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조 기자
임영조 기자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 있습니다. ‘사랑의 열차 이어달리기’입니다. 4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진행됩니다.

목표금액은 64일간 12억 원입니다. 목표 대비 1% 1천 200만 원을 달성하면 온도가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은 시청 로비 1층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목표금액은 정해뒀지만 매년 이래저래 손길을 내민 시민 마음은 넘쳐났습니다. 그저 목표액은 수치에 불과했습니다. 내년 2월쯤 분명 시는 보도자료를 낼 것입니다. 시민 관심과 사랑이 넘쳐난 한해라고 말입니다. 참 듣기 좋은 소식임이 틀림없습니다.

2023년 마지막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주변을 살피다 보면 2024년이 와 있을 겁니다. 남은 시간 챙겨야 할 것도, 풀어야 할 것도 많을 겁니다. 너무 많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해야 한다면 주변에 얼마나 관심을 뒀냐는 것 아닐까요.

오래전 맹자는 군자삼락이라고 했습니다. 성인이 가지는 3가지 즐거움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건강과 부끄러움 없는 삶, 그리고 훌륭한 인재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인생의 즐거움은 단시간에 성취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어땠습니까. 올해 얼마큼의 즐거움을 안고 살았습니까. 주변 분위기만 살피면 즐거움은 우리 일상에 그리 많이 스며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인류란 지극히 이기적이라 자신의 삶이 즐겁지 못하면 타인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못한 것 역시 사실입니다. 인류가 유지되는 데 있어 이웃은 절대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민겨?’는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결과물은 공동체입니다.

어느 한 명문가는 어려운 시절 남의 땅을 취하지 말라는 것을 가훈으로 정해뒀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공동체’는 경제력이나 무력으로 극복해야 대상이 아닌 자기 스스로가 포함된 ‘무리’니, 건강하고 굳건한 공동체는 곧 자기 자신을 지켜주는 큰 안전장치인 것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역사상 참 많은 난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난세는 곧 공동체 파괴로 이어지며, 자기 자신조차 건사하기 힘든 시절을 겪었으니 오죽하면 ‘대한민국 국민은 국난 극복이 취미’라는 웃고 넘기기에는 서글픈 표현까지 생겼을까요.

용인은 어떤가요. 공동체는 안녕할까요. 최근 처인구 이동읍에 거주하는 한 시민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이동읍 절반 이상이 대규모 개발사업에 파헤쳐지는 중이라고 합니다. 향후 인구는 이전보다 수배 이상 증가하지만 정작 기존에 있던 공동체는 사라지는 중이라고 말입니다.

상황이 이럴진대 답답함 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무기력하다고 하소연한 것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올해가 저물고 사랑의 열차마저 그 종착지에 도착할 즈음. 우리는 용인시에 퍼진 훈훈한 소식에 기분 좋아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뿌듯함을 느낄 것이며, 어떤 이는 아쉬움과 미안해하겠지요.

시민은 또 시나브로 공동체에 스며들어 다시 일상을 보낼 것입니다. 스스로가 공동체 한 부분인 것을 잘 알지 못하며, 또 작은 도움이 결국은 자기를 위한 것인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말입니다.

2023년 마무리 시점입니다. 고단한 한해임이 틀림없었습니다. 내년은 더 고단할 것이라는 진단은 지금 경제 여건 등 자료를 꼼꼼하게 살피면 막연한 공포 수준을 넘어서 보입니다. 110만 용인시 근간은 ‘이웃과 함께하는 나’, ‘공동체’입니다.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민겨? 용인에서도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요. 옆에 있어야 할 이웃이 하나둘 외로워하다 힘겨워하다 결국 떠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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