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국가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도시경쟁력 시대라 말한다. 국가사회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초국경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지구적 경제단위로 가고 있는 현실을 압축한 표현이다.

체제와 이념 등 국가체계의 경직성에 비해 자본의 흐름과 정보교환 그리고 상품 교역 등은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진 대도시를 매개로 이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용인이 마침내 100만 대도시 즉 밀리언시티를 눈앞에 두고 있다. 2년 이내 ‘100만인 클럽’에 가입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세계적으론 500곳 미만이며 대한민국에선 10개 도시 밖에 없다.

가히 용인이란 지명이 생긴 이래 최대의 융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사 차원에서 볼 때 1232년 고려시대 몽골의 2차 침입을 막아낸 처인승첩의 결과로 처인부곡이 처인현으로 승격한 이래로 말이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심지어는 무심하기 조차 하다. 왜 일까. 성취란 고통을 감내하며 이룬 결과일 때 값진 법이다. 직접적으로 시민에게 긍정적 효과가 피부에 와 닿아야 그 의미에 공감한다.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는 유리한 지리적 이점 때문에 어부지리로 얻은 결과라면 의미는 반감된다. 행정체계가 비대해지고 공무원 숫자만 느는 결과라면 오히려 냉소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다. 첫째는 의미의 공감이다. 용인의 이미지는 주체적인 꾸준한 노력에 의해 형성되지 못해왔다. 대기업이나 특정 테마파크 같은 것이 용인의 가치와 브랜드를 대신했다.

본지 특집 인터뷰 과정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도시 브랜드 가치는 단기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타 도시와 차별되는 특성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시민이 만들어가야 한다.” 과연 우리는 어떤가.

두 번째는 냉정한 평가와 준비하기다. 무엇이 부족했고 어떤 강점을 극대화해야 하는지 말이다. 덩치만 비대한 공룡이 아니라 시민들이 진정 행복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자족성을 갖춘 대도시 용인에 무엇이 필요한가, 우리 시민이 무엇을 해야 할까 말이다.

이번 창간특집은 이러한 고민 속에 정해졌다. 대한민국 4대 밀리언시티 현장을 찾아 그들의 강점과 발전전략을 관찰했다. 통합으로 탄생한 최대 기초지자체 경남 창원시는 일터와 삶터가 함께하는 융복합도시를 꿈꾸고 있다. 경기도 중심인 수원시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도시를 그려나가고 있다.

고양시는 2020년 통일 평화인권도시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용인과 함께 100만명 진입을 목전에 둔 성남시는 그 많던 빚을 다 갚고 공유경제의 중심지를 지향하며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

용인은 약점도 있지만 타 지자체가 부러워하는 많은 것들을 갖추고 있다. 지역 경제력의 상징인 지역총생산(GRDP)이 도내 1위다. 면적도 도내 밀리언시티 중 가장 넓다. 도농복합시라는 특징은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모든 길은 용인을 통했다. 미래 용인의 새 길을 닦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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