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반도체 산단·공공주택 발전 기회
이동읍 등 수용 대상 주민·기업 대책 강조
“선출직 뽑았으면 부려 먹어야” 당부

한해 용인시 살림과 행정을 살펴보고, 새해 예산안을 결정하는 용인시의회 제2차 정례회가 15일 31일간 일정을 마무리한다.

각자 자리에서 집행부와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강조한 윤원균 의장으로부터 지난 17개월에 대한 소회와 시의회 현안, 남은 임기 동안 해나갈 계획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윤원균 의장과 일문일답.

윤원균 의장이 전반기 의장 임기 7개월을 앞둔 소회를 밝히고 있다.
윤원균 의장이 전반기 의장 임기 7개월을 앞둔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전반기 의장 임기 7개월을 앞둔 소회.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던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이 완화되면서 오랫동안 닫힌 생활을 했던 시민들과 각종 행사와 축제 등에서 만나 인사하고 소통하며 지내왔다.

경기도체육대회가 용인시에서 처음으로 열려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노력했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도 있었다. 의회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제도로 정책지원관 16명을 채용해 소통하며 의원 의정활동을 보조할 수 있게 노력했다.

무엇보다 32명의 의원들과 소통과 협치를 통해 시민만 바라보고 의정 활동을 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 남은 7개월도 같은 마음으로 마무리 잘하도록 노력하겠다.”

행정사무감사가 끝났는데, 의회의 행정사무감사는 어떤 의미인가?

“행정사무감사 하면 집행부에서 볼 때 한두 시간 의회에 가서 질타 받고 야단 맞고 시간이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9대 전반기 의회는 행정사무감사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집행부가 놓쳤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의회와 소통을 통해서 개선하며 그 결과는 시민들한테 양질의 행정 서비스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지난해 각 상임위에서 행정감사 우수 부서를 선정해서 의장 표창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행정사무감사는 바로 이어지는 내년 본 예산 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이자 절차라고 생각한다.”

지방정부의 예산확보 어려움을 언급하며, 집행부와 의회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용인시도 다른 지방정부와 사정이 비슷한 건가?

“내년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기 불황 등으로 세수가 많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국세뿐만 아니라 지방세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 특성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지자체나 용인특례시나 큰 틀에서는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윤원균 의장(오른쪽)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윤원균 의장(오른쪽)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쓸 곳이 많은 곳이 용인시인데, 결국 합리적인 예산 배분이 중요할 듯하다. 정책 기조나 예산안 편성 기본방향에 대해 아쉬움은 없나?

“지난해 용인특례시 당초 예산이 처음으로 3조를 넘었다. 올해도 긴축 재정을 통해서 3조 2천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긴축 재정 차원에서 시급하거나 시스템 반도체와 관련해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부분, 또 청년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미래를 위한 투자 등에 초점을 맞춰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 하에 예산을 편성한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시민들의 안전과 관련한 예산이나 내년에 마무리해야 되는 여러 가지 사업 예산이 제대로 편성됐는지 점검해 봐야 될 것 같다. 특정 단체에 대한 보조금이나 수당이 과다하게 지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올해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 공공주택지구 지정 등 굵직한 경제 이슈가 많은 해다. 그만큼 기대가 클 듯한데, 걱정되는 점이 있나?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공공주택지구로 용인시에 큰 변화가 있을 걸로 예상된다. 특히 용인시 면적의 78%를 차지하는 처인구에 많은 변화가 있을 텐데, 지역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대 입장에서 보면 여러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용인은 과거부터 도농 복합도시여서 균형 발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이동, 남사, 원삼 지역에 산업단지가 생기면 그만큼 농지가 줄어든다. 농업인 입장에서는 평생을 해오던 업이 갑자기 없어지는 위기에 처해 있다.

그래서 농업정책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 하나는 개발 구역 안에 살고 있는 시민들과 기업들이 산업단지 조성으로 불이익이나 손해는 보지 않아야 한다. 용인시와 국가가 더 신경 써서 봐야 할 부분이다.

어느 지역이든 개발되면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생태계 파괴로 인한 환경 문제와 도로 교통 문제다. 광역교통망을 잘 구축해서 용인시가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집행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용인테크노밸리1·2에 이어 반도체 국가산단, 공공주택지구 등으로 이동읍 주민의 상당수가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다. 국가와 시 차원의 다양한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

“당연히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과 기업에 대한 이주 대책이 먼저 검토되고 선행돼야 한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공시지가가 낮다는 것이다. 농촌 지역은 더욱 그렇다.

