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인 “불매운동 영향 점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
소비자 “일상생활에 치밀하게 일본산 침투 놀라워”

전국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용인에도 불매 운동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본이 일방적인 경제보복에 나선지 보름여가 지난 가운데 국내에서는 일본산 불매운동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일본이 목줄을 죄겠다고 나선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용인시가 느끼는 일련의 추세는 남다르다.

이에 맞춰 전국 중소상인 단체도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골목상권까지 불매영향권에 들어간 것이다. <용인시민신문> 특별취재팀이 17~18일 양일간 3개구 중심 상권 현황을 확인한 결과 전국적인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7일 찾은 기흥구 신갈동 일대 상권. 이곳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행정기관, 의료기관, 아파트 단지까지 위치해 상권 밀도가 매우 높다. 인근에는 원도심도 위치해 예년만 못하지만 골목상권도 유지되고 있다. 

20여곳 상점을 확인한 결과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소상인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신갈오거리에서 20평 남짓한 규모의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박철오씨. 슈퍼 어디에도 일본 제품 불매를 알리는 안내문 한 장 찾지 못했다. 주류나 담배 등 잘 알려진 일본산 제품도 평소처럼 전시돼 있었다. 

박씨는 먼저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며 “솔직히 판매를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라며 “최근 일본의 행동을 보면 정말 화가 나 물건을 버리고 싶은데 소비자들이 또 찾는 현실을 외면 못하는 것이 골목상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여건도 비슷했다. 최근 들어 불매 운동이 확산되는 추세에 맞춰 일본산 주류 판매량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판매 중단까지는 하지 못하는 입장인 것이다.

대학이 위치한 강남대학교 일대는 다소 분위기가 달랐다. 소비자들의 일본산 판매 중단 요구가 빈번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상인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대학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이용하시는 분들 중 일본 맥주를 팔고 있다고 지나가는 말로 간혹 하신다. 실제 판매량도 주류 같은 경우는 최근 일주일 동안 20% 가량 줄었다”라며 “아무래도 대학생들이 많다 보니 여론에 민감하다. 판매를 하지 않을 테니 국산품을 더 많이 구매해달로 답하지만 솔직히 마음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10여명의 소비자 중 상당수는 현 정부의 강경대응에 지지의사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불매운동을 하고 싶지만 정작 일본 제품이 일상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듯 해 아쉽단다. 

기흥구에서 만난 40대 한 주부는 “불매 운동이 확산 될 즈음 일본 제품 옷을 구입했었는데 일분 행동에 너무 화가 나 며칠 전 반품했다”라며 “정부의 대응에 적극 지지하기 위해 더 강하게 불매운동을 하고 싶은데 우리 생활에 너무 치밀하게 일본산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산품 애용하는 식당의 하소연= 문제는 애먼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인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흥구에서 일본식 라멘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을 취재부터 심하게 거부 반응을 보일만큼 민감하단다. 

이 상인은 최근 일주일여간 매출 60%가 감소했단다. 특히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질지 몰라 불안하단다.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한 것이다. 

이 상인은 “일본 분위기가 나는 식당은 분명한데 사용하는 식재료는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구입한다. 그나마 일부 일본산 제품이 있긴 하지만 판매량이 적다. 일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충분히 이해하지만 소비자께서 조금만 더 식당 여건을 이해하셨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대형 여행사가 아닌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 역시 타격이 만만치 않는 분위기다. 수지구청 인근에 위치한 한 여행사 대표는 “동네 장사를 하는 입장이라 가까운 일본에 대한 문의가 많다. 평소 하루 서너건 들어오던 문의가 이번 (일본 불매)여파로 2일간 1건 들어왔다”라며 조속한 해결이 시급하다는 말했다. 

이달 말 일본으로 예정된 가족여행을 포기했다는 최가현씨는 “지금 일본 정부를 비롯해 일본 기업들도 우리 국민을 조롱하고 무시하고 있는데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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