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동 공공주택지구대책위원회 홍성관 위원장
250여 명 서명 용인시에 의견서 제출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천리를 비롯해 덕성·시미·묵리 주민들은 지난 2일 ‘용인이동 공공주택지구 주민대책위원회’ 창립총회를 갖고 지구지정 계획 철회 활동에 들어갔다.

대책위는 홍성관 덕성1리 이장을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용인시에 지구 지정계획에 대한 주민 의견서 제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동읍 천리에 마련한 대책위 사무실에서 홍성관 위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홍 위원장과 일문일답.

홍성관 이동 공공주택지구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이동 공공주택지구 지정' 관련 주민 피해를 설명하고 있다.
홍성관 이동 공공주택지구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이동 공공주택지구 지정' 관련 주민 피해를 설명하고 있다.

- 이동읍은 어비저수지로 인한 수몰을 시작으로 이동 공공주택지구 지정 계획까지 벌써 5번째 토지 등이 수용인데.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국가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구역에 들어가더라도 주민들과 상의해서 조정해야지 일방적으로 발표해놓고 15일 기간 주고 의견서 내라고 하는 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말이 되나.

다른 지역에서 시위하는 것을 봤지만 실제 당해보니까 정말 기가 막힌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안 간다.”

- 가까이에서 주민들 얘기를 들을 텐데, 반응은?

“덕성1리 가구 수를 조사하다 보니까 동네에 빌라 4채가 있다. 한 빌라는 15가구가 사는데 단 3가구만 자기 집이고 나머지 12가구는 전세로 산다고 하더라. 50대 중반의 주민에게 얼마에 사느냐고 물어봤더니 3500만 원에 산다고 하더라.

빌라가 수용되면 그분들한테 얼마가 돌아갈 것 같은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들을 보면서 한국의 현실이 어찌 이럴 수 있는가 놀랐다.

그 얘기를 듣고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잠이 안 오더라. 노력해서 정부를 설득한다 해도 민간 업체도 아니고 LH가 얼마나 우리 얘기를 들어줄지 모르겠다.”

- 국가산단에 이어 이동주택지구로 오랫동안 거주해 온 주민들의 상심이 클 듯하다.

“덕성1·2산단 예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산업단지에 수용된 마을 사람과 얘기를 했는데 전답이 포함돼 평당 몇 십만 원씩 보상을 받은 것 같다. 1산단 보상하고 6년 정도 지났는데, 산단 지가가 평당 700만 원이라는 거다. 그동안 기업들이 얻은 이익이다.

국가 발전 때문에 수용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반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동읍 공시지가는 시가와 비교해 턱없이 낮다. 덕성리 전체 4개 마을이 있는데, 대지, 전, 답 몇 군데 찍어서 평균 지가를 매겨놨는데, 덕성리에 살지 않는 폐가를 대지 표준지로 찍었다.

또 한 군데는 산 밑에 가장 싼 곳, 다른 한 곳은 농림 지역 안 농가주택으로 덕성리 전체의 평균지가를 매겼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나? 이건 사기이고 기만이다.”

- 창립총회 이후 대책위 활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계획은?

“조직만 해놓고 정관이나 운영 방안 등 해야 할 게 많다. 250여 명 서명을 받아 의견서도 용인시에 제출했다. 대책위 명의로 의견서를 냈지만 개별적으로 낸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을 이장들이 나서서 단일 조직을 꾸린 것은 고무적이다. 해당 지역에서 기업 활동하는 회사들도 우리처럼 당황하고 있을 듯하다. 대책위 안에 기업분과를 둬서라도 기업인들과 한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 현실적으로 국가사업이 취소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할 듯한데.

“우리 요구는 지구지정 계획 철회다. 땅이나 집이나 건물 등이 포함된 분들은 빠짐없이 다 참여시켜서 한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 선거가 있는데 그때 안 될 수도 있지 않느냐고 기대하는 주민들도 있다. 정말 취소됐으면 하는 간절함의 반영인 것 같다.”

-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

“임야는 구역에 거의 안 들어갔다. 국가산단을 보면 임야를 배제한 것 같지도 않다. 구역에 대한 원칙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천리를 보면 건물이 있거나 민원이 되거나 돈이 들어갈만 한 곳은 모두 뺐다. 힘없는 약자들, 싼 땅이 있는 곳은 모두 포함시켰다.

형평에 맞는지 묻고 싶다. 이동읍은 소씨, 목씨, 홍씨 등이 수백 년동안 고향을 이루고 살아온 지역이다. 공공주택지구는 역사와 전통을 뿌리채 뽑아버리는 거다.

이번 결정으로 이동읍의 농업은 사실상 끝났다. 대대로 살아온 우리 주민들은 어디에서 가서 살란 말이냐.”

함승태 기자·사진 김민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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