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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비스 스테이플스의 See That My Grave Is Kept Clean
  •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1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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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난 6월부터 한동안 5월에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여파로 ‘조지 플로이드’ ‘미국’ 그리고 ‘미국 대선’ 관련 검색어가 꽤 많이 보였어요. 당시,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등에 항의하는 수많은 집회가 거의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었기에 눈과 귀는 열어두고 있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뭐 속 깊은 내용이야 바다 건너 이야기이다 보니 한 치 건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회 하나가 필자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Holy CalamaVote’라는 이름을 붙인 미국 대선투표 독려 콘서트였는데,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가수들은 영상으로 참여하는 방법으로 함께 한 콘서트였어요. 

그런데 그 멤버 중에 현존하는 소울과 블루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메이비스 스테이플스(Mavis Staples)가 보이더라고요. 물론 그 이전에도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응하는 젊은 음악인들 앨범에 보컬로 참여하며 응원한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여든이 넘는 나이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직접 보게 돼 깜짝 놀랐어요. 1939년생이거든요. 물론 그녀의 이력을 보면 가수이자 배우이면서 사회운동가로 돼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사회운동가가 아니라 아주 적극적인 사회인권운동가예요. 그러면서도 음악세계는 매우 탄탄하면서도 매력적이어서 지금도 계속 후배들에게 전설로 남아있어요.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지에서 선정한 ‘역사상 100명의 위대한 가수’ 중 56위에 랭크돼 있을 정도에요. 음악적으로, 사회적으로도 하고자 하는 일을 게을리 않는 그 저력이 부럽습니다. 

70년 넘게 음악생활을 해온 그녀 주위에는 얼마나 많은 음악적 동료와 그들과 어우러진 이야기가 있겠어요. 그 중 제일로 치는 친구 중 한 사람이 바로 밥 딜런입니다. 언뜻 서로 매칭이 잘 안되지요? 한 사람은 포크의 전설이고, 또 한사람은 가스펠과 블루스의 여왕이니까요. 하지만 아마도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인 성향에서 둘이 교합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밥 딜런은 그녀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노래를 듣는 순간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였다”라고 말이지요. 그리고서는 완전히 그녀에게 빠져버렸어요. 음악적 동료 감정을 넘어 적극적인 구애까지 했던 모양이에요. 한 10여 년 전쯤에 이 이야기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그녀는 ‘딜런과는 아주 좋은 관계’였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딜런이 그녀에게 청혼을 했었으며 그녀 아버지에게까지 딸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애원했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녀가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몰라도 연인보다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거절을 했대요. 그러고 나서 밥 딜런과는 지금까지 꾸준하게 같은 무대 위에서 열심히 음악활동을 함께 하고 있답니다.

그녀는 1949년에 아버지가 어린 네 딸을 데리고 결성한 ‘스테이플 싱어즈’라는 가족 그룹의 일원으로 음악생활을 시작했어요. 가스펠음악이 그룹이 주로 불렀던 장르였는데, 여러 가족 중에서도 특별하게 두드러진 목소리를 가지고 있던 메이비스에게 대중적인 블루스음악을 불러보라는 제안이 줄을 이었던 모양이에요. 그럼에도 그녀는 가스펠뮤직 이외의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었기에 선뜻 나서지 못했어요. 아버지의 이 한마디 조언으로 방향을 대중음악으로 바꾸게 됐습니다. 아버지의 말인 즉, “클럽을 찾는 사람들은 절대 교회에 오지 않는단다. 그러기에 우리는 교회를 그들에게 데려갈 수밖에”라고요. 이거 완전히 명언 반열에 올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하 하) 아버지의 그 기막힌 한마디에 메이비스는 노래를 제대로 부르는 여느 블루스 가수들처럼 가스펠을 부르다가 대중음악계로 발을 들여놓았답니다. 

그리고서는 정말 눈부신 활동을 했어요. 1961년부터 꾸준하게 그래미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2005년부터 그래미상은 물론, 아메리카 뮤직어워드, 블루스 뮤직어워드 등이 주는 상을 수두룩하게 타고 있어요.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See That My Grave Is Kept Clean’이라는 곡도 2016년 그래미에서 ‘베스트 아메리칸 루츠 퍼포먼스’상을 받게 한 곡입니다. 이 곡은 과거에 블루스가수로 이름 있었던 ‘블라인드 레먼 제퍼슨’이 1927년에 만들어 취입했던 곡이고요. 수많은 가수들이 불렀어요. 일단 밥 딜런은 데뷔 앨범에 이 곡을 넣었고요. 비비 킹, 피터 폴 앤 매리, 그레이트풀 데드 등 쟁쟁한 가수들이 앞 다퉈 불렀던 곡입니다. 아주 오래된 노래인데, 이 곡을 메이비스같은 오래된 대형가수가 최근에야 불렀다는 것이 조금은 의아스럽지요? 예전에 가족그룹 ‘스테이플 싱어즈’ 시절에도 자주 불렀는데, 솔로앨범으로는 2015년에서야 취입해서 그래미상을 쥐어 주었네요.

다시 말하지만 올드팝 아닙니다. 2015년에 내놓은 아직은 포장지 색도 안변한 신곡 축에 들어있는 곡이예요. 들어보면 반하실 겁니다.
메이비스 스테이플스의 ‘See That My Grave Is Kept Clean’ 들어보기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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