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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웨인 셰퍼드의 ‘Blue on Black’
  •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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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웨인 셰퍼드의 ‘Blue on Black’ 공연 실황 유튜브 화면 갈무리

최근 들어, 우리나라 감독이나 배우 이름이 보이는 영화들이 세계적인 호평을 계속 받다 보니 자연스레 영화에 관한 관심과 이야기가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TV나 신문, 인터넷 등에서 다루는 영화 관련 정보도 예전보다 더 다양하고 튼실한 취재를 통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지요. 필자가 얻어 들은 정보 중 하나가 지금까지 세계 영화 역사상 최고의 흥행배우는 ‘존 웨인’이었다는 겁니다. 1930년부터 최근까지 해마다 최고의 흥행배우 10명씩을 통계 내봤더니 단연 존 웨인이 최고였다는군요. 그 뒤를 이어 클린트 이스트우드, 톰 크루즈, 멜 깁슨 등도 있지만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그의 이미지는 많은 배우들의 동경 대상이었다고 해요. 그중에 섹시한 남성미로 중무장한 멜 깁슨 같은 경우 수많은 서부영화에 출연하며 만들어진 존 웨인의 이미지를 많이 부러워했다고 하는군요.

아무 관련은 없겠지만 멜 깁슨의 사위 이름에서도 존 웨인의 느낌이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입니다.(하 하) 멜 깁슨에게는 애지중지하는 딸이 하나 있는데, 딸의 남편이 바로 ‘케니 웨인 셰퍼드’예요. 이름에서부터 서부영화의 주인공 같은 느낌이 나지 않으세요? 이름부터 뭔가 강한 남성미가 풍겨 나오는 케니 웨인 셰퍼드는 전에 소개했던 존 메이어와 존 보나마사와 같은 1977년생 동년배로 똑같이 천재 소리를 듣는 대단한 뮤지션이에요. 멜 깁슨의 사위가 되기 전서부터 이미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었던 그는 두 번째 결혼식을 멜 깁슨의 딸과 장인이 세운 교회에서 올리면서 장인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는 자랑까지 하게 됐습니다.

케니 웨인 셰퍼드는 앞서 이야기한 동년배 뮤지션 두 명하고 동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젊은 그룹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 점은 한 번도 음악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머디 워터스의 음반을 듣고서 기타연주를 따라 했대요.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른들 얼굴이 어떻겠어요. ‘하~ 고놈 대단한걸!’이라는 소리를 연신 들을 수밖에요. 그러다가 열세 살 되던 1990년 어느 날, 한 공연무대에서 연주하는 소년의 모습을 본 한 메이저 음반 회사 관계자가 홀딱 반해서 “자네, 혹시 음악해볼 생각 없나?”라는 프러포즈를 하면서부터 본격적인 뮤지션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 거지요.

다시 강조하지만 한 번도 정규 음악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어린 소년이 말이지요. 그리고선 그야말로 찬란한 그만의 1990년대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인 열여덟 나이에 발매한 그의 첫 번째 음반이 대박이 난 거예요. 결론을 미리 이야기하자면 아직 뮤지션이라는 호칭 자체가 어색한 10대 때 내놓은 앨범이 1년 만에 50만 장 이상 팔리더니 이내 플래티넘을 기록하게 된 겁니다. 그게 이렇게 호들갑 떨 정도로 대단한 일이냐고요? 사실 블루스 음악을 다루는 음반들은 상업적으로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그 쟁쟁하던 스티비 레이 본, 비비 킹은 물론이고 에릭 클랩튼도 못 해봤던 기록이란 말입니다.

이런 것을 열여덟 소년이 해낸 것이니 대중음악계에서는 당연히 ‘대단한 천재가 나타났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지요. 그 이후 5개 부문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으며, 빌보드 뮤직어워드와 블루스 뮤직어워드에서 여러 번 상을 받으며 존재감을 과시했지요. 케니 웨인 셰퍼드는 이름이 좀 알려진 여타 뮤지션들과 다르게 보컬보다 기타 연주에 더 많이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의 연주가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는 결과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하네요.

그런 그가 최근 곤욕을 치르는 일이 하나 생겼더군요. 2021년 블루스 뮤직어워드 후보에 올랐던 그가 수상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소식이에요. 케니 웨인 셰퍼드가 블루스만큼 자동차도 유별나게 좋아한답니다. 그런데 자기 자동차에 예전 남북전쟁 때 남부군이 사용하던 깃발을 큼지막하게 그려 놓았고, 기타와 여기저기 장신구에 붙이고 다녔는데, 이게 미국 사회에서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는 모양이에요. 아마도 나치 깃발이나 일본의 욱일기 같은 느낌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게 음악에 관련한 일이 아니라서 논란이 있기는 한 모양인데, 어쨌거나 당사자는 즉시 “잘 모르고 한 일이었고 깊이 반성하며 사과한다”라고 했다고 하네요. 여하튼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늘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과 마음이 항상 자신의 목과 등 위에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개해 드릴 음악은 케니 웨인 셰퍼드의 히트곡 중 하나인 ‘Blue on Black’입니다.

케니 웨인 셰퍼드의‘Blue on Black’ 공연 실황 보기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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