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화면 갈무리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으신가요? 저는 환하고 예쁘게 웃는 얼굴을 가진 여자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이제야 알게 됐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좋아했던 연예인들 모두 그랬던 것을 뒤늦게 깨우쳤다는 이야기입니다.( 하 하)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주연했던 드라마가 있었어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고…. 좋아하는 여배우가 나와서 그런지 모르지만, 드라마의 몇몇 장면과 OST는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더군요.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온 드라마는 그런가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하 하)

이번에는 그 드라마를 보게 되면서 알게 된 가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그 드라마를 더 달달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OST 참여 가수예요. 기막히게 섹시한 허스키 보이스로 타미 위넷의 ‘Stand By Your Man’을 불러줬던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를 말이죠. 아마 ‘카를라 브루니’의 이름은 음악 관련 기사가 아닌 쪽에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바로 프랑스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 부인이에요. 물론 지금도 말이지요. 일단 빼어난 신체사이즈를 가지고 있으면서 상당히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세계 톱클래스 슈퍼모델이었거든요. 1986년 19살에 패션모델로 데뷔해서 나오미 캠벨, 클라우디아 쉬퍼, 신디 크로퍼드 같은 세계적인 모델과 함께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말 그대로 주름잡았던 그녀는 모델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을 때 돌연 가수의 길로 전향했어요. 그리곤 2002년에 1집 앨범을 발매했는데, 이 앨범이 200만장 이상 팔리는 히트를 기록하면서 가수로도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됐지요.

그러나 옥에 티라고, 모델로서도 가수로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고 대통령인 남편도 곁에 있게 됐지만, 그녀에게는 ‘남자 사냥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끊임없이 붙어 다니고 있습니다.

믹 재거, 에릭 클랩튼, 케빈 코스트너, 뱅상 페레 등 수많은 남자들과 염문을 뿌렸고, 심지어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렇게 수많은 남성편력 중에 제일 유명한 일이 앙토방 부자와 엮인 스캔들일 거예요.

19세 연상인 유명 철학자 겸 출판인 장 폴 앙토방과 동거하던 중 글쎄 자기 남자의 아들인 7세 연하의 철학자 라파엘 앙토방과 눈이 맞아버린 거예요. 세상에 이렇게 막 나가는 막장이 또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성 추문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프랑스에서도 난리가 났던 모양입니다. 그 아들은 ‘자기 아버지와 브루니가 동거한 것은 사실이지만 둘이 성관계를 한 적은 없다’라는 해괴한 변명을 내놓으며 애정행각을 이어갔대요.

더 충격적인 것은, 이때 라파엘은 작가인 아내 ‘쥐스틴 레비’가 임신 중이었던 유부남이었던 거지요. 그런데도 라파엘과 브루니는 본처에게 이혼과 낙태를 요구하고, 그 일에 충격을 받은 라파엘의 본처 레비는 몇 년간 약물 중독에 빠져 지내게 됐어요.

그러든 말든 라파엘과 브루니는 이후 동거를 시작하고 2001년 아들을 낳으며 행복하게 잘 사는 듯했지만, 이렇게 만난 인연이 어디 오래가겠어요? 결국 6년여를 함께 지내다가 결별하게 됐고, 쥐스틴 레비는 이 일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게 되고 그 소설의 인기로 이 일화는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돼버린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브루니는 새로운 남자를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 남자가 바로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사르코지’인 거예요. 이 정도 되면 우리나라 막장드라마 작가들도 상상치 못할 엄청난 드라마 소재가 되고도 남겠지요?

이렇게 유명인들의 사생활 이야기가 곧잘 들리는데, 크게 비난하거나 이슈화되지 않는 프랑스가 참 의아하긴 한데, 사생활을 도덕적 관점에서 비교하거나 평가하지 않는 프랑스의 사회적 분위기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하네요.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진실해야 한다는 조건이 뒤따른다고 합니다. ‘카를라 브루니’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라 그런지 대통령 부인이 되고 난 후 한 인터뷰에서 ‘나의 삶과 행동이 전혀 부끄럽지 않으며 프랑스 국민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한다’고까지 했더군요.

그랬거나 저랬거나 그녀의 노래는 정말 최고예요. 프렌치 팝뿐만 아니라 재즈, 블루스 등 장르를 넘나들면서 어쩌면 그리도 구김과 막힘이 없는지 감탄 그 자체입니다. 그녀 목소리를 듣고 있다 보면 왠지 비가 와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하늘이 닫히고 깜깜한 밤이 돼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푹신한 침대 속에서 몸을 잔뜩 웅크리고 따뜻함을 느끼고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하며, 절대 바삐 움직이거나 머릿속을 회전시키거나, 내일 일을 생각하거나 그러면 반칙일 것 같기도 하지요.

그녀의 목소리는 가능한 한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온몸을 열어놓고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제 맛이에요. 그래야 그녀의 화려한(?) 인생 이야기 같은 것은 떠오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안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거든요. 진짜 그런지 그녀가 부르는 Moon River를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카를라 브루니의 ‘Moon river’ 들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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