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ㅣ 속 빈 관광 도시 용인 ‘이제 실속 채우자’

기흥 방문객 절반 일반 민원
일주일 중 3일 쉬기도…
안내소 운영방식 개선 필요

기흥역 관광안내소는 분당선 매표기 안쪽에 위치해 안내소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탑승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어느 도시든 처음 도착하게 되면 관광안내소부터 찾으라는 말이 있다. 관광안내소에서는 해당 도시의 지도, 가이드북과 교통·숙박 등 관광 전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각 지역의 관광안내소는 관광객들이 지역을 방문할 때 첫 인상을 결정짓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접근성과 트렌드 등을 고려한 관광안내소 운영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용인시 관광안내소는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기흥역에 위치하고 있다. 각 관광안내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이 중 한국민속촌 관광안내소는 하루 평균 51명이 방문해 가장 많은 방문객 수를 보였고 에버랜드 관광안내소 43명, 기흥역 관광안내소 44명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매년 1000만명(중복 포함)이 용인을 찾는다는 통계에 비춰볼 때 극히 일부가 관광안내소를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에버랜드나 한국민속촌 관광안내소는 해당 관광지 하루 평균 방문객 수가 수천명에서 1만여 명을 훌쩍 넘긴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관광안내소 방문은 초라하기까지 하다.

2003년 문을 연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관광안내소는 주요 관광지에 위치해 관광객들에게 숙박과 인근 관광지 등을 안내하고 있다. 한국민속촌 관광안내소 관계자는 “대부분 관광객들이 민속촌을 관람하고 난 후 주변 음식점이나 숙박, 인근 관광지 정보와 교통편을 물어온다”고 말했다. 유명 관광지 방문객을 지역 타 관광지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이 관광지에 설치된 안내소라면 기흥역 관광안내소는 위치 면에서 조금 다르다. 최근 유동인구가 많은 철도역이나 버스터미널 등에서 지역 홍보 수단으로 안내소를 세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용인시 역시 이를 반영해 지난해 기흥역에 용인시관광안내소를 뒀다.

제 역할 못하는 기흥역 관광안내소=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관광안내소는 해당 관광시설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아니면 단순히 안내를 받기 위해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용객이 한정돼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기흥역에 위치한 관광안내소는 어떨까. 분당선 지하철 역사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아 보이지만 매표기 안쪽에 위치해 안내소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탑승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또 이용객 반 이상이 지하철 노선 또는 경전철로 갈아타는 방법을 묻는 등 일반 민원으로 인한 방문이라는 점도 살펴볼 부분이다. 하루 평균 44명 방문이라는 적은 수 중에서도 절반이 관광 안내가 아닌 일반 민원으로 방문한다는 현실은 관광안내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공공장소 관광안내소가 지역을 홍보하는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목적에 맞는 방문객을 늘릴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활성화 필요성에도 안내소 운영 일은 줄어= 2017년 용인시가 발표한 중장기 관광 발전전략은 관광안내소가 관광객이 지역을 방문할 때 안내 및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어 그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당시 보고서는 관광안내체계 개선을 위해 종합관광안내센터 조성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먼저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소재 관광안내소가 단순 관광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수동적 서비스로 방문객의 이용도가 높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관광 홍보 및 원활한 관광안내 서비스 제공과 함께 문화 관광 해설, 관광 및 숙박시설 예약, 기념품 판매, 휴식 등의 기능을 수행할 다목적 복합 공간으로서 종합관광안내센터를 조성해 시설 자체를 관광자원화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시는 지난해 기흥역 관광안내소를 마련하고 기타 안내소에 기념품이나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그쳤다. 그마저도 연중무휴로 운영되던 관광안내소는 올 4월부터 일요일과 월요일 문을 닫고 직원 휴무가 있을 때는 일주일에 3번까지 문을 닫는 실정이다. 관광객이 많은 일요일이나 직원 휴무에 맞춰 수시로 문을 닫는 관광안내소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듣고 있지만 시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 관광마케팅팀 김연주 팀장은 “담당 직원 휴무일에 맞춰 관광해설사가 안내소 업무를 대체했지만 해설사에게 안내소 업무를 맡기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중단하면서 불가피하게 문을 닫게 됐다”며 “그에 따른 인력 충원은 예산 등 문제로 힘든 실정”이고 설명했다. 인근 화성과 수원시가 각각 민간과 수원문화재단에 운영을 위탁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관광안내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타 지자체 관광안내소 활성화 노력은= 관광안내소 활성화를 위해 파주시는 지난달 지역 관광정보 제공을 위한 ‘여행꼭지점 카페’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여행꼭지점 카페는 관광안내소가 운영되지 않거나 운영이 종료된 야간 시간대 관광객의 휴게 공간과 관광안내의 역할을 하고 관광안내소의 시간·지역적 한계를 벗어내기 위한 사업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2개소 선정에 이어 올해 2개소를 확충하기로 했다”면서 “파주시 관내 카페가 관광안내를 하면서 카페 운영에도 도움이 되고 지역 관광지 홍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4월 경기도가 주최한 ‘2019년 일자리 정책마켓’ 공모에 ‘움직이는 관광안내사’ 사업에 선정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움직이는 관광안내사’는 관내외 축제장이나 주요 관광지에 관광안내 차량과 함께 관광안내사를 투입해 여행객들의 편의를 높이는 현장 밀착형 관광안내 서비스다.

용인 한 관광해설사는 “관광안내소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안내소를 당장 곳곳에 늘리기 힘들다면 찾아가는 관광안내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다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