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용인경전철 활성화 해법은 없나

싣는 순서
①세금 먹는 하마 용인경전철 과거와 현재
②닮은 꼴 부산김해·의정부경전철의 선택과 변화
③신교통도시 일본에서 배운다
④기로에 선 용인경전철, 활성화 방안은?

버스와 함께 기흥~처인을 오가는 용인시민들의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한 용인경전철. 한때 용인 동·서부 지역 간 균형발전과 미래형 도시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하루에 경전철을 몇 명이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수요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서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지 이미 오래다.

본격적인 상업운행을 시작한 2013년 4월, 개통 첫해 하루 평균 탑승객은 1만명에도 미치지 못했을 정도로 전문기관 등의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경전철 수요 증대의 대안으로 꼽힌 분당선 전철과 ‘환승할인’이 가능해지면서 지금은 환승할인 적용 이전보다 하루 평균 2만명 이상 승객이 증가했다. 운임수입도 환승할인 이전인 2014년 8월 이전과 비교하면 50억원 이상 늘어났을 정도다.

재구조화와 운영사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며 경전철 적자 최소화와 활성화에 나선 이후, 2016년 5월 용인시는 용인경전철이 개통 이래 처음으로 하루 이용객 4만명을 돌파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해 말 경전철 이용객은 하루 평균 2만5500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1일 4만명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용인시는 시장 선거가 있을 때마다, 또 시장이 바뀔 때마다 이른바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용인경전철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거나 대안을 제시해 왔다. 분명 개통 초기와 비교하면 경전철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버스와 전철의 중간 수송능력을 갖고 있는 경전철이 대중교통으로서, 또 친환경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연간 수백억 원의 적자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에 본지는 용인경전철의 현재를 진단하고, 용인경전철과 함께 비판의 대상이었던 의정부와 부산김해경전철은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김해시와 의정부시는 최근 경전철 활성화를 위한 주차장 설치, 역세권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보다 일찍 경전철 등 신교통을 도입한 일본의 운영 사례는 용인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나 버스를 대신해 지하철과 함께 높은 교통분담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전철 운영 사례를 통해 용인경전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방안을 모색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누적 이용객 5천만명 돌파한 용인경전철, 그러나… 

용인 경전철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출퇴근 시간에 집중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개통 7년 차에 접어든 용인경전철은 올해 총 이용객 11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8월 말 현재 기준으로 개통 이후 총 누적 이용객은 5450만명에 이른다. 개통 이후 현재까지 하루 평균 이용객은 2만3556명에 불과하지만, 경전철이 상업운전을 시작한 2013년 12월 말 하루 평균 8720명과 비교하면 1만5000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분당선 전철과 환승할인을 적용한 2014년 9월 20일 이후 현재까지 하루 평균 이용객이 2만7262명인 점을 감안하면 1만9000 명가까이 증가한 것이다.<그래프 참조>

운임 수입도 크게 늘었다. 2015년 50여억 원이었던 수입(순매출액 기준)은 2016년 7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경전철 1000만 명 시대를 연 2017년 순매출액 74억원을 기록했으며, 1년 새 100만 명 가까이 수요가 증가한 지난해에는 81억9200만원으로 7억원 이상 이익이 상승했다. 
수요가 늘고 수입이 증가하면서 용인시가 일반회계 예산을 경전철사업 특별회계로 보내는 전출금(실시협약 해지로 봄바디사에 갚기 위해 칸서스자산운용에서 빌린 돈에 대한 투자(이자)비+용인시가 운영사에게 지급해야 할 관리운영비)도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액 기준으로 2014년 관리운영비를 포함해 511억원에 달하던 특별회계 전출금은 2015년 478억원, 2016년 447억원, 2017년 426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2019년에는 403억원으로 재구조화 이후 5년 만에 100억여 원 감소했다.

이처럼 시는 해마다 경전철사업 운영비를 줄이는 등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경전철 운영으로 연간 300억원 가량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가용재원 감소가 예상되는 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용인경전철의 경우 평일 오전 출·퇴근 시간대에는 경전철역이 혼잡할 정도 이용자로 붐비고 있다. 이 때문에 평소 5~6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경전철은 오전 7시~9시 출근 및 등교시간 3분 간격으로 운행할 정도다. 평일과 주말 시간대에 따라 편차가 너무 크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개통 첫해 최초 예측수요 14만6000명의 22.2%, 초기 3년 후 수요 16만9000명의 19.2%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시협약 과정에서 수요가 얼마나 부풀려졌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개통 6년이 지나서야 용인시가 경기연구원에 의뢰해 제시된 예상 승객(환승할인 적용 시) 하루 3만2000명(개통 초기 3년)에 도달한 것이다. 승객 수요 역시 개통 초기라는 감안해도 예상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로 여겨진다.

탑승 수요·운영수입 둔화 가능성도

문제는 2017년 경전철 승객 증가 폭이 전년보다 둔화됐을 때처럼 향후 경전철 이용 승객 증가 속도가 둔화하거나 정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는 용인경전철 하루 이용객이 4만 명을 넘어섰다거나 개통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보면 5월 3일 하루에 4만6967명, 5월 17일 4만6718명이 탑승할 정도로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6월 이후 하반기 들어서는 적게는 1만명대, 8월 30일 단 한차계 4만명을 겨우 넘길 정도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올해 8월 말 현재까지 1일 탑승 인원은 전년보다 2000여 명가량 많지만(3만2421명) 이같은 추세라면 하루 평균 탑승 증가폭이 전년(2017년 대비 2만7387명 증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업시행자 파산이라는 쓰라린 아픔을 겪은 의정부경전철의 경우 2019년 1분기 하루 평균 3만9245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05명(6.5%), 2분기에는 4만3365명이 경전철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2분기 대비 2579명(6.3%) 늘어난 수치다.

한편, 용인경전철 운영에 따라 용인시가 운영사에 지원하는 사업운영비와 경전철 재구조화를 위해 민간에서 빌린 융자금 상환액을 포함한 연간 운영비(예산 기준)는 400억원이 넘는 실정이다. 매출이 81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경전철 운영사에 지급하는 사업운영비가 연간 300억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경전철 운영 적자 해소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경전철 차량 교체 등 대수선이 예상되는 2027년에는 관리운영비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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