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이 들려주는 블루스 이야기’ 이름 석 자를 붙인 연재를 약 4년 6개월 동안 이어오다 100회를 채우고 끝내게 되었습니다. 짧게 심정을 표현하자면 서운함보다 시원함이 앞섭니다. 왜 그런 마음이 드느냐고 묻지는 마세요~(하 하)음악을 한 가지 장르만 외곬으로 듣지 않고 다양하게 듣는 성격이라 처음 연재를 준비하면서 어떤 대중음악으로 이야기를 풀어갈까 고민을 했더랍니다. 가만히 보니 일반 팝이나 재즈 쪽은 이미 많은 분이 글과 자료를 내놓고 있으니 굳이 숟가락을 더 얹을 필요까지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왕이면 남들이 잘 다루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장기화하다 보니 세상에 활기가 사라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고단한 시간을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힘들고 고단할 때 내 주변에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야기나 가르침으로 위안을 줄 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어떨까요?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이자 백만장자 타이 로페즈는 돈 없이 성공할 수 있는 7가지 비법을 말했는데, 맨 마지막으로 꼽은 게 멘토를 찾으라는 것이었어요.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좋은 멘토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곁들여서 말이지요. 만약 스티브 잡스가 내 멘토가
사람들은 대부분 소비재를 접할 때, ‘가업’이나 ‘전통’ ‘계승’ 같은 단어가 붙어있으면 다른 것들보다 훨씬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고 합니다. 필자 지인들도 대를 이어서 가업을 잇고 있다거나 부모와 자식이 함께 물건을 만들었다고 하면 왠지 더 믿음이 간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부모와 자식이라는 연결고리는 여러모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 아니겠어요? 기업인들이나 정치인들은 부정적일 수도 있을 테니 일단 제쳐두고라도 우리에게 긍정적 효과를 주는 잘 알려진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먼저 대중 스포츠 쪽에서는 축구의 차범근·차두리. 야구는
에릭 클랩튼의 대표 히트곡 중 하나인 ‘Tears in heaven’이라는 곡이 있지요? 아마 이 곡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아주 유명한 히트곡입니다. 이 곡은 고층 아파트에서 사고로 추락해서 죽은 어린 아들을 그리워하며 만든 노래입니다.2004년 이후부터 공연에서 부르지 않고 있다는 사연이 널리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여기에는 아들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불세출의 스타에 대한 추모도 포함되어 있답니다. 바로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인데요.에릭 클랩튼의 아들이
사람들끼리 모이면 ‘누가 더 쎄냐?’라든지. ‘누가 더 크냐?’라는 별 영양가 없이 우열을 가리는 논쟁이 간혹 있지요? 생각해보니 필자도 어렸을 때부터 이런저런 무리 속에서 우열을 가리는 이야기들을 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각자의 평가 기준과 선호하는 분야가 다른 만큼 이런 논쟁은 결론까지 다다르기에 힘이 들기 마련입니다.그러나 세계에서 제일 노래를 잘 부르는 디바는 누구냐는 데에는 두말할 것 없이 ’아레사 플랭크린’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흔히 가창력에서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옹 등 세 사람을
블루스에 관한 이야기를 큰 줄기로 잡고 글을 이어나가다 보면 꼭 블루스에만 메여있지 말고 다른 이야기도 가끔 풀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로리 갤러거’의 이름을 제목에 딱 써놓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로리 갤러거’는 정통 블루스에 기반을 두긴 했지만, 우리가 그동안 듣고 느꼈던 블루스와 조금 차이가 있는 공격적이고 직선적인 하드록과 블루스록 기타 연주를 들려줬던 사람이에요. 그를 소개하는 자료를 먼저 훑어보면, 1948년에 태어나서 47세 나이인 1995년에 세상을 떠난 아일랜드 출신의 블루스맨이자 작곡가,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익숙한 말이 있어요. 조금은 싱거운 소리지만 이번에는 천재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내가 천재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아이들에게는 ‘얘들이 혹시 천재가 아닐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과 기대를 했어요. 물론 그 생각은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가는 나이가 되면서 깨져버리고 말았지만요.(하 하) 아마 이런 생각은 대부분 부모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자식이 생각지도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으신가요? 