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대몽항쟁의 상징 사장터가 사라졌다

대몽항쟁 승첩 과정에서 적장 살리타이가 화살에 맞고 죽은 자리로 알려진 '사장터'(처인성 북동측 점선 안)가 개발에 훼손됐다.

고려 대몽항쟁사에서 가장 빛나는 승첩지로 기록된 처인성. 용인을 대표하는 역사현장이자 문화상징인 처인성 유적이 일부 사라졌다. 사장터다. 처인구 남사면 아곡리에 소재한 사장터(射將터)는 몽골군의 2차 침입(1232년) 당시 대몽항쟁승첩 과정에서 적장 살리타이가 고려의 승장 김윤후의 화살을 맞고 죽은 자리로 알려진 역사의 현장이다.

사장터가 사라진 것은 최근이다. 대림산업이 진행하고 있는 남사아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개발지구내에 포함된 것. 용인의 대표적 역사 현장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를 막을 관련법규가 없었던 탓도 크다. 경기도 기념물 44호인 처인성은 주변이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돼 있긴하나 도 지정문화재의 경우 반경 300미터 이내에서만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된다.

용인시의 무관심과 소극적인 대응 역시 이같은 결과를 빚었다는 지적이다. 용인시는 2010년 용인 처인성 종합 정비계획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주변 토지매입과 주차장 설치 등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성역화 사업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처인성은 1998년에 이르러 지표조사가 이뤄지고 2002년 시굴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시굴조사 결과 고려시대 성터에서 실제 칼과 창이 출토돼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 이후 발굴조사 등 추가적인 고증작업과 성역화 사업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처인성은 최근 드라마와 역사다큐 등을 통해 꾸준히 조명되고 있어 역사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자원화 측면에서도 크게 아쉽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역사교육 및 체험 현장화, 지역문화 활성화와 지역주민들의 문화유산 향유권 신장에도 크게 기여할 용인의 대표적 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참에 더 이상의 훼손방지는 물론 우리나라 의병사의 시초로 일컬어지는 처인성 승첩지를 국가사적으로 승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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