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퀘테레는 이태리 리구리아 지방의 라 스페지아도에 있는 다섯 개의 해안 마을을 말한다. 세계문화 유산에도 등재가 될 정도로 아름다운 국립공원이며 경치가 뛰어난 관광명소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들과 청색의 지중해 바다, 푸르른 나무들에 둘러싸인 절경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다섯 개의 마을 이름은 제노바에서 라 스페지아 방향으로, 긴 해변과
‘우리 아버님 새벽 2시40분에 하늘나라로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토요일 이른 아침, 위암으로 투병하시던 동생의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신 소식을 알리는 문자다. 잠이 확 깨어 일어나 앉으니 그야말로 온갖 생각이 서로 엇갈리며 밀려온다. 성당의 학생회, 청년회 활동을 했던 1980년대 무렵, 모든 행사는 거의 용흥각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마무
우리 지역의 하천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꾸려진 용인환경정의 ‘청소년하천지킴이단’(이하 지킴이단)이 지난 12일 탄천탐사활동의 마무리과정으로 용인환경정의 사무실에서 모여 탐사보고서를 완성했다. 이날 지킴이단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탐사 및 활동한 자료를 취합하여 정리하면서 그동안의 활동을 갈무리했다. 탄천본류와 마북천, 안대지천, 정평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눈으로 보고 다닐 때는 놓쳤었는데 그림으로 그리다보니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알게 되더라구요. 공부하기에도 참 좋은 방법이에요.” 늘 조용하던 이가 먼저 다가와서 살그머니 말을 건네 왔다. “그렇죠? 저도 그랬어요.” 공감되는 터라 내 대답도 잠시의 짬 없이 바로 나갔다. 그와 나는 생
“살아있는 거예요?”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눈이 온통 내 가슴께로 쏠려있다. 딱 들러붙은 채 떨어질 생각을 않는 곤충 때문에 적잖이 걱정스런 눈빛들이다. 꼬마친구들을 이렇게 걱정스럽게 만든 건 한 아이가 몰래 붙여준 매미허물, 나무울타리에서 찾아낸 걸로 장난을 친 것이다. 정체를 알고 난 아이들은 그제야 “그거 브로치해도
얼마 전 비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시골 다녀오는 길이라 큰 가방을 든 데다 우산까지 받치고 있어서 걷기가 버겁던 참이었다. 얼른 가야겠단 생각에 앞만 보고 빠른 걸음을 내딛는데 몇 발자국 앞에서 아주머니가 옅은 비명소리를 냈다. “에그, 그 예쁘던 꽃이 다 떨어져버렸네!” 뭔 소린가, 멈칫하던 찰나에 땅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꽃비가 내
“으으… 왠지 으스스한 걸. 그럼 얘가 죽은 거란 말이야?” “글쎄, 도감에 나와 있는 대로라면 그렇다는 얘기지.” “설마, 그럼 얘는 유령벌레?” 순식간에 소름이 돋으며 등골이 오싹해졌다. 책에 나온 대로라면 녀석이 죽은 상태라야 맞는 것. 왜냐하면 우리 손에 들린 곤충의 등면
미국으로 이민 간 후배가 다니러 와서 한국에 두 달가량 있었다. 돌아가기 얼마 전 그녀의 친정집에서 만난 우리는 한동안은 못 떨 수다를 가불이라도 한 듯 밤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랜만의 수다는 아쉬움을 더 키웠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이야기를 접고 가방을 집어 들었다. “어, 언니, 이거 내가 준 가방이네?” “응, 가
우리 지역의 하천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꾸려진 용인환경정의 ‘청소년하천지킴이단’(이하 지킴이단)이 지난 24일 지킴이 활동의 하나로 탄천의 지천인 안대지천에서 하천청소를 실시했다. 지킴이단의 이날 활동은 먼저 수지레스피아에서 용인지역 하수종말처리장의 실태 및 상황을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하수처리시설을 돌아보며 유입된 하수가 깨끗
‘옛날 그리스에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다. 공주는 얼굴이 무척 예뻤음에도 자기얼굴을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을 훔쳐보는 이가 있으면 죽여 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어느 날 호기심 많은 시녀가 세수하는 공주의 얼굴을 몰래 훔쳐보다가 들키고 말았다. 화가 난 공주가 그 자리에서 시녀의 목을 베었는데 그만 시녀의 피가 공주의 얼굴에
