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굣길 나선 초‧증‧고 신입생 만나 보니

등교 2주차를 맞은 한 초등학교 앞. 코로나19로 학교 내 진입이 금지되자 학부모들이 정문 근처에서 자녀를 기다리고 있다.

3일 3차 개학에 맞춰 등굣길에 오른 초·중·고 신입생들. 새학기에 맞춰 이미 첫발을 내디뎌야 할 학생들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3개월 이상 늦춰졌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전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상 2020년 학교 현장 학사일정은 본격화 됐다. 

학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학생 대부분은 일주일에 하루 등교해 오전 수업을 마치고 귀가 한다. 반짝 등교에 일부 학부모들은 굳이 등교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불편한 마음이 들지만 정작 학생들은 ‘그 하루를’ 기다린다.  

특히 올해 상급학교로 진학했지만 불가피하게 늦깎이 신입생 된 학생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용인시가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교복지원사업 대상자들은 4개월 여만에 첫 교복 나들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용인 신갈고등학교 이재석(가명‧1학년)군은 “교복을 맞출 당시 만해도 고등학교에 입학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몇 달간 학교를 가지 못해 솔직히 얼떨떨해졌다”라며 “(3일) 처음 교복을 입고 학교에 왔는데 약간 낯선 기분도 든다”라고 심정을 드러냈다. 

용인시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직전인 올 1~2월 학교를 통해 신입생 교복지원사업을 추진해 2만 2000여명에 대한 지원을 마무리한 상태다. 여기에 관내 학생 중 관외 고등학교를 다니거나 대안학교를 다니는 중1‧고1 학생에 대해서는 12월까지 신청 받을 예정이다. 

용인시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올해 신입생들이 늦게 등교하게 됐지만 그전에 이미 교복 지원이 대부분 마무리돼 큰 차질은 없다”라며 “나머지 개학일이 다른 일부 대안학교 등에 대한 지원 사업도 예전보다 대상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현재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 몰리는 학교 ‘한숨’과 ‘환호’ 교차=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유모씨(53)는 최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까지 등교에 들어갔다. 개인 방역을 최대한 교육했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선택적으로 등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안내해줬지만 유씨는 최대한 등교 일에는 빠짐없이 보내기로 했다.

유씨는 “개인적으로 판단 기준이 다르겠지만 학교가 그동안 방역을 위해 노력한 만큼 일단 빠짐없이 등교시킬 계획”이라며 “이전부터 학원에 보낸 주변 지인들도 많은데 학교가 오히려 안전한 공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흥구 상갈동에서 초등학교 신입생을 두고 있는 서정호씨는 “아이들 안전을 생각하면 솔직히 집에 있는 것이 좋겠지만 몇 달동안 이런 생활을 하다 보니 매우 힘들다”라며 “아이들도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한다. 열심히 개인방역을 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부담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지만 책임감 있는 방역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며 신뢰를 당부하기도 했다. 

기흥구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육부 권고 사항은) 마치 놀이터에 가서 놀지 말라는 것과 같은 지침”라며 “집에 있는 동안 아이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친구들과 노는 것이었을 텐데 학교와 장난치면 안되는 분위기라 안타깝고 교사로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처인구에 있는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 역시 “그나마 다른 학년 학생들은 덜한데 1학년 신입생들은 입학하자 말자 학교에서 자제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입학식 행사도 없이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최대한 방역에 초집중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 생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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