감정평가에 의해 보상가가 책정되다 보니 주변 땅값은 많이 오른 상태여서 이 문제를 푸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한다. 시가 정부에 건의해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합의된 부분을 국가에 건의해 관철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특례시의회의장협의회 차원에서 특례시 위상 강화를 위한 지방정부 용어 사용 촉구를 건의했는데, 지방정부란 용어가 중요한가?

“특례시는 인구 100만이 넘은 상태에서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특례시 지정을 받는다. 특례시는 여러 가지 면에서 광역시와 비슷한 수준임에도 재정, 행정 등 권한은 일반 시군과 비슷한 수준이다. 비유하자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지방의회 예산 편성권이나 조직 구성권 등 실질적인 권한을 위해서는 지방의회법이 제정돼야 한다. 국회에 국회법이 있는 것처럼 지방의회도 지방의회법이 있어야 한다.

오랫동안 지방자치단체라는 용어를 써왔는데,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에 종속된 개념으로 보인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국정 방향으로 삼았다면 용어에 대해서도 이젠 종속적인 개념이 아닌 대등한 위치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용어를 통일해야 한다.

법률에서 정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바꿔달라는 요구이자 건의였다. 언젠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윤원균 의장이 남은 임기를 어떻게 보내고자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원균 의장이 남은 임기를 어떻게 보내고자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해가 되면 사실상 선거 정국이 될 듯하다. 시의원들 역시 총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

“여야 모두 정당 조직 체계와 구조상 총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점 말씀 드린다. 다만 총선 정국에서 각자 역할을 하면서도 시의원 본연의 의무와 역할에 소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의원님들 모두 처신과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반기 의장 임기가 7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쉬움은 없나?

“아쉬움은 없다. 전반기 의장을 하면서 의원님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목표를 세운 게 있다. 협치가 무엇인가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정치에 식상해하는 것이 싸우는 정치, 서로 깎아내리거나 보여주기식, 생색내기식 정치인 때문이다.

시민들이 실망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그런 것이다. 시의원들은 생활 정치인으로서 그런 모습을 안 보여주면 좋겠다는 게 제일 간절했다. 협치를 실현해보자는 의지로 32명 여야 의원들은 소통과 협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의회와 집행부 관계에서 시민들이 봤을 때 ‘용인시는 정치인들이 싸우지 않고 제대로 하는 것 같아’라는 이미지만이라도 심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17개월 동안 노력을 많이 해왔다. 개인적으로 뒤를 돌아왔을 때 만족해 아쉬운 점은 별로 없다. 후반기 의장단도 시민들에게 정치인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남은 7개월 어떻게 마무리하고자 하는가?

“앞서 협치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협치는 혼자만 한다고 될 건 아니다. 의원들과 이상일 시장, 공직사회가 모두 노력해야 이뤄지는 게 협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상일 시장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를 전한다.

의원으로서, 또 의장으로서 건전한 견제와 감시 역할은 당연히 할 것이다. 용인시 현안인 반도체 메카가 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의회와 집행부는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정책지원관 제도가 다른 데보다 빨리 정착돼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의회 청사가 비좁아서 새 의회가 출범할 때마다 수억 원씩 들여 리모델링을 하는데, 이를 해소하고자 의회 청사 증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검토 결과 다행히 큰 예산 들이지 않고, 긴 공사 기간이 아니어도 증축하는 방법을 찾아 보완해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10대 의원이 리모델링하느라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없게 9대 임기 내 잘 마무리할 계획이다.

마무리해야 할 사업은 잘 매듭짓고 또 연속성 있는 사업은 후반기 의장단에게 잘 인수인계해서 발전하는 특례시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

“선출직을 뽑아놨으면 잘 부려 먹어 달라. 투표로 뽑아놓고 무관심하면 사회와 정치가 발전하지 못한다.

선출직을 내 손으로 뽑아놨으면 관심을 갖고 내가 필요할 때 불러서 요청하기도 하고, 모르는 것 있으면 와서 보고도 하게 해서 소통할 때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시민들께서 내 지역 시장이 누군지, 도의원과 시의원이 누군지 파악하고 한 번쯤 불러서 1년 동안 뭘 했느냐고 물어봐 주시면 선출직 정치인들은 경각심을 갖고 더 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하면 박수도 쳐주시고 못하면 회초리도 들어달라. 그리고 4년 뒤에 적정한 평가를 해서 우리 동네 일꾼을 뽑는 선거 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부탁드린다.”

대담 함승태 기자·사진 김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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