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집행 후심사’ 기금 집행 탄력성 높여
촘촘한 지역 관계망 사례자 발굴에 도움

중앙동사랑회는 일반시민으로 구성된 회원 200명이 15년동안 꾸준히 지역의 이웃을 위해 기부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변함없이 지역 주민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단체가 있다. 2003년 12월 설립된 중앙동 사랑회(이하 사랑회, 대표 김현우)는 일반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15년 동안 200명 회원을 유지하며 매월 1만원의 기부금을 내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회는 기부금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하도록 지역의 사회복지협의체, 주민센터 복지팀과 연계를 강화했다. 또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발굴하고 필요하다면 바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김현우 대표는 “‘선 집행, 후 심사’ 제도다. 긴급하게 지원이 필요한 이웃에게 기금 일부를 먼저 지원하고 후에 월례회의 등을 통해 지급 내역에 대한 확인을 거치도록 했다”며 “덕분에 가출 청소년, 임대료를 미납해 주거지에서 쫓겨난 가족, 갑작스런 질병으로 인한 병원비 등 집행에 탄력성이 필요한 다양한 사례에 대해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동 사랑회는 지역 복지 문제를 주민 스스로 풀어보겠다는 자발적 의지로 결성됐다.
초기엔 중앙동 각종 단체 대표나 공무원들이 주를 이뤘지만 점차 지역의 특성을 살려 중앙 시장 상인 등 일반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회원들의 다양한 직업군은 활동 초기 단순 기부 형태에서 재능 기부나 현물 기부 등으로 확장됐다.

사랑회 연간 평균 모금액은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매년 전액을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모인 돈이니 최대한 빠르게 배분하는 게 맞다”는 회원들의 판단에서였다.
봉사 활동도 활발하다. 고유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에는 김장김치, 온수매트, 연탄 등 필요 물품을 지원하거나 구입하도록 돕고, 지역 홀몸노인을 위해 20가정을 선정해 우유배달 사업도 펼치고 있다. 홀몸노인 우유봉사는 회원들이 직접 집을 방문해 전달하며 말벗이 되어주고 건강과 안부를 묻는다.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니 지나가다 한번만 들러 달라”던 한 홀몸노인의 당부로 시작된 봉사다. 

중앙동 미래 주역이 될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도 잊지 않는다. 저소득 가정 신입생 교복 및 장학금 지원도 10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매년 6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교복비와 장학금을 지급한다.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의 저소득 취약가구 아동 12명에게 만 19세까지 매달 후원금을 지원하도록 연결하기도 했다.

2015년 겨울부터 시작된 노숙인 보호 자활 사업은 중앙시장 부근에 관련 민원이 끊이질 않자 이들이 머물 곳을 마련해주자는 회원들의 건의로 시작됐다. 먼저 사랑회는 회원들이 운영하는 펜션, 의료기관, 고시원 등을 노숙인들에게 제공하고 이들을 한파로부터 보호했다. 노숙인 자활을 위해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원, 폐지 수거, 사찰관리인, 펜션 내 숙소 청소 등 일자리도 찾아줬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현재 중앙 시장엔 노숙인을 찾아볼 수 없다.

수시로 진행되는 모든 사업은 실시간으로 밴드, SNS를 통해 전달해 단체 운영의 투명성을 높였다.

김현우 대표는 “주민이 중심이 된 모임인 만큼 촘촘한 지역의 관계망을 통해 수시로 사례를 발굴할 수 있었다”며 “회원 대부분은 오랫동안 지원을 끊지 않은 분들이다. 덕분에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중앙동 주민들에게 사랑회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