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서 귀에 담기는 소리를 듣다-2
인구 유입보다 많은 자동차 ‘차량 소리’

싣는 순서
① 일어나면 들리는 소리 ‘공사 소음’
② 인구 유입보다 많은 자동차 ‘차량 소리’
③ 고층 아파트 즐비한 용인 ‘층간 소음’
④ 마음을 옮기는 목소리 사라진 자리에는

용인시는 흔히 사통팔달 도시라고 한다. 인접 도시로 오가는 국지도 뿐 아니라 고속도로 역시 곳곳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일각에서는 용인 내에서 이동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다. 

기흥구 한 주택 일부가 도로 공사로 인해 마당과 사업장을 내줘, 생활공간과 도로가 바로 맞닿게 됐다. 주민들은 안전과 소음에 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기흥구 한 주택 일부가 도로 공사로 인해 마당과 사업장을 내줘, 생활공간과 도로가 바로 맞닿게 됐다. 주민들은 안전과 소음에 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도로와 같은 일반적으로 기반시설 확충은 도시 팽창 전후로 이뤄진다. 팽창 전이면 계획, 팽창 후면 난개발 대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용인시는 후자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효율성이나 편리성에서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다.

오히려 주택가와 밀집해 있거나 통일성 없는 도로 폭과 동서남북 무분별하게 확장된 도로에 주민들은 혼란을 겪거나 오히려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어렵지 않게 들린다. 여기에 용인시의 경우 인구 증가에 맞춰 급격히 차량 등록도 급격히 늘었다.

경기 통계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으로 용인시 등록 차량은 총 47만8000여대다. 이는 특례시 중 수원시 52만9000여대에 이어 두번째다. 고양시보다 4만대, 성남시보다 13만대 이상 많다.

용인시는 특히 최근 20년 사이 3배가 넘는 30만대 가량 훌쩍 늘었다. 성남시와 고양시가 각각 1.4배와 1.8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용인시는 급격한 변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량 증가에 맞춰 도로 확충도 불가피했다. 그만큼 시민 일상과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하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몇 해 전 거주하는 아파트 인근에 자동차 전용도로 개통 이후 소음으로 불편을 심하게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주민은 “갈수록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증가해 소음이 너무 심하다. 소음방지벽이 설치된 곳은 그나마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곳은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라며 “창문을 제대로 열지 못해 생기는 일상적인 불편도 심하다”고 말했다.

생활에서 겪는 일반 차량 소음도 문제지만 시민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용인시 특수성에서 찾을 수 있다. 대형차량이다. 용인시의 경우 도내에서 최다 수준의 물류창고가 있을 뿐 아니라 곳곳에는 각종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 뿐 아니라 도로 인근 보행로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심각한 차량 소음에 언성을 높이기 일쑤다.

기흥구 신갈동 상미마을에 거주하는 최준일(39)씨는 “인근에 고속도로 IC가 있어 각종 차량들이 많이 다닌다. 차량이 많은 것도 심각하지만 대형차량들이 수시로 다녀 너무 시끄럽다”라며 “도로 주변에서는 대화 하는 것이 힘들 정도”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최근 각종 개발과 물류창고가 밀집해 있는 처인구는 심각한 수준이다. 용인시가 운영하는 두드림에는 처인구 마평동에 거주한다고 밝힌 시민의 글이 올라와 있다.

박씨라고 밝힌 이 시민은 “(대형 차량들이)용마초등, 용인덕영고 후문 고림고 등 양방향 도로에서 상습적으로 경적을 크게 내며 다닌다”라며 “횡단보도에서 정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천천히 운행하는 것도 아니”라며 심각성을 드러냈다.

레미콘 차량이 상습적으로 다니는 기흥구 상갈동 일대나 야간 시간대 대형 차량 불법 주차가 반복되고 있는 주택가 주민들 역시 만연화된 불편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길을 벗어나면 차량소음에서 다소 자유롭던 것도 옛 말이 됐다. 용인시 도시가 팽창함에 따라 생활공간까지 도로 개설에 내놓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한통의 전화가 왔다. 그리고 칠순을 넘긴 한 용인시민은 구구절절 긴 시간 하소연을 이어갔다. 수십년을 살아온 집 앞으로 도로가 확장돼, 마당마저 사라질 판이라는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집 앞마당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불과 100여미터 인근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영업장이 사라졌다. 바로 코앞에서 들리는 차량 소리에 사람들은 떠났다. 어떤 이는 집을 놔두고 다른 곳에서 전세살이를 하기도 한단다. 2021년 용인 기흥구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 한 주민은 도로와 바로 맞닿은 집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는 차량 오가는 소리를 들으며 빈 집을 지키고 있었다. 한적하기만 했던 처인구 남사읍 아곡리 일대 주민들 역시 몇 해 전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수시로 오가는 차량에 일상의 정적을 오래 유지하는게 쉽지 않다는 한탄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시민 귓전까지 자리한 생활의 소리가 소음이 된 용인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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