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지역총생산 도내 1위 불구 성장동력 취약
창원 · 수원 · 고양 · 성남 · 용인시 통계로 본 대한민국 빅5 밀리언시티

◇ 21세기는 도시경쟁력 시대

대한민국에 100만 이상 도시는 서울특별시를 포함해 현재 총 10곳에 불과하다. 100만 이상 대도시는 광역시로 승격되는 것이 관례였다.

이에 따라 인천과 대구가 81년에 승격됐고, 광주(86년), 대전(89년), 울산(97년)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자치구를 설치할 수 있는 권한 등 독립성이 강한 광역시 출현에 따라 도세위축과 도내 여타 시군의 재정악화를 초래했다. 획일적 분권에서 차등분권론이 대두하게 된 이유다. 여러 사정이 있지만 인근 수원시(120만 명)와 창원시(110만 명)가 충분한 인구 규모를 갖췄지만 광역시 승격이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인구 100만을 돌파할 경우 법규상 부단체장(부시장)을 한 명 더 둘 수 있으며, 3급 직제의 기획관리실장을 두는 등 조직의 변화와 새로운 권한이 생겨난다. 또 50만 명 이상 도시에 대한 특례가 똑같이 적용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설치하고, 지방공사를 설립할 수 있는 등 지방자치법상 42개 권한을 준다. 뿐만 아니라 상위 광역지자체로부터 일정부분 독립해 행정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재정확보에도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100만 도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21세기가 국가경쟁력이 아닌 도시경쟁력의 시대라는 점이다. ‘지구촌’이란 표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국가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지구화시대의 국가경쟁은 도시경쟁력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발전도 도시화 정도에 비례해 진행됐다. 지역 경제규모와 수준을 나타내는 지역총생산(GRDP) 증가를 주도하는 것 역시 도시지역이었다.



◇ 대한민국 빅5 100만 도시(밀리언시티)
    창원·수원·고양·성남·용인시는 지금?

세계적으론 밀리언시티 즉 100만 도시는 500개 이내다. 국내 기초지자체 단위론 100만 명 진입을 앞둔 용인을 포함 4~5개에 불과하다. 이들은 각각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2016년 100만 진입을 목전에 둔 용인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 창간특집으로 용인과 어깨를 겨루는 국내 4대 100만 도시 현황을 분석해 본다.
창원시는 대한민국 5대 100만 기초지자체 도시 중 유일하게 통합형 도시다. 인구는 약 110만 명으로 경상남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에 이른다.  2010년 마산시, 진해시와 행정구역 통합 추진에 따라 5개 일반구를 산하에 둔 통합 창원시가 출범했다.

수원시는 경기도청 소재지로 대한민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기초지방자치단체다. 약 120만명으로 울산광역시보다 앞선다.

고양시는 지난 해 인구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밀리언시티에 용인보다 먼저 도달했다. 1990년대 일산을 비롯한 신도시 건설 여파로 인구가 가속화된 곳이다.  같은 시기 수지와 동백 등 신도시 개발사와 도농복합시라는 특징을 가진 용인과 비슷한 유형의 도시다. 

성남시는 용인시보다 면적에서 4.5배 정도 작다. 하지만 첨단 지식산업 센터와 문화지향 도시라는  이미지와 함께 도시경쟁력에서 앞서 가는 도시다.


도농복합시 적합 창조산업 육성 절실
특성화된 ‘용인형 모델’ 개발 전략 필요


◇ 용인, 지역총생산(GRDP)   경기도내 부동의 1위

국내 5대 밀리언시티 가운데 도시경쟁력을 좌우하는 것 중 하나가 지역총생산(GRDP·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이다. 지역총생산(GRDP)은 지역별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생산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역내총생산이 높다는 것은 그 지역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로 치면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개념이다. 5대 도시 가운데 GRDP 1위는 창원이다. 2011년 기준 34조 9,586억원이다. 산업지대로 유명한 옛 마산과 창원을 포함한 경남지역의 핵심 도시이니 만큼 규모면에선 압도적이다. 뒤 이어 전국 5대 지자체에는 들지 못하나 구미가 26조 300억 정도로 2위이며, 용인이 뒤를 잇는다.

