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사무국 여직원에 막말…사과 요구엔 “그런 말 한 적 없어”
해당 직원, 의장에 의원 윤리강령 위반 제소 요청

용인시의회 김운봉 부의장(보라·동백3·상하동)이 의회사무국 여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데 이어 이를 문제 제기한 해당 직원과 또 다른 마찰을 빚고 있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뿐 아니라 의회 내부에서도 격앙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성희롱 발언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용인특례시의회 김운봉 의원./사진 출처 용인특례시의회.
성희롱 발언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용인특례시의회 김운봉 의원./사진 출처 용인특례시의회.

의회사무국 등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김 부의장은 지난해 12월 5일 의회사무국 직원 A씨에게 동료 직원 B씨에 대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김 부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부의장은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 부의장을 찾은 B씨 관계자와 폭력 사태까지 일어났다는 주장뿐 아니라 김 부의장 문제 발언을 들었다는 직원 A씨에게 사건 무마를 요구하는 발언까지 이어진 정황이 나오고 있어 사실로 밝혀지면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B씨는 시의회에 김 부의장을 ‘의원 윤리강령 위반’으로 제소를 요구한 데 이어 형사고소까지 준비 중인 상태다.

◇‘터질 것이 터졌다’ 민의의 전당 현주소 질타= 의회 내외부에서도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바라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용인시의회 다선 의원은 “현재 파악되기로는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 상당 부분이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안다”라며 “동료의원으로서 안타깝지만 그냥 넘길 상황은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 지역구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상하동에 거주하는 전 모(45) 씨는 “사실 여부를 정확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현재 나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상당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의원은 주민을 대신해 일하는 것인 만큼 행동과 말에 정말 신중해야 하는 데 기본적인 사고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인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여성의원을 중심으로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김운봉 부의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전화 및 문자를 남겼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고 한탄하고 있다. 의원 간 만연화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기자가 의회 취재 현장에서도 막말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의회 일정 중 정당 간 갈등이 생기면 의원 간 막말도 이어지기도 했다.

한 다선 의원은 “초선 당시 다선 의원에게 상당히 모멸감을 느끼는 말을 들었다. 선배이자 동료의원이라 참고 넘겼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상당히 불쾌하다”라며 “지금까지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서로 존중하는 의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 “낯부끄럽다”= 이번 김 부의장 사태를 두고 항간에는 상당히 낯부끄러운 소문이 돌고 있다. 전현직 의원 간 폭력 사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특례시의회 이미지가 실추된 낯부끄러운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수지구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용인시가 대도시가 된 만큼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의회도 마찬가지”라며 “최근 들리는 일부 행태를 보면 의회가 용인시민에게 불쾌감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듯하다”라고 지적했다.

기흥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도 “소문을 들었는데 정말 참담하다. 시민을 대표해서 일하는 의원이 시민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라며 “자체적으로 더 엄격한 잣대를 갖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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