 깨우는 뿌듯한 기쁨을 매일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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