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해도 소용없다는 패배감,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불안해진 노동, 아동학대와 데이트 폭력, 묻지마 살인까지…. ‘도대체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까지 각박해진 걸까?’ ‘내 삶은 왜 이렇게 찌질 한 걸까?’
‘사회’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어쭙잖은 위로나 훈계보다 좀 더 나은 실마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 실마리를 지렛대 삼아 삶에 대한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할 수 있길 바라며 느티나무도서관 사서들이 ‘사회를 담는 컬렉션’에 포함된 자료 중 몇 권을 골라 소개합니다. /편집자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읽다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 이영준, 임태훈, 홍성욱 (반비)

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친다. 스마폰 없이 하루도 못 버티는 삶을 살지만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 앞에 우리는 점점 수동적인 소비자가 되어가고 있다. 기술만능주의와 기술혐오를 넘어 기술과 사회를 보는 눈을 기르도록 디지털 비평, 기계비평, 적정기술 나누어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파울 페르하에허, 장혜경 역

사회가 신자유주의 시스템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으며,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정신, 나아가 정체성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핀다. 개인의 위험을 온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보기보다 사회가 나눠가져야 할 몫으로 보고 세상의 행복을 위한 노력이 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만화책 『아 지갑놓고 왔다』 미역의효능 (새잎)

아홉 살에 교통사고로 죽은 딸 노루와 홀로 남겨진 엄마 선희의 이별 이야기가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전개된다. 성폭력, 낙태, 정신질환, 미혼모의 삶까지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독특한 그림으로 풀어낸 만화책이다. 심리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작가의 이력 덕분인지 무겁고 불편한 이야기는 피하고 싶기 마련인데 그 이야기들을 끝까지 놓지 않고 마주보게 하는 힘이 있다. 만화가 주는 묵직한 여운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헌법 사용 설명서』 조유진 (이학사)

제헌헌법, 대의민주주의 등 우리가 헌법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기존의 생각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 우리의 주권문서인 헌법 사용 설명서를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과학 인문학으로의 초대』 노에 게이치, 이인호 역 (오아시스)

세상을 변화시키는 요인 중에 기계와 과학의 발전이 크게 작용한다. 역사, 철학, 사회학의 관점을 통해 과학사의 중요사건이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과학과 세상이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표의 이유』 이영롱 지음 (서해문집)

조직의 틀에서 자발적으로 튕겨져 나온 30~40대, 11명을 심층 인터뷰한 책이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삶의 방향 전환이라는 주제 외에도 X세대라는 키워드로 엮여 있다. 문화와 소비, 구분과 단절이라는 사회적 성장배경을 공유한 이들을 통해 이 시대 노동 현실을 사회학적으로 해부하고 있다.
 

그림책 『누가 진짜 나일까? 』 다비드 칼리 글,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나선희 역(책빛)

넘쳐나는 일 때문에 삶을 돌보지 못한다? 고민하는 자비에를 위한 사장의 선물, 복제인간! 이제 물고기 밥 주는 것도, 어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하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오직 일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문득, 나의 일상을 차지한 복제인간이 진짜처럼 보였다. 노동, 소외, 행복을 키워드로 노동의 의미, 삶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일상 속 비일상이 된 내 사람들, 다시 천천히 바라볼 시간

느티나무도서관은 올 한 해 가족, 마을, 직장, 시장 등 ‘일상 속 민주주의’를 주제로 마을포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일 <가족, 연애에서 민주주의라고요?>를 주제로 열었던 마을포럼에서 레퍼런스패널(Reference Panel)들이 소개한 자료를 골라보았습니다. 바쁜 일상을 늘 함께해 왔지만, 오히려 그 탓에 오롯이 바라보지 못했던 나와 내 가족들. 한 발짝 물러서 바라볼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남자를 포기한 여자들이 사는 집』 카린 랑베르 지음, 류재화 옮김 (레드스톤)

벨기에 신인 소설상 수상작,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공통점이라곤 성별밖에 없는 다섯 여자가 모여 사는 한 저택. 배관공조차도 남자라면 들어올 수 없는 금남의 구역, 그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남자 없는 인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사랑이 결핍된 한 여자가 새로 이사를 오며 그들의 일상도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아빠 노릇의 과학』 폴 레이번, 강대은 역 (현암사)
 
저자 폴 레이번은 다섯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이자 과학저널리스트. 최신 과학이 밝혀낸 사실들을 통해 ‘아버지’란 누구인지 풀어낸다. 아이에게 아버지가 어떤 존재인지, 남성에게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수정 이전부터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살펴나간다. 이 책의 원제는 “Do Fathers Matter?(아빠는 중요할까?)” 라는 점에 주목할 수도 있겠다.

『엄마도 아프다』 나임윤경 외 (이후)
 
‘좋은 엄마 되기’의 딜레마. 한국사회의 엄마는 출산, 육아, 교육까지 아이가 자라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돌보고 있지만, 아이들과 사회는 정작 그런 엄마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다. 나임윤경을 비롯한 7명의 학자들이 지금의 엄마들이 어디로 가야할지 묻고, 아이들 스스로 삶을 기획하고 살아갈 힘을 키워주는 ‘사회적인 엄마 노릇’을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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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담는 컬렉션이란

느티나무도서관에서는 나는 왜 이 일을 계속 하는가, 내가 살 집은 어디에?,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죽음의 자기결정권, 데이트폭력은 사랑 싸움이 아니다 등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와 질문 가운데 주제를 정해 무뎌진 삶에 물음표를 던지고, 낯익은 것들에 다른 시선으로 말을 거는 자료를 찾아 꾸준히 컬렉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책의 미로에서 길을 찾기 어렵다면 느티나무도서관 홈페이지 > 새책&컬렉션에 들러보시길! 다양한 컬렉션과 그 내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https://goo.gl/NhRPh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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