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전기 사용 자동차 증가하는데 대처에너지원 부족
“일상에서 탄소 줄여야 하는 이유 공유해야”

탄소 중립 시작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에너지 절약이다. 여기에 더해 기존 화석연료를 근간으로 한 에너지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 발굴이다.

산지가 많은 경남 합천군 한 창고 시설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산지가 많은 경남 합천군 한 창고 시설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용인시 에너지 절약 정책은 어떨까. 이에 앞서 용인시가 지난해 2월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적극 행정 우수사례 선정’이라는 보도자료를 살펴보자.

수지구는 2017~2021년 관내 보안등 1681본 중 메탈등 840본을 고효율 LED 보안등으로 교체했다. 그 결과 전력 소비량이 40% 이상 감축됐으나 전기요금은 줄어들지 않았다.

원인 분석에 나선 수지구 건설도로과는 한국전력이 파악하고 있는 보안등의 숫자가 실제와 차이가 나는 데다, LED 보안등으로 교체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임을 확인했다.

수지구는 이에 희망 일자리 사업을 활용, 관내 보안등 1681본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해 각 보안등에 한국전력 고객 번호를 부여받고 LED 보안등 설치를 반영했다. 연 7천6십만 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기존 전기요금 1억 5812만 원보다 44% 줄어든 금액이다.

수지구의 LED 보안등 사례는 처인구와 기흥구 등 다른 공공시설에 설치된 2만여 개의 보안등에도 적용할 수 있어 연간 4억 원 이상의 공공요금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지구 건설도로과가 주도한 보안등 전기요금 현행화 추진 사례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용인시 수지구 한 도로에 경제자족도시 용인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용인시 수지구 한 도로에 경제자족도시 용인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용인시가 적극 행정을 펼쳐 실제 예산을 줄이는 효과뿐 아니라 나아가 친환경 행정을 실현화한다는 부분에서 충분히 시민은 칭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수치를 보면 상황은 다소 달라진다.

용인시 문화복지행정타운 에너지 사용량이다. 용인시 최근 3년간 전기와 수도, 가스 사용량을 보면 2017년 이후 5년여 동안 꾸준히 늘었다. 청사 시설 증축 등 변동 사안을 참작하면 에너지 증가 원인은 충분히 예상된다. 하지만 용인시가 얼마나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는지 상세히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용인시 문화복지행정타운(용인시청을 비롯해 시의회 등 공공기관이 밀집한 처인구 일대)전기, 수도 가스 사용량을 살펴보니 2017년 전기는 736만 2080kWh(킬로와트시) 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856만 999kWh(킬로와트시)로 100만kWh(킬로와트시)이상 늘었다.

수도 사용량은 2020년 5만 3594톤(2017년은 상하수도 사용량으로 기준이 다름)에서 올해 상반기만 5만 4016㎥로 이미 2020년 한 해 사용량을 넘어섰다. 그나마 가스 사용량은 2020년 이후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하지만 올해 9월까지 사용량 35만 1640㎥로 월평균 3만 9천여㎥로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다. 때문에 가스 사용량도 이 상태가 유지되면 지난해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 기흥구 대로를 달리는 자동차.
용인시 기흥구 대로를 달리는 자동차.

◇에너지 소비 또 다른 이면 자동차= 용인시 인구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용인시에 늘어나는 것은 더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차량이다. 차량은 환경 저해 주범이라는 오명을 꾸준히 받고 있다.

때문에 용인시도 매년 운행차 저공해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운행 중인 경유 자동차에 대해 저공해 조치를 지원해 경유차로 인한 대기오염 저감 및 수도권 대기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2017년에는 24억 7천여 만 원을 들여 배출가스 저감 장치 부착, 저공해 엔진 개조, 노후 경유차량 조기 폐차 등 사업을 진행했다. 앞서 2016년 한 해 동안 전체 2395대를 대상으로 44억 원을 더 지출했다. 2021년에도 3089대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문제는 용인시에 등록되는 차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용인시에 등록된 차량이 전부 용인에서 운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증가세다.

