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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건강
  • 허준영(작은씨앗도서관 관장, 마을 수제맥주학교 강사
  • 승인 2018.07.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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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마시는 맥주 1리터가 아내를 과부로 만들지 않는다’ -체코 격언

맥주 강국인 체코의 격언은 좀 과하다 싶을지 모르나 잘 만든 맥주는 가히 건강에 좋은 약주라 할만하다. 제대로 된 양조 방법과 양질의 재료로 정성껏 만든 맥주에는 다량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돼 있어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 물론 적당한 음주량과 함께 먹는 안주와 기타 생활 습관이 뒷받침 돼줘야 하지만 맥주 그 자체만 본다면 좋은 음식이 가져야 할 양질의 음료임에는 틀림없다.

현대 의학이 발달하기 오래전부터 맥주는 인종과 지역을 넘어서 건강을 지켜주는 신의 선물이었다. 우리나라야 물이 좋은 나라이기에 필요를 못 느끼지만 식수로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물보다 차라리 맥주가 더 안전한 음료로 여겨졌다. 심지어 고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항생제 기능을 하는 특별한 맥주를 양조해 먹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을 정도이다. 이런 특별한 맥주는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맥주에 들어있는 비타민B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고, 수용성 섬유질은 신체의 기관에 좋은 영향을 준다. 또한 맥주에 들어있는 미네랄 실리콘 성분은 뼈의 결합 조직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준다. 비교적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맥주에는 소화 실리콘이 다량 함유돼 있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맥주 효모를 거르지 않은 대부분의 수제 맥주는 이 효모로 인해 더 특별한 건강 음료가 된다. 최근에는 맥주 효모를 따로 건조해 분말 형태로 섭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만큼 맥주 효모가 각광을 받고 있다. 맥주 효모에는 단백질 함량이 41% 정도로 높으며 비오틴, 셀레늄과 각종 미네랄 함량이 높다. 특히 비타민B의 함량은 토마토의 44배, B3는 양파의 100배, B6는 귀리의 32배나 들어있다. 이런 핵심 성분 외에도 엽산, 베타글루칸, 마그네슘, 칼륨, 판톤텐산, 나이아신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어 천연 종합 영양제와 같은 효능을 챙길 수 있다. 이렇게 영양 성분이 뛰어난 음료이기에 수도원에서는 사순절이나 고난 주일 같은 금식 기간에는 맥주를 마시는 전통이 있다.

금식 기간에도 평상시과 같은 강도의 노동을 하니 수도사들에게 맥주가 없으면 금식을 지키기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수도원에서의 맥주와 기도는 금식기간의 상징물처럼 여겨졌다. 이로 인해 소위 트라피스트 맥주라는 것이 생겨났다. 수도원마다 저마다의 레시피로 만든 수도원 맥주는 지금도 유럽의 유명 맥주에서 빠질 수 없는 고급 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사들 뿐 아니라 채식주의자들에게도 채식으로 인한 영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필요한 단백질과 미네랄을 공급해 주는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단 나무통에서 숙성하는 캐스크 에일의 경우 동물성 성분이 함유되는 경우가 있어서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은 피하고 있기도 하다.

과거 19세기 중반 이전에는 유럽 대부분의 빵공장들은 맥주 양조장 옆에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맥주를 만들고 남은 맥주 효모를 빵 발효 효모로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요즘처럼 드라이 이스트 등의 효모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빵 발효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양조하고 남은 맥주 효모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맥주 효모를 이용해서 호밀로 만든 로겐브로트나 폴콘브로트 등의 독일 빵은 담백하면서도 투박한 맛과 영양으로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건강빵인 천연효모빵의 원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맥주는 고대로부터 건강을 위한 식품으로 변함없이 내려오고 있다. 유통되는 대부분의 공장 맥주는 변질의 위험 때문에 효모를 걸러낸 맥주이니 기왕이면 수제 맥주로 건강을 챙기며 맥주를 즐기면 좋을 듯하다.

 

허준영(작은씨앗도서관 관장, 마을 수제맥주학교 강사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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