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현대그룹 전명예회장의 유족들이 고인의 묘를 구성읍 마북리로 이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지난 26일 정식으로 용인시에 사설(종중)묘지 조성 신청을 냈다가 사흘만인 30일 돌연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영결식 이전인 23일에도 용인시에 묘역 조성 의사를 표명해 왔으나 최종 장지는 하남시 창우동 선영으로 정했었다.

정 전회장의 묘 이장과 함께 종중묘역 조성 신청을 하게 된데 대해서는 하남시 선산 인근이 그린벨트로 지정, 더 이상의 묘역 조성이 어려워 남은 가족들을 위한 가족묘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도 묘역 조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신청을 받아들였으나 정몽구 회장이 갑작스럽게 신청을 취소하게 된 것은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그룹에 대한 국민여론을 의식, 재정 압박을 겪고 있는 정씨 일가가 종중묘역 조성으로 인해 언론의 지탄을 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몽구 회장이 신청한 부지는 정 전회장의 장남인 몽필씨의 묘가 있는 곳으로 마북리 산1-1번지 현대중앙연구소내 후면 임야 990㎡에 이르고 있다. 이 곳에 정씨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부지의 면적은 109만㎡에 달한다.

하남시 선산은 3000평 규모에 이르나 현재 가족묘역은 100평 남짓하게 조성돼 있다. 정 전회장 생전에 이미 가묘를 조성해 놓아 유족들은 25일 영결식을 갖고 우선 이 곳에 고인의 유해를 안장한 후 이장 추진 작업을 서둘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씨 일가의 새로운 종중묘지 조성에 대한 계획은 일단 백지화됐지만 정 전회장의 미망인 변중석(81)여사가 12년째 중환으로 투병중에 있어 마북리는 여전히 묘역 후보지로서의 여지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곳은 풍수지리적으로도 이미 지관들에게 명당자리라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정씨 일가의 새로운 종중묘지 추진 작업은 차후에라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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