경기 통계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으로 수원시는 50만 대를 조금 넘으며, 고양시는 41만 대에 약간 못 미친다. 용인시는 45만대로 인구가 비슷한 고양시보다 다소 큰 수치 차를 보이며 경기도에서 두 번째를 보인다.

하지만 2년 뒤인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상황은 역전됐다. 용인시와 수원시 누리집에 올라온 자동차 등록 현황을 보면 수원시는 지난해 기준 48만 6997대인데 반해 용인시는 50만 대를 넘어섰다. 사실상 경기도 최다수준인 셈이다.

용인시가 차량 등록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는 대중교통이다. 용인시는 수원시나 성남시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처인구는 대중교통 사각지대라 할 만큼 열악한 지역이 많다.

용인시 한 시내 쓰레기 통에 버려진 플라스틱컵에는 일회용 빨대가 꼽혀 있다.
용인시 한 시내 쓰레기 통에 버려진 플라스틱컵에는 일회용 빨대가 꼽혀 있다.

◇쓰레기 없는 ‘용인’ 잘되고 있나= 최근 정부가 환경보호 차원에서 추진해 오던 플라스틱 일회용 빨대 사용 금지 정책을 사실상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그간 추진해 오던 종이 빨대 대처는 무한정 연기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용인에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업체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용인시는 플라스틱 빨대를 다수 사용하는 카페가 상당수 있다.

용인시에 유입되는 관광객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일부 통계자료를 보면 경기도 최다수준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에버랜드 등 민간 놀이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용인 관내를 찾는다는 등호를 성립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용인을 찾는 관광객은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해 월등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기흥구 보정동 등 대학가를 포함 규모화된 시가지를 중심으로 카페 밀집 지역도 상당히 있다. 그만큼 일회용 제품 사용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3년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생 깊숙하게 파고든 배달 문화도 용인시 쓰레기 배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으며, 그 여파는 여전히 남아 있을 만큼 일상화되고 있다.

용인시 관내 생활 쓰레기 발생량을 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1~8월까지 폐기물 발생량은 총 4954톤에 이른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4522톤과 비교해 430톤 늘어난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행정기관은 물론이고 시민도 나서고 있다. 수지구에서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차원에서 진행하는 플라스틱 반대 캠페인인 ‘플라스틱 컵 어택 캠페인’을 진행하는가 하면, 학교나 개별적으로 플로킹(운동하며 쓰레기 줍기)행사도 하고 있다.

◇대체 에너지 생산 가능한가= 일반적으로 화석연료를 대처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풍력과 수력 화력 등을 손꼽는다.

태양광이나 태양열도 일상생활에서 적극 활용될 만큼 상용화됐지만 에너지 흐름을 바꿀만한 변수는 되지 못한다. 용인시는 주변 여건상 풍력과 수력 화력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은 쉽지 않다.

그나마 대규모 산업단지에 설치된 에너지 생산시설이나 산지 등에 설치된 태양광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대처 에너지’로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나마 최근 용인시가 ‘경기도 1호 미니 수소도시’에 선정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수소도시는 처인구 포곡읍 신원리 일원 3300㎡ 부지에 2026년까지 3년간 도비 50억 원을 포함해 총 100억 원을 투입해 만들어지며, 하루 500kg, 연간 182톤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890㎾(킬로와트) 규모의 수소 혼소 발전(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를 혼합하는 방식) 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공모 선정으로 지역 내 안정적이고 저렴한 수소 에너지 보급 환경을 구축하고 수소 혼소 발전을 통한 전력 생산으로 에너지 자립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소도시 선정은 용인시가 대처 에너지 동력 거점을 체계화하는데 발을 디뎠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실제 시는 이번 공모사업을 바탕으로 향후 수소 상용차 보급 활성화와 수소 충전소 구축, 하수슬러지 가스화 등의 후속 사업을 적극 추진해 수소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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