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 보건·의료 양극화 심화

도농복합도시 용인특례시는 인구가 급속하게 늘며 110만의 대도시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증가에도 농촌지역은 지역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도·농간 격차는 단순히 인구뿐 아니라 복지, 교육, 의료, 교통,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도시 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의료 취약 지역인 처인구 백암면에 설치한 백봉보건진료소 전경.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의료 취약 지역인 처인구 백암면에 설치한 백봉보건진료소 전경.

용인시의 동·서간 불균형 문제는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오랜 숙제다. 여기에 동부지역으로 불리는 처인구 내 동 지역과 읍·면 지역 간 격차도 풀어야 할 과제다. 도시 내 양극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도시의 지역자원이나 공공시설 배치, 공공사업의 불균등한 시행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보건·의료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내 양극화 문제를 짚었다. /편집자

노인인구 비율 1·2위는 백암·원삼 농촌지역

[그래프1]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 상위 5곳(2021)
[그래프1]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 상위 5곳(2021)

보건·의료분야에서 노인인구는 중요하다.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고령화가 심화하면 지역 보건의료 정책과 보건복지 서비스 대상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성복동(8749명)>구성동(7232명)>마북동(5963명)>동천동(5821명) 순으로 수지·기흥구에 집중돼 있다.<그래프1 참조>

그러나 인구 대비 노인인구 비율은 차이가 있다. 2022년 용인시 노인등록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백암면(27.6%)>원삼면(25.7%)>마북동(19.6%)>구성동(18.6%) 순으로 농촌지역이 상위에 위치해 있다. 노령화지수와 노년부양비도 노인인구 비율과 비례한다. 특히 백암면의 노령화지수는 624.7명으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표1 참조> 용인시는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노령화지수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처인구, 병·의원 1곳 주민 1137명 담당

[지도] 용인시 구별 약국 현황
[지도] 용인시 구별 약국 현황

용인시는 지역별로 생활권이 나뉜다. 수지생활권, 기흥구성생활권, 4개동을 중심으로 한 용인생활권, 남이생활권, 백원생활권 등이다. 이 가운데 처인구는 3개 생활권으로 나뉘는데, 용인생활권은 의료기관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생활권 외곽지역은 의료기관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처인구보건소의 진단이다.

특히 의료기관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지역은 남사·이동읍 중심의 남이생활권과 백암·원삼면 중심의 백원생활권이다. 2021년 기준 두 생활권에는 각각 관내 병·의원의 2.2%, 1.1%가 위치하고 있을 정도로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전반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2월말 기준 용인시 전체 병·의원 1186곳 가운데 처인구는 19.9%에 불과하다. 용인시 인구의 24.6%, 전체 면적의 79%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의 현실이다. 더욱이 병·의원 1곳당 인구수는 처인구가 1137명으로 가장 많다. 수지구는 병·의원 1곳당 인구수는 792명에 불과했다.<관계기사 1172호 1면 지도 참조>

2023년 2월 말 기준 병·의원 수는 원삼면이 2곳으로 가장 적었다. 이어 백암면 10곳, 모현읍 11곳, 양지면과 이동읍 각각 12곳에 불과했다. 특히 처인구의 경우 산후조리원은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처인구의 경우 전체 약국의 23.0%를 차지하는데, 약국 1곳당 인구수는 3084명으로 3개 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관내 약국의 36.2%가 위치해 있는 수지구는 2781명 당 1곳에 불과했다.<지도 참조> 수지구는 무엇보다 용인시 면적의 7.1%에 불과할 만큼 면적이 작다는 점에서 약국 접근성은 3개 구 중 가장 높다.

공공의료기관 보건소 이용률 처인구 가장 낮아

[표2] 구별 의료기관 이용 유형(2021)
[표2] 구별 의료기관 이용 유형(2021)

이렇게 처인구는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 특히 백암·원삼·이동·남사 등 농촌지역주민들은 제대로 된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민간 의료시설 부족을 메울 수 있는 게 공공의료기관이다. 농촌지역의 경우 민간의료기관이 매우 취약한 점을 감안하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은 적지 않다.

용인시는 각 구별로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처인구보건소는 민간 의료시설이 적은 지역에 포곡보건지소를 포함해 7개 보건지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의료취약지역의 기본적인 의료지원을 위해 보건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처인구보건소가 운영하는 보건진료소는 남사 2곳, 백암 3곳, 원삼 1곳, 양지 1곳 등 곳, 기흥구에는 고매·공세보건진료소 등 2곳, 수지구에 고기보건진료소 1곳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보건지소와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처인구의 병·의원(치과와 한방 제외)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2022년 용인시 사회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기준으로 의료기관 이용 경험이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처인구의 병·의원 이용률은 89.1%로 기흥구 82.7%, 수지구 82.4%보다 7%포인트 정도 높았다.

그러나 이는 공공의료기관인 보건소 이용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보건소 이용률은 3개 구 가운데 처인구가 0.7%로 가장 낮았다. 수지구 1.3%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표2 참조> 보건소 이용률이 낮은 원인은 불친절(34.5%)과 의료시설 및 장비 부족(25.5%) 외에도 ‘의료기관이 너무 멀다(21.4%)’는 응답처럼 접근성이 한몫했다. 처인구 지역 주민들은 민간 의료시설뿐 아니라 공공의료기관의 낮은 접근성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용인시 보건의료 예산 도내 주요 도시 중 최하위권

[그래프2] 주요도시의 1인당 보건의료 예산과 예산 대비 보건의료 예산
[그래프2] 주요도시의 1인당 보건의료 예산과 예산 대비 보건의료 예산

한편, 용인시 보건의료 예산은 경기도 내 주요 도시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제8기 용인시 지역보건의료계획에 따르면 용인시 1인당 보건의료 예산은 4만7089원으로 수원시(4만3222명)보다 많았다. 하지만 고양 성남 화성 부천시 등의 도시보다 적었다.

특히 용인시 보건의료 예산은 성남시(13만1369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의료예산 비율(1.6%)도 도내 6개 도시 중 수원시(1.4%)에 이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특례시의 의료예산 비율은 1.8%였다.<그래프2 참조>

처인구보건소 관계자는 “용인시의 경우 지역에 따라 의료시설 접근성 차이가 확인됐다”며 특히 읍면동에 따른 접근성 격차도 확인돼 의료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연구원이 2018년 펴낸 도시 내 양극화 현상과 도시정책 대응에 따르면 도시 내 접근성 격차지수(지니계수) 중 공공의료기관은 용인시가 성남 수원 부천 고양보다 높았다. 용인시가 이들 도시보다 접근성 양극화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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