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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의 아버지’ 머디 워터스
  •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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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얼맨이 부르는 머디 워터스의 I Can't Be Satisfied. 시바나 리허설 세션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난 번에 이어서 머디 워터스를 한 번 더 다룹니다. 그를 그냥 훑고 지나기에는 너무 소홀한 감이 생길 정도로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력이 대단하기에 그렇습니다.

블루스는 흔히 흑인 노예가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은 1600년대부터 시작한다고 했으니까, 머디 워터스가 무대 위에 서기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을 테지요. 하지만 왜 머디 워터스가 블루스를 이야기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주목받는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미 많은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그의 생애가 소개될 정도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대중음악사에서 절대적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그가 얼마나 혁신적이고 가슴을 울리는 곡들을 내놓았기에 그럴까 하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요즘 현대 대중음악을 먼저 접한 사람들의 귀에는 절대로 그런 느낌은 들지 않을 거예요. 단순한 멜로디에다 세련미도 떨어지고, 게다가 거칠고 투박하기까지 한 그 사람 음악이 다른 사람들의 보편적인 음악과 별반 다를 것도 없는데 뭐가 그리 대단한가 하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듣고 있는 이런 보편적인 블루스 음악이 그로부터 시작해서 이뤄지 것이라고 하면 뭔가 달리 느껴질 겁니다. 그 이전에도 블루스는 분명 부르고 듣고 하는 형태의 음악 장르로 있었지요. 그러나 현대 블루스의 기준을 세우고 그 형식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블루스의 아버지’라고 불릴만한 것이지요.

사실 머디 워터스는 활동 당시 에릭 클랩튼이나 BB 킹처럼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단한 인기를 지녔던 블루스맨은 아니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의 음악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1960년대 들어서면서 대중음악의 뿌리를 찾는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부각된 경우입니다. 머디 워터스가 컨츄리풍의 단순한 블루스 스타일에서 벗어나 피아노와 드럼을 덧붙여서 현대적인 시카고 블루스를 시작한 당사자라는 게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된 겁니다. 

1940년대에는 그동안 어쿠스틱 기타가 대세였던 블루스 연주에 전깃줄을 연결하면 어떨까 하는 시도가 조금씩 있었는데, 그 전깃줄을 블루스에 완벽하게 이어서 새로운 일렉트릭사운드로 길을 열어준 이가 머디였던 거지요. 또 하나! 지금은 많은 기타리스트가 왼손 약지에 둥근 쇠파이프 같은 것을 끼워 넣고 기타 줄을 문지르는 ‘보틀넥 슬라이드’ 주법을 하는데, 이 주법을 주로 사용해서 대중화시킨 장본인 역시 머디였어요. 이렇듯 머디 워터스는 1940~50년대 블루스 부흥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점을 풀어서 이야기한다면 그는 시대적 조류에 잘 적응했다는 이야기가 되겠고, 많은 후배에게 영향을 줬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더구나 머디 워터스가 블루스의 판도를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음악 장르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하고 난 후인 1960년대 초부터 영국의 젊은 음악인들은 미국에서 건너온 블루스에 환호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머디 워터스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지금도 영국 출신의 블루스를 좀 하네 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머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특히 그의 곡 ‘Rolling Stone’를 그룹 롤링 스톤즈가 그대로 그룹명으로 쓰면서 아예 ‘우리는 머디 워터스의 제자들이다’ 라고 선언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머디 스타일의 음악은 비틀즈와 에릭클랩튼, 지미 페이지 등 많은 젊은 음악인에게 영향을 줬습니다. 나중에 이들이 미국 땅으로 날아와 블루스계를 주름잡으며 연주하게 되는 영국발 블루스 폭발 현상이 일어나게 됐지요. 

머디의 영향력은 블루스 음악뿐만 아니라 록큰롤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머디가 일렉트릭기타를 블루스에 도입한 그 무렵 록큰롤이 탄생했던 시점이었거든요. 그렇다 보면 머디가 끼친 영향력은 블루스, 록큰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대중음악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자! 이 정도 이야기를 하면 왜 머디 워터스에 대해서 두 번이나 길게 하게 되는지 이해가 좀 되겠지요?(하 하) 그러나 그에 대해 이야기를 풀다 보니 분위기가 많이 딱딱해졌음을 느낍니다. 해서 머디가 일렉트릭기타를 사용하면서 녹음한 첫 음반에서 알려진 ‘I Can't Be Satisfied’를 소개하고 싶은 생각에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의 음악은 요즘 음악과 비교해서 세련되지 못하다 보니 실망감을 줄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머디의 곡을 저 유명한 ‘얼맨 부러더스’의 그렉 얼맨이 부른 버전을 소개할까 합니다. 요즘 시대에도 머디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와서 닿을 것 같아서 선곡했습니다.

그렉 얼맨이 부르는 머디 워터스의 I Can't Be Satisfied 들어보기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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