저는 환하고 예쁘게 웃는 얼굴을 가진 여자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이제야 알게 됐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좋아했던 연예인들 모두 그랬던 것을 뒤늦게 깨우쳤다는 이야기입니다.( 하 하)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주연했던 드라마가 있었어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고…. 좋아하는 여배우가 나와서 그런지 모르지만, 드라마의 몇몇 장면과 OST는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더군요.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온 드라마는 그런가요? 저만
용인에 사는 젊은 시인 김승일은 어린 시절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고 합니다. 동급생에게 운동장 끝 으슥한 곳에 끌려가 폭행을 당했는데, 그 현장에서 느꼈던 공포감과 수치스러움은 시인의 인생을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눠 버린 계기가 됐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는 폭력에 저항하고 자유로워지려고 시를 썼답니다. 그 과정을 함께 겪어보지 않았어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이야기입니다.영화 중에 ‘말죽거리 잔혹사’ ‘친구’가 생각나는군요. 그 영화들은 교복 세대들에게는 아주 적나라한 학교 폭력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가
먼저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어렸을 때 생각했던 미래의 직업은 어떤 것이었나요? 부모님이 원하셨던 직업은요? 아마도 저학년 때는 부모님이 원하거나 남들이 하고 싶어 하는 직업이 곧 내가 원하는 직업일 경우가 많았을 겁니다.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까 요즘은 부모님과 학생이 선호하는 미래의 직업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더군요. 1위는 공무원, 2위는 교사, 3위는 의사와 약사래요. 아주 예전에는 대통령, 군인, 판·검사 등이 상위권이었던 적도 있었는데, 요즘 그 직업군은 하위권이거나 아예 보이지도 않는 시절이 됐다는 것이 재미있
최근 들어, 우리나라 감독이나 배우 이름이 보이는 영화들이 세계적인 호평을 계속 받다 보니 자연스레 영화에 관한 관심과 이야기가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TV나 신문, 인터넷 등에서 다루는 영화 관련 정보도 예전보다 더 다양하고 튼실한 취재를 통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지요. 필자가 얻어 들은 정보 중 하나가 지금까지 세계 영화 역사상 최고의 흥행배우는 ‘존 웨인’이었다는 겁니다. 1930년부터 최근까지 해마다 최고의 흥행배우 10명씩을 통계 내봤더니 단연 존 웨인이 최고였다는군요. 그 뒤를 이어 클린트 이스트우드, 톰 크루즈, 멜 깁
그래미상이라는 이름은 대중음악에 무관심한 사람들일지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아카데미(영화), 에미(텔레비전), 토니(극장 및 브로드웨이)와 함께 미국의 대중예술을 대표하는 4대 상입니다. 미국의 범위를 떠나 세계 최고 권위로 자주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고 있기에 아주 익숙한 이름이지요. 그 그래미 시상식 공연무대에서 우리나라 BTS가 단독공연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세상에나. 그 무대는 해마다 세계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사람들만 선택돼 오를 수 있기에 그 의미는 빌보드차트 1위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한 것이거든요. 이런
탈무드에 “이미 끝나버린 일을 후회하기보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라”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후회라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감정이기에 가급적 해서는 안 되겠지만 어디 사람 사는 일에 그게 쉬운 가요. 살아가면서 한 번도 후회하는 일이 없던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래도 이왕에 후회할 바에 다 끝난 것엔 미련을 버리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했던 것에 후회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니 되새김해보라는 말이잖아요. 요즘 윤여정 배우가 크게 주목 받고 있습니다. 한때는 주인공도 했던 위치였음에도 매달리지 않고 단역도 하
가끔 주변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곡 저곡 선곡을 해주다 보면 이게 도대체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사실 감동이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준비하고 얻는 것보다 아무 생각 없는 무방비상태에서 얻게 되는 것이 더 크게 와 닿는 법이거든요. 가령 이런저런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 여행을 떠났다고 해보자고요.유럽 어느 도시를 가게 되면 꼭 봐야 할 무엇과 찍어야 할 사진 그리고 먹어봐야 할 음식 뭐 이런 것을 미리 정하고 간다면. 미리 정해진 것에 의해서 우연히 만나는 아름다움이나 풍경이 주는 여
