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종말처리장 건립을 둘러싼 주민과 시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수지읍 죽전리 주민 700여명(경찰 집계)은 지난 20일 시청에서 집회를 갖고 시가 추진하고 있는 하수종말처리장 건립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다.

동성 대우 대진 길훈아파트 등 10개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죽전 하수종말처리장 건립 반대투쟁연합회(회장 장종국)’은 이 날 집회를 통해 “시가 주민들과 관련 행전기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5만톤이나 되는 대규모 용량의 하수처리시설을 죽전지구에 건립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독선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철회를 주장했다.

주민들은 “왜 하필 주거상업중심지역인 죽전에 대형 하수처리시설을 만들려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면서 “토지공사에서 택지개발 당시 승인받은대로 2만톤 용량의 시설을 당초의 부지에 건립하든지 통합처리가 필요하면 주거외곽 지역인 철도차량기지 3만5000㎡에 건립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반대투쟁 연합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환경부 지침에 보면 하수처리장 설치는 지천물이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 한 곳에 통합 처리하지 말고 민원발생이 되지 않는 곳에 분산처리하라고 명시돼 있다”면서 “경기도에서조차 검토 반려를 지시했음에도 시가 무리하게 계획을 시행하려는데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에서는 철도차량기지에 부지를 선정할 경우 하수관망의 혼선으로 하수량 배분이 어려워 운영이 곤란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죽전 하수처리장에 쾌적한 공원을 만들 수 있는 능력 정도면 그같은 문제는 왜 해결하지 못하느냐”며 “주민들의 요구는 결코 님비가 아니며 선심행정으로 주민을 현혹시키는 시를 믿을 수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하수종말처리시설 계획안은 현재 시에서 환경부에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 시는 2006년까지 서북부지역 6개, 동북부지역 4개, 서남부지역 3개, 동남부지역 2개 등 모두 15개의 하수처리장 건립 계획안을 갖춰 놓
고 있다.

그러나, 2년전 기흥하수종말처리장 건립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현재 유보 상태에 있으며 이번 수지 죽전 주민들과도 마찰을 일으켜 향후 하수시설에 대한 시의 입장과 방향 설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죽전 주민들은 오는 27일 과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며 하수종말처리시설건립 계획 백지화를 끝내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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