경기도만 비교하면 용인은 부동의 1위다. 최근 2010~2012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대도시 가운데 수원, 성남, 고양보다 월등히 앞선다. 용인의 뒤를 바싹 추격하는 곳은 오히려 화성시다. 화성시는 인구 50만에도 못 미치지만 1인당 총생산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도의 큰 지자체인 고양시에 비해 3배 가량이나 높다. 

그럼에도 용인은 고민이다. 지역총생산(GRDP)에 있어서 몇 몇 특정대기업 의존도가 심하다는 점이다. 특히 S전자에 대한 의존도는 압도적이어서 시 재정에도 특정 기업의 경영수지가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재정자립도 면에서 용인은 역시 안정적이다. 수년 간 경전철로 인한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곤두박질쳤지만 곧바로 회복해 2014년 기준 57.5%로 전국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가 평균 61%의 재정자립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경남은 평균 26%(2014년 기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39.8%인 창원은 경기권 대도시에 비해 낮지만 지방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재정자립도를 보여주고 있다.

◇ 도시경쟁력 경기도내 최상위권

좀 지난 자료이긴 하지만 2008년 경기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논문 하나가 주의를 끈다. <경기도 도시경쟁력 평가 및 문제점 진단>(이상대 박사 책임연구)이다. 이 논문에선 도시경제 경쟁력, 도시기반 경쟁력, 도시 삶의 질 경쟁력 등 3부분으로 나눠 도내 각 시군을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생산성, 고용, 토지자원, 지식수준 등을 범주로 한 도시경제 경쟁력에선 화성시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각종 규제로 인해 상공업지역 면적이 적은 용인은 하위순위를 기록했다. 정주환경, 교통인프라, 수자원, 도시환경 등을 지표로 비교한 도시기반 경쟁력에서도 용인은 역시 상위권 밖이었다. 대체로 계획도시로 깨끗한 환경을 유지한 도시인 과천시 등이 앞섰다.  

다만 녹지, 의료·복지, 교육, 역사·문화, 관광, 치안 등 도시 삶의 경쟁력에선 용인시가 2위에 올랐다. 관광방문객수 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킨 덕분이다. 종합적으로 인구의 유입, 도시개발 사업, 시장의 규모 등에서 두루 타 지역을 앞선 용인시가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평가됐다. 즉 용인은 도농복합시로서 기반시설 면에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인구의 유입과 함께 다양한 문화 및 복지시설 증설이 이뤄지면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경기도내 4대 100만 도시만을 놓고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용인시는 도농복합시의 특성상 도로,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에 아직도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처지다. 종합병원, 국공립어린이집 사회복지영역 지표 역시 4대 경쟁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형편임을 보여준다.문제는 미래다. 미래 성장동력이 가장 취약하다는 점이다.  

◇ 미래 성장동력 못 찾으면 용인 위기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제조업체 수다. 국내 5대 대도시 가운데 용인은 꼴찌다. 인구와 면적에서 용인보다 훨씬 뒤지는 경기도 안양, 부천, 안산보다 적으며, 도시가 일찍부터 형성됐지만 면적이 용인보다 4~5배 작은 인근 성남시와 수원시보다도 사업체 수가 적다.

더 큰 문제는 미래성장동력인 주요 기업체 이탈 현상이다. 최근 들어 <서울우유>처럼 연간 2조원 이상의 지역총생산량을 책임지는 큰 회사들의 지방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타 대도시 지역총생산이 꾸준히 상승하는 반면 용인은 들쭉날쭉하는 모양새다. 2011년보다 2012년엔 용인시 지역총생산이 오히려 줄어들기도 했다.   


인근 도시들이 500~180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가 가동되고 있는 반면 제대로 조성된 산업단지 하나 없는 곳이 용인이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들어 용인테크노밸리(전 덕성산단)조성사업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용인은 도농복합시라는 특성을 살려 지가가 비싸고 고급인력 접근이 용이한 수지구와 기흥구 권역에는 도시형 지식산업센터(구 아파트형 공장)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 반면 지가가 비교적 저렴한 비도시권역인 처인구에는 첨단산업과 제조업을 또 한축으로 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령화 추세와 도시산업의 노후화에 따라 지역성장과 활력이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서 볼 때 창조산업 육성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요구된다. 창조산업이란 나라와 지역마다 주목하는 분야와 정의가 다르긴 하지만 △문화자산 △예술 △미디어 △실용적 창조 △ICT 창조기반 등에 주목해 신성장동력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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