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는 보기 드물게 대를 이은 가업으로 2대째 운영되고 있는 갈비집 ‘옛고향촌’(대표 박승식·031-283-7788). 민속촌 인근에 위치, 관광시설지정업소로 낮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궁중요리와 대가집 음식의 비법을 전수 받은 어머니 안금자(64)씨가 지난 76년에 가게를 인수, 아들 박씨에게 대물림해 26년간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연륜이 묻어나는 대가집의 한옥을 연상시키는 실내 인테리어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음식맛 역시 투박한 감칠맛을 낸다. 경영에서는 은퇴했지만 어머니 안씨가 손수 재료 선정에서부터 손님상에 나가는 음식까지 일체의 절차를 일일이 챙기고 있다. 이 집 음식은 천연조미료에 직접 담근 장을 사용, 한국적인 맛을 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

주메뉴인 갈비는 간장에 재는 일반 조리법이 아닌, 소금에 간을 한 수원갈비의 맛을 재현하고 있다. 수원갈비는 크고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 갈비 맛의 진수를 보여 주는데 손색이 없을 만큼 감칠맛을 낸다. 또, 점심메뉴의 하나로 외국인들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돌솥비빔밥을 그들의 입맛에 맞게 개발,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가 한국관광의 해이기도 하고 외국인 손님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 한국적인 기품을 잃지 않으면서 누구의 입맛에도 맞는 대중적인 맛을 개발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승식 사장(38)은 세계적인 맛을 찾기 위해 외국에서 열리는 음식박람회에도 여러 번 다녀왔다.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김치의 맛을 대중화시켜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발효를 위해 김치에 들어가는 젓갈의 맛을 외국인들은 역겨워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 또, 먹는 사람의 기호를 무시하고 온갖 반찬으로 한 상을 잔뜩 채우는 상차림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박사장은 음식점 운영의 기본으로 맛과 청결, 친절도를 꼽았다. 이것은 이 식당이 내세우고 있는 자랑거리기도 하다.

6년전부터 식당 경영을 도맡아 오고 있는 박승식 사장의 전공은 의외로 신학. 30을 넘길 때까지 공부했던 학문을 버려두고 식당일에 나서게 되기까지 부모님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2,3년 간을 주방에서 설거지며 허드렛일을 묵묵히 해낸 끝에 가업을 잇게 됐다.

“일본의 유능한 인재들이 가업을 잇기 위해 작은 식당에 들어가 국물맛 하나에 목숨 거는 것과는 달리 음식장사 해서 돈 좀 벌었다 싶으면 금방 문 닫고 마는 것이 우리 풍토입니다”

박승식 사장은 음식을 파는데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요즘 음식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여기에는 손님으로 왔던 한 일본인 사학자의 질문이 도전이 됐다. 김치의 유래를 묻는 그에게 답변하지 못해 쩔쩔맸다는 그는 지금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을 홍보할 수 있을 만큼 전통 음식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그런 박사장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갈비맛을 충분히 보여줄 수 없다는 것. 서울에 숙소를 정한 관광객들이 주로 고기류의 음식은 숙소 근처에서 먹기 때문이다. 박사장은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용인지역에도 이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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