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가치 좋은 기업 발굴은 어려워

#디스커버리 등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업체 에프앤에프(F&F) 주식을 약 2000원에 매수해 일 년쯤 지난 뒤 6000원 정도에 처분했다.
#건설회사 아이에스동서 주식을 6000원대에 사들여 8만원대에 매도했다. 투자수익률 10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김봉수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교수의 투자사례 가운데 일부다. 김 교수는 2005년 4억 원으로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해 종목마다 3~10여 배의 수익을 거뒀고, 10여 년이 지난 현재 운용자산을 500억원 이상으로 불렸다.
김 교수의 투자비법은 간단하다. 싸게 산 뒤 주가가 올라 비싸졌을 때 파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각 단계마다 매우 어려운 원칙이다. 싸게 사는 첫 단계가 특히 만만치 않다. 주식을 싸게 산다는 말은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는 것을 가리킨다. 저평가된 주식은 내재가치에 비해 시장가치가 낮은 종목을 뜻한다.

◇‘싼 주식’이란 무엇인가= 내재가치를 가늠하는 데에는 두 가지가 고려된다. 현재의 순자산가치와 미래의 수익력을 평가한 수익가치다.

‘순자산가치’는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금액이고 기업을 청산할 때 주주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액수다. 따라서 순자산가치는 내재가치를 추정할 지표 중 하나로 삼을 수 있다. 순자산가치가 실제로는 공표된 규모보다 더 작거나 작아질 경우도 있다. 우선 주당순자산가치가 매출채권, 미수금,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 등으로 부풀려졌을 수 있다. 또 순자산가치는 과거 실적을 반영해 작성한 재무상태표로 계산하는데, 현재나 가까운 기간에 큰 손실이 날 게 확실하다면 이익잉여금이 줄고 순자산가치가 감소할 것이다.

순자산가치는 주가와 비교해 해당 종목의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어느 기업의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보다 낮다면, 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미만이라면 시장가치가 낮다고 여겨진다. 이 때에는 시장가치가 상승하리라고 기대된다.

기업은 생물이다. 기업은 생물처럼 성장·수축하고 기업의 내재가치도 변한다. 기업의 내재가치는 주당순자산가치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현재와 미래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이후 벌어질 변화를 위주로 내재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이 수익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수익력을 바탕으로 예상하는 수익가치는 기업의 장차 순이익 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계산한다. 기업이 앞으로 순이익을 얼마나 낼지 예측하는 일은 순자산가치를 평가하는 것보다 제각각이기 마련이다. 전망하기 나름인 변수가 많아 전망치가 폭넓게 나온다는 말이다.

내재가치는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평균한 금액’이라는 설명이 있다. 그러나 이보다 ‘내재가치는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사이에 있거나 두 값의 언저리에 있을 것’이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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