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조 기자
임영조 기자

2023년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용인시민신문>에 실릴 올 한해 주요 기사를 정리해 보니 역시 다사다난했습니다. 올해 시작부터 기쁜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처인구에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오고, 3년여 동안 우리 일상을 옥죄어 온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용인시 본예산 3조 원 시대를 보냈으며, 한여름에는 5천여 명의 외국인 손님이 용인을 찾았습니다.

인구는 꾸준히 늘어 대도시 위상은 더해졌습니다. 용인시가 더 용인시다워진 것입니다. 하지만 용인 어느 한 곳은 원래 모습은 고사하고 소멸을 우려해야 할 판입니다.

처인구 반도체 관련 개발부지 지역입니다. 이동읍이 그렇고, 남사읍이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변화는 그저 모양만 바뀌는 것일 뿐이라고 하지만 이동읍은 외형뿐 아니라 구성원은 물론이고 기반 시설까지 속 깊이 변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눈여겨본 것은 일상 회복입니다. 코로나19 4년 차를 맞은 2023년 우리 일상은 어땠는지를 봤습니다. 연초 한창 추울 때는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 표정 절반 이상은 마스크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인구 110만 대도시에서 취재 목적으로 만난 사람중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만나는 사람 대부분은 용인이란 공간적 공통 분모를 빼면 타인일 뿐이었습니다. 표정마저 제대로 읽히지 않으니 다가가는 것 역시 난해했습니다.

봄이 되고 곳곳에서 일상 회복 기지개가 일기 시작하니 당장 바빠진 것이 전화기였습니다. 3년여 만에 행사한다고 취재 요청을 해왔고, 또 간만에 얼굴 한번 보자고 안부를 묻기도 했습니다.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은 점점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상권이었습니다. 제법 늦은 시간인데도 거리가 붐볐습니다. 반면 골목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있었던 배달용 오토바이는 속속 자취를 감췄습니다.

본격적인 더위 시작은 처인구 한 놀이동산에 있는 동물원에서 다소 포근하게 알려졌습니다. 판다 소식입니다.

성장 소식이 영상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지금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서도 인기가 제법 있다고 합니다. 그의 언니는 올해 겨울을 한국에서 보낸 뒤 내년 중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애초 가을이면 코로나19에서 완연히 벗어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물론 감염병은 종식되지 않겠지만 말 그대로 위드 코로나시대에서 잘 적응해 살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외형상 그랬습니다. 누구도 감염병의 감염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며, <용인시민신문>에서도 더 이상 감염 현황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상 회복은 되지 않았습니다. 팬데믹 3년간 일상은 본질적으로 변했습니다.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는 무의미 했습니다. 코로나19는 시대 변화를 앞당긴 셈입니다. 아쉽게도 그 변화는 희망적이지 못합니다.

만나는 사람들 입에서는 지금이 더 힘들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빈말이라고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느 계절이 그러하듯 겨울도 갑작스레 찾아왔습니다. 용인시가 겨울 채비를 한창 했으며, 시민들 역시 사랑을 담은 나눔을 이어갔습니다. 인구는 크게 늘었다는데 당장 거리에서 만나는 시민은 더 준 듯했습니다. 추위 탓이라 여겨보지만 꼭 그게 다는 아닌가 봅니다.

2023년 막바지입니다. 1년간 눈여겨본 사람 표정은 예상보다 힘들었다는 것을 말하는 듯했습니다. 내년에 거리에서 만난 사람 표정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변화가 필요할 때인데 동력을 어디서 찾을까요. 시민 일상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동력 말입니다. 전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푸바오 이름은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2024년도 봄이면 막연한 기대를 할 것이며, 더워지면 집중호우를 걱정할 겁니다. 가을이면 또 겨울을 준비하고, 겨울이 되면 추위를 걱정할 겁니다.

우리 일상이며 용인이란 공동체가 1년을 보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년에는 용인이 용인답게 만들어질 변화 조건을 선거만이 아닌, 행정만이 아닌, 절절한 서민 삶이 녹아 있는 일상에서 ‘푸바오’를 찾길 바랍니다. 2023년 한해 참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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