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던가! 이름은 봄이라 했는데 한겨울의 냉기가 온 뜨락에 가득하다. 화폭 안에 옅은 핑크(brilliant pink)의 작약(peony)을 가득가득 그리며 봄을 부른다. 새벽 4시, 혹은 새벽 5시부터가 나와 화폭의 만남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신께서 우리에게 축복처럼 내리신 아름다운 꽃과 유년시절 엄마의 향내가 배인 조각보, 골무, 그리고 복주머니들과 배치하다 보면 어느새 향기로운 아침이 나의 주변을 감싼다. 마음 안의 미세먼지도 걷어내고 만지면 작약의 보드라운 감촉과 향기가 나의 공간 안에 가득 퍼져올 듯한 그런 아침을 맞는다.
김영란(용인미협 부지부장, 수수꽃다리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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