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③ 조합의 주인, 그리고 좋은 농협
3·8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다시 정체성이다

“조합의 주인은 누구인가? 좋은 농·축협은 어떤 조합을 말하는가? 조합원의 요구와 바람은 무엇인가? 좋은 조합장을 위해서는 어떤 실천 목표를 가져야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해 농·축협·산림조합원들은 어떤 대답은 내놓을까? 조합원들은 협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제대로 된 조합장을 선출하고, 그 조합장이 조합원의 대표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농민 조합원의 몫이다. 하지만 농민 조합원의 요구와 바람과 달리 조합원의 목소리가 조합 운영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협동조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지만, 농민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조합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합원이 변해야 ‘돈 장사를 한다’거나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13일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 당선된 농·축협·산림조합 당선자들.  
2019년 3월 13일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 당선된 농·축협·산림조합 당선자들.  

조합장 선거에 출마했던 한 인사는 “농협의 주인은 조합원이라면서 조합원들은 선거에 개입하려는 일부 임직원에 대해 문제 삼기보다 부화뇌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조합장 출마자들에게 어떻게 조합원 중심의 운영구조를 만들도록, 또 수지결산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농민들이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조합이 변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내년 3월 치러질 선거에서 조합원에게 희망을 주는 조합 비전과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조합원 요구와 실익을 토대로 목표를 설정할 의지가 있는 후보인가를 따져야 한다.

조합원은 조합의 주인이 되기 위해 역량을 강화해야 하고, 대의원회가 조합 지배구조의 중심축이 되도록 조합원 중심의 민주적 운영과 투명한 경영을 공약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무자격 조합원이 많아지면 조합사업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자격 조합원 등에 대한 실태조사와 재정비 의지를 밝히거나 공약을 내건 후보 선택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조합원은 생산에 전념하고 판로는 조합이 전담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그런 조합장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 전국운동본부는 4년 전 품목별·규모별 생산자를 조직해 작목반과 출하회 등 생산자 조직 중심의 경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조합이 좋은 농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농민이 생산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전문기사를 채용하거나 육성해 영농기술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조합 간 협동과 연대도 중요하다. 용인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과 용인농산물산지유통센터와 같은 연합사업을 확대하는 등 협동조합 간 연대 기회를 넓혀 경제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해 회원조합의 자립 발전에 힘쓸 수 있는 중앙회를 만들 의지가 있는 후보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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