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나라는 대박이다, 인생역전이다 하여 400억 원이 걸린 로또 복권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로또 복권을 사기 위해 은행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혹시나 자기가 당첨되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에 부풀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복권의 대명사인 로또는 이탈리아어 행운을 뜻하는 ‘lotto’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로또 복권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여러 종류의 복권이 많이 있습니다. 주택복권, 기술복권, 자치복권, 즉석복권, 더블복권 등 그 수효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국민들의 사행심을 조장한다 하여 비판의 소리가 높지만 복권의 종류와 수효는 점점 늘어가는 경향입니다.

복권(福券)은 추첨을 통해 큰 배당금을 받는 채권으로 인간의 기대 심리를 충족시켜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 마술입니다. 2회에 걸쳐 복권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로마시대에 첫 복권

서양에 복권이 처음 등장한 것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아우구스투스 시대(BC 63~AD 14) 부터 시작됐다. 그는 귀족이나 관리를 초청해 잔치를 베푼 후, 음식값을 받고 계산서를 내면 추첨해 값비싼 여러 가지 상품을 나누어주곤 했다.

본격적인 복권 발행은 네로 황제(AD 37~68)때였는데, 그는 로마의 도시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했으며 상품으로 땅·노예·선박·직업 등을 나누어주었다. 네로 황제가 발행한 복권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으나, 서로마가 멸망할 즈음에는 황제가 돈을 구할 목적으로 발행한 복권이 귀족들의 퇴폐 오락으로 바뀌어 결국 서로마가 멸망하는 계기가 되었다.

서로마가 멸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부정적인 영향으로 없어졌던 복권은 16세기에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국가 재정을 보충한다든지, 항구를 건설한다든지, 교회를 다시 짓거나 늘린다든지, 병원을 세우는 명분으로 복권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복권 당첨금은 노예와 말, 또는 큰 집이나 보석, 그리고 장신구 등이었으므로 도박성이 거의 없었다. 그러므로 서양의 복권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익복권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복권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피렌체 로또다. 1530년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가 공공사업을 위해 발행한 ‘피렌체 로또'는 최초로 당첨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번호 추첨식 복권이다. 이 복권이 성공하면서 lotto라는 단어가 복권의 보통명사로 사용됐다.

이러한 공익 복권은 미국에서도 발행됐다. 1740년에서 1755년 사이에 식민지 미국의 여러 지방도시들은 교회, 학교, 교도소, 도로, 항구, 다리 등을 건설하기 위해 반쯤 민영화된 복권을 발행했다. 이 중에서 일부는 대학을 설립하는데 사용되었으니, 콜럼비아·뉴저지·예일·하버드·프린스턴대학 등 미국의 유명한 대학들이 복권 발행의 수익금으로 세워진 학교다.

동양에서는 진나라 때 만리장성을 쌓거나 국방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케노’라고 하는 복권을 팔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350년 전에 복권이 발행됐으니, 전세계 모든 국가에 복권의 역사는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민병덕(용동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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