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다가 지루해 목백일홍을 감상하러 잠시 나섰다. 유난히도 붉게 핀, 작열하는 여름. 전지하고 있는데 옆집 할머니가 손수레에 콩을 한가득 싣고 지나가고 계셨다. 이 뜨거운 태양이 콩을 여물게 했구나! “꺄~ 콩 많이 따셨네요. 장날 사러 나갔더니 얼마 없던데”했더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 바구니 가득 담아 주신다.” “까서 드셔유”하면서.

“안돼요. 제가 살게요” 했더니 “난 돈은 필요 없구유, 쪼기 화분 하나만 주면 좋겠는데” 하신다. 할머니는 건너편에 세 들어 사시는데 꽃을 엄청 좋아하신다. “네네~ 드릴게요”하면서

동양란 두 개와 해피트리 한 개를 손수레에 실어 드리니 손사래 치신다.

“이라믄 안돼유 왜 이래유~, 우짜믄 좋디야” 하시며 벙글벙글 웃으신다. 콩을 좋아해 날마다 콩밥을 먹는다. 은유가 놀러와 콩을 세 꼬투리 깠다. 며느리가 끝까지 까서 한 공기 가져가고 뒷마무리까지 해준다. 아~ 부자가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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