“오늘 뭐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물놀이 한 거랑 가재 잡은 거요~~” 탐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 생태안내자의 물음에 대답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렁찼다. 지난19일 용인환경정의가 주관하고 있는 랄랄라자연학교 참가자들이 여름하천탐사를 다녀왔다. 오후1시 수지구청 출발을 시작으로 오후
며칠 비가 쏟아진 탓에 보송보송하던 산길이 군데군데 축축해졌다. 어떤 곳엔 새로운 물길이 생기기도 했다. 여느 때 바짝 말라있던 길에 졸졸졸이나마 물길이 만들어져 있으니 호기심 많은 자연학교 아이들이 그냥 지나가질 못하고 잠깐만 물놀이(?)를 하자고 졸라댄다. 어차피 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느끼려고 온 것이니 그것도 괜찮겠다 싶어 마음대로 놀아보
오래된 시집 한 권이 있다. 여고1년 때 좋아하는 시만 골라 적어둔 시 모음집. 그때 우리 반 교실 칠판에는 늘 시 한편이 적혀 있었다. 처음엔 선생님이, 얼마 후부터는 반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한편씩 적은 거였는데, 그렇게 적은 시가 두 권의 시집이 되었다. 내 정서에 맞는 시들을 나는 거의 그때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시를 골라 적은 게 아니라 그때 적은
어릴 때 집 주변에 신기한 나무가 있었다. 신기했다기보다는 재밌었다고 해야 하나, 그 건 나와 내 여동생, 앞집 살던 여자아이가 무척 아끼는 나무이기도 했다. 봄에 새잎과 새가지가 나올 때 그 나무의 어린줄기를 자르면 잘린 부분에 투명한 즙액이 봉곳이 솟았다. 우리는 그 즙을 손톱에 칠하고 놀았는데 그걸 칠한 손톱은 매니큐어를 바른 것처럼 반짝반짝 분홍빛이
용인시 특전동지회(지회장 이병석)와 경안천 살리기 운동본부(본부장 이건영)는 지난 28일 맑은 하천을 만들기 위해 양지천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하였다. 양지천은 처인구 마평동과 고림동 사이에 위치한 하천이며 경안천으로 합류되는 하천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는 50여명의 용인시 특전동지회 회원들과 경안천 살리기 운동본부 회원들이 행사에 참여하였으며 보트 및 스쿠
오래전 함께 생태활동을 했던 벗들이 제각기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지금은 모두 멀리 살고 있다. 그 중 천안 사는 친구가 ‘다니는 절 주변의 나무에 이름표를 달고 싶으니 도와 달라’고 해서 3년 전 여름에 다시 모인 적이 있다. 천안역에서 만난 우리는 그의 안내에 따라 산속에 있는 절로 갔고, 목적한 대로 산속 풍경에 어울리
“콜라 캔에 설탕이 얼마나 들어있을까요?” “아이스크림콘에는 각설탕 몇 개만큼의 설탕이 들어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을까. 아침마다 내가 마시는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설탕 양이라면 몰라도. 지난주에 “먹을거리”에 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용인환경정의 우리마을나들이 떠나 “땅을 팠더니 그 속에 감자가 들어있었어요. 그냥 놔두면 제 얼굴만큼 커질 것 같았어요. 처음으로 감자를 캐봤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가져가는 감자로 엄마께서 맛있는 거 만들어주신대요.” 절기상 하지(夏至)였던 지난 21일, 용인환경정의 주관으로 진행된 ‘우리마을나들이’에 참여한 유재
시골 사시는 어머니의 하소연이 요즘은 주로 풀에서 시작한다. “뽑고 또 뽑아도 돌아서면 다시 나는 풀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다. 풀이 우거지는 여름은 아버지 계실 때도 버거운 계절이었는데 손 갈 곳 많은 집에서 어머니 혼자 그 풀을 감당하기 힘드실 게 뻔해 듣고만 있어도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6월이 되면서 어머니 손이 더 바빠
오래 되었어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일들이 있다. 초등학교 때의 어느 식목일, 나무를 심고 싶은 마음에 멀쩡한 측백나무를 옮겨 심었다가 아버지한테 된통 혼났던 일 같은. 질경이를 알게 된 것도 그런 일 중 하나로 지금까지도 또렷하게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 나는 기차통학을 했다. 덜커덩덜커덩 느리게 달리며 역마다 멈추는 비둘기호! 통학기차가 그뿐이었던지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