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년 10월 12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이끄는 배들이 바하마 제도의 한 섬에 도착했다. 2개월 동안 잘 모르던 대서양 바다를 건너는 데 성공한 것이다. 콜럼버스의 항해가 성공하자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대서양을 건너는 유럽인들이 늘어났다. 유럽인에게는 낯선 땅이었지만, 이미 그곳에는 오랜 시간 자리 잡고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콜럼버스는 자기가 도착한 곳이 인도라고 믿었기에 그들을 인디언이라고 불렀다. 넓고 광활한 북미 대륙에 흩어져 살던 인디언은 부족 중심으로 생활했다.

북미 지역은 농경이 가능한 지역과 철의 주산지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 강력한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하지 못했던 것이다.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살던 중남미 지역에 강력한 국가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말과 같은 육상 동물과 철제 무기 개발이 늦었던 중남미 고대 국가들은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나타난 유럽의 무장세력에게 무기력했다.

중앙아메리카에 있었던 아즈텍 제국은 코르테스가 이끄는 수백 명의 스페인 군에 붕괴될 정도로 취약했다. 콩키스타도르라고 불리는 스페인 출신 무사들은 강철로 만들어진 갑옷과 화약 무기 등 압도적인 화력으로 아메리카 대륙 곳곳을 침략했다. 중앙아메리카 지역을 식민지화한 스페인은 남쪽으로, 북쪽으로 탐사대를 보냈다.

남쪽으로 향한 피사로는 코르테스처럼 수백 명의 병사로 잉카제국의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피사로와 함께 잉카 원정대의 기병대장이었던 에르난도 데 소토는 방향을 북쪽으로 돌려 플로리다와 남부 아메리카를 탐험했다. 금은보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북미 대륙은 삭막한 대평원만 존재했다.

북미 대륙의 남쪽 해안지역은 여름철 허리케인으로 대표되는 폭풍우가 몰아치곤 했다. 강력한 총칼로 무장한 유럽 침략자들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무력했다. 플로리다 등에서 몇 차례 식민지 건설에 난항을 겪던 스페인은 인디언과 갈등으로 포기하고 철수했다. 스페인보다 뒤늦게 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한 영국과 프랑스 역시 자연재해로 고난을 겪다 서서히 정착 지역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도 갈등 관계였던 영국과 프랑스는 북미 대륙의 인디언 부족들에 접근해 우호세력으로 만들어 상대방 식민지 지역을 공격하는 데 활용했다. 인디언 부족들은 자연스럽게 총기와 말을 획득했고, 전투 기술도 늘었다. 캐나다 퀘벡에서 남쪽 멕시코만의 뉴올리언스까지 현재 미국 중부 지역 대부분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프랑스는 영국의 식민지 활동영역을 동부 해안가 지역에 고립시키려고 했다.

1754년 유럽에서 벌어진 7년 전쟁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북미 대륙도 전쟁이 벌어졌다. 북미 대륙에서 영국은 프랑스와 전투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북미 대륙에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장기간 지속된 전쟁은 승리한 국가도 패배한 국가도 모두 힘들게 했다. 막대한 군사비용으로 국가 재정은 파산 위기에 처해졌다.

프랑스의 경우 시민 혁명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영국 역시 국가 재정 악화로 전선을 넓히지 않기 위해 식민지인들의 활동 범위를 동부 해안가에 국한하려고 했다. 영국이 세금까지 인상하자 동부 해안가에 있던 식민지 13개 주는 영국과 결별하고 전쟁을 벌여 새로운 미국을 건국했다. 미국의 독립은 동부 해안가에서 살던 곳에서 벗어나 서쪽으로 영역 확대를 의미했다.

산과 강을 건너 넓은 평원에 이르는 지역에 흩어져 살던 인디언 부족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총을 들고 저항하기도 했으나 막강한 미국의 군사력에 대부분 무너졌다. 인디언들은 강제 이주를 당했다. 1830년 미국 동부지역에 살던 인디언 수십만 명은 3540km 거리를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걸어서 이동해야 했다. 노약자와 병자들도 포함된 무리한 이주 정책으로 수천 명이 사망했다.

어렵게 도착한 곳은 빈 땅이 아니었다. 기존에 살고 있던 인디언 부족들이 있었다. 서부의 황량한 사막지대에 밀집되면서 식량 부족에 시달리던 인디언들은 제로니모나 크레이지 호스 등을 중심으로 저항했지만 결국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제한된 지역에 거주하게 되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