지난 번에 이어서 머디 워터스를 한 번 더 다룹니다. 그를 그냥 훑고 지나기에는 너무 소홀한 감이 생길 정도로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력이 대단하기에 그렇습니다.블루스는 흔히 흑인 노예가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은 1600년대부터 시작한다고 했으니까, 머디 워터스가 무대 위에 서기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을 테지요. 하지만 왜 머디 워터스가 블루스를 이야기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주목받는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미 많은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그의 생애가 소개될 정도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대중음악사에서 절대
며칠 전 유튜브로 음악을 검색하다가 머디 워터스(Muddy Waters)가 세상을 떠나기 이태 전에 있었던 재미있는 라이브 영상을 하나 찾았습니다. 머디 워터스는 물론,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의 전 멤버와 하모니카 연주자 주니어 웰스(Junior Wells), 블루스 기타리스트 레프티 디즈(Lefty Dizz) 그리고 그 유명한 버디 가이(Buddy Guy)가 조그만 무대에서 어우러져서 즉흥연주를 하는 모습이 담긴 거였어요.이 모습은 1981년 롤링 스톤즈가 미국 순회공연 기간 중에 다음 연주장소로 이동하다가 블루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자녀를 키우는 부모 대부분 돌잡이부터 시작해 아이가 조금이라도 두각을 보이는 분야에 대해 관심이 커지게 됩니다. 마치 그것으로 아이의 미래가 결정된 것처럼. 하지만 그런 관심과 기대는 실제와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하 하) 지금은 사라졌겠지만 학년 초 학교에 제출했던 ‘가정환경 조사서’를 기억하는 분들은 압니다. 특기와 취미라는 것은 누구나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처럼 꼭 적어서 제출해야 했던 때를 말이지요. 세상에
며칠 전, 집에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아내와 함께 캔맥주를 마시다가 나도 모르게 ‘행복이란 게 별 게 아니야!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참 행복하네’라고 읊조리게 됐습니다. 워낙 작게 흘린 말인지라 못 들었으리라 하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받더군요. 사실 이 행복이 어디서 온 건지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이런저런 세파를 헤치며 함께 살아오며 다져진 내공에서 얻은 여유가 밑받침돼 나온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예전보다 경제는 물론, 사회·문화적인 모든 면이
유난히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한 해입니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가 한 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도 있고,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이도 있습니다. 사실 이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다 같이 한마음에서 나온 소리예요. 코로나 굴레가 이렇게 질기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이 환란의 시절이 빨리 지나가기를 모두 바라고 있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으니 여간 답답하고 힘든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모두가 힘들 때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은 문화예술 분야가 활발히 움직여줘야 하지만, 오히려 그 분야가 더 힘든 처지에 놓여있으니 대답
지난 6월부터 한동안 5월에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여파로 ‘조지 플로이드’ ‘미국’ 그리고 ‘미국 대선’ 관련 검색어가 꽤 많이 보였어요. 당시,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등에 항의하는 수많은 집회가 거의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었기에 눈과 귀는 열어두고 있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뭐 속 깊은 내용이야 바다 건너 이야기이다 보니 한 치 건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회 하나가 필자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Holy CalamaVote’라는 이름을 붙인 미국 대선투표 독려 콘서트였는데,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가수들은 영상으로 참여하는 방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