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도쿄에 눈이 8센티미터가량 내려 지하철이 언덕을 넘지 못하고 정차하는 일이 있었다.

다양한 전자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멀티탭
다양한 전자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멀티탭

승객들은 눈 오는 상황에서 대기하다 철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다음 역으로 걸어가야 했다. 도쿄는 겨울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적이 거의 없어서 눈이 오는 일도 드물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겪어보지 않은 일로 당황하고 불편을 겪었다. 어떤 곳에서는 그것이 불편을 넘어 삶을 힘겹게 하고 있다. 이제 지구상 어디에서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이 되었다.

산업화 이후, 우리나라 겨울과 여름이 20일 정도씩 늘어났다. 봄과 가을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우리나라도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우리는 항상 미래를 생각하고 조금씩 행동해야 한다.

필자가 글을 쓰는 동안 집에선 세탁기가 돌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전기를 쓰고 있고, 냉장고 2대(김치냉장고 포함), 충전 중인 스마트폰, 청소기, 거북이 어항의 여과기가 작동한다.

글을 쓰는 시점에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TV 모니터와 전자레인지, 프린터, 전자피아노가 콘센트에 연결되어 있다. 방금 에어컨 플러그를 빼고 왔다. 여름이 한참 전에 지났는데 이제야.

필자는 최근에서야 콘센트에서 에어컨 플러그를 뺐다.
필자는 최근에서야 콘센트에서 에어컨 플러그를 뺐다.

필자의 오랜 에너지 절약 실천 중 하나는 압력밥솥을 쓰는 것이다. 결혼 초, 전기밥솥이 있었지만 전기밥솥이 ‘전기 먹는 하마’라는 것을 알고 새 전기밥솥을 친정에 가져다드리고 바로 압력밥솥을 샀다.

요즘에는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이 좋은 밥솥 제품이 많다. 가전제품이 인테리어에 이용되는 등 기능적, 미적으로 예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압력밥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거의 없다. 또한 맛있는 밥 짓기라는 한가지 기능으로 가장 똑똑한 제품이다.

기능이 많은 전기밥솥을 보면 기능을 다 써봐야겠다는 생각보다 ‘저거 다 써보지 못하고 고장 날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든다. 기능이 많은 전자제품은 고장도 잘 날 것 같아 필자는 압력밥솥을 계속 쓸 것 같다.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 꼼꼼하게 확인을 해본 적 없이 그저 ‘이렇게 하세요’ 하는 것을 단발적으로 행동했다. 아파트 관리비를 보면서 같은 평수의 에너지소비와 우리집 에너지소비를 비교하며 위안을 삼았다.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것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우리 삶에 첫 번째 순위로 생각하고 매 순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필자의 커다란 숙제라고 한다면 분리배출이다. 가장 기본적인 생활 양식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렵다. 귀찮을 때에는 눈 딱 감고 일반쓰레기봉투에 모두 우겨넣을 때가 있다. 이제라도 잘 해보자.

남편이 설 선물로 회사에서 받아온 선물상자를 열자 여러 가지 상품이 과대포장 없이 가득 차있었다. 종이로 분리하는 상자만 하나 나왔다. 포장 쓰레기가 거의 없어 받는 맘이 너무 편하고 기뻤다.

명절을 보내고 아파트 분리 배출하는 날,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나올까? 많은 사람이 많은 양에 놀랄 것이다. 하지만 또 일상으로 돌아간다. 매번 놀라는 일이 지나고 나면 없던 일처럼 된다. 필자 또한 그렇다. 분리배출은 우리가 하지만 과대포장은 기업에서 만든다.

기업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어 상품을 만들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기호가 바뀌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더 많이 바뀔 것이다. 기업이 바뀌면 우리 시선과 행동도 더 많이 바뀔 것이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