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재명 성남시장
안전, 교육, 의료 ‘공공성 강화 3종 세트’

- ‘성남시’는 어떤 특징이 있는 도시라고 생각하는가
“성남시가 이제 100만에 육박하는 도시가 됐다. 본시가지는 철거민들이 강제 이주해 온 슬픈 역사가 있고, 분당과 판교 같은 신도시는 우리 사회의 중상류층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만든 도시다. 그 역사만큼이나 두 지역 간의 격차가 심하다. 그러다 보니 그 바탕에 갈등, 다름 등이 존재한다. 우리 성남시가 해결해야 될 제일 큰 과제가 바로 이런 갈등과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의 목소리로, 하나의 방향으로,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 자수성가형 시장으로 시정 원칙이 있다면
“성남시 시정방침이 ‘시민이 행복한 성남, 시민이 주인인 성남’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을 표현한 것이고 바로 성남시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뽑은 대리인들이 시민들이 맡긴 권력을 시민들을 위해서 행사하는 정상적인 민주주의 시스템이 갖추어 진다면 시민들은 당연히 행복해질 것이다. 시장은 시민이 위탁한 권한을 쓰는 자리다. 기본적으로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다. 그래서 더 부정부패하지 않고 공정해야 한다. 시민이 주인이어서 행복한 성남을 만들어 가는 것이 성남시장으로서의 신념이고 최종 목표다“

-시정을 펼치는데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두 말할 필요 없이 공공성 강화다. 성남시라는 작은 지방정부를 맡고 있지만 성남이 아주 모범적으로 공적 책임을 강화해 개인의 삶을 상당부분을 시가 책임져주는 그런 사회의 전형을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시정부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공공성 강화는 아주 다양한 영역에서 논의 가능하지만 성남시가 모든 영역에서 책임 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을 골라낸 것의 핵심이 바로 ‘공공성 강화 3종 세트’ 이다.

사람이 안전하게 살아남아야 다음에 복지도 가능하다. 그래서 안전이 최우선이다. 또 교육기회가 얼마나 공평하게 부여되는가도 중요한데 교육기회가 사교육이라는 형태로 불평등하게 배분되고 있어 교육의 평등이 중요한 사항이다. 마지막으로 의료영역이 있다. 건강문제에서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민간의료의 비율이 높다. 공공의료는 선택할 여지도 없다. 의료영역의 공공성을 강화해 꼭 필요한 진료를 돈이 목적이 아닌 시민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 공공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 무상급식 문제가 논란이다. 지자체에서는 무상급식지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교육청 업무이니 지자체에서는 학생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는지, 환경은 어떤지, 잘 먹고 있는지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학생들, 학부모들도 똑같이 세금을 내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성남 시민이다. 지자체에서 학생들의 교육에, 급식에 신경을 쓰지 말아야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교육청이 교육에 있어 주된 업무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지자체는 교육청이 좀 더 교육에 관한 전문적인 일에 잘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성남에서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존 수영 강습, 직업 체험, 진로 상담 등 학교에서 일일이 다 챙겨줄 수 없는 부분을 시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이렇게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이 함께 가야 좀 더 질 높고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다. 급식도 교육의 일부분이다. 미래 세대인 우리시 학생들이 차별 없이 잘 먹고 잘 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지자체의 당연한 의무다.”

-성남시만의 교육 정책은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성남형 교육지원사업'이 올해부터 확대 시행되고 있다. 성남형교육지원사업은 획일화된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창의력을 살린 '자기주도 배움 중심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지난해 172억원보다 35억원(20%) 가량 증액된 207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를 통해 지역 교육인프라와 연계한 진로, 직업, 논술, 현장체험 등 공교육 현장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다양하고 질 좋은 프로그램 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아침 인사나누기, 경어쓰기, 사제동행, 욕설·폭력·왕따·체벌 없는 학교 만들기, 동아리, 축제, 자치활동’등에도 참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국 최초로 관내 모든 초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올 1, 2학기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한 ‘성남형 교육 수영교실’을 실시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력 향상을 위해 1학년 전체 321학급에 학습도우미 운영비로 학급당 500만원씩 지원하는 등 학교 규모와 역량에 따라 모두 143억2000여만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 대학 입시·진로 상담을 하는 진학주치의제와 학습준비물센터 설치, 학교도서관 개방 등 교육과정 지원사업에 36억원을 편성했다. 성남형교육지원단 운영에 15억3000만원, 청소년복지상담사 파견에 12억4000만원을 지원한다“

-경제가 어려운 요즘 빚탕감 프로젝트가 눈에 띄는데
“공공성 강화의 맥락에서 범 시민사회와 연대해 빚탕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단법인 희망살림과 성남시 종교단체협의회, 기업체, 전통시장 상인회, 성남시, 시의회, 시 산하기관 등과 함께 작년 9월 성남시청 광장에서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빚탕감 프로젝트 출범식’을 개최했다. 각계각층의 동참으로 33억 3000만원 어치의 악성채권을 소각하거나 파쇄해 서민 539명을 구제하는 성과를 냈다.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성남FC 선수들도 빚탕감 프로젝트 ‘롤링 주빌리’를 메인 유니폼 로고로 하여 가슴에 달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용인시민에게 한 말씀.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 그것이 민주주의라는 한 단어로 표현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인간으로서 존엄을 인정받고 모든 사람들이 공평한 기회를 갖는 그래서 국가가 가진 모든 권력과 예산과 기회가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부여되는 그런 나라,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도 기회가 있고, 우리 다음 세대도 열심히 살면 기회가 주어지겠구나.’ 라고 믿을 수 있는 희망 넘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용인시민 여러분들도 사적인 영역에서 열심히 일하시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서 조금만 공적인 문제에 관심 가지시고 눈 크게 떠 주시면 훨씬 더 좋은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바로 국민 여러분이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간다. 시민의 권한을 맡긴 시장이, 대통령이 일은 잘하고 있는지, 시민의, 국민의 행복을 위해 위임받은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항상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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