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다르게 따뜻한 가을이 계속되더니 올해 단풍은 유난히 예쁘지 않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그마저도 한차례 비가 내리고 모두 땅바닥 신세가 되었다.

비 온 뒤 땅에 떨어진 단풍잎
비 온 뒤 땅에 떨어진 단풍잎

물론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잎이 떨어진 나무는 언제봐도 춥다. 비가 온 후 바로 입동이라 바람과 함께 추위가 몰려왔다. 바지 사이로 찬 기운이 들어오니 겨울이 몸으로 느껴졌다.

지구의 온도가 산업혁명 후 급격하게 변하였다. 가까운 미래에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상황들이 예고 없이 찾아올 것이라는 가정이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젠 우리나라도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며, 더 이상 북극곰이나 투발루라는 먼 나라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제는 정말로 행동해야 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에너지를 재사용하기 이전에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기를 아껴야 한다. 전기는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낭비한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에너지형태로 전환할 때 에너지 손실이 생긴다.

예를 들어 화석연료를 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 전기에너지로 바꿔서 충전지를 충전(화학에너지)하고, 운동에너지로 바꿔서 무선청소기를 사용하는 것은 가정에서 청소를 하기 전에 이미 다섯 번의 에너지 손실을 거친다는 뜻이다.

에너지의 형태 변환이 적을수록 에너지 효율은 높아진다. 그러므로 전기 제품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사용하더라도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휘발유차와 전기차 중 어떤 것이 더 에너지를 아낄까? 에너지 효율면에서 봤을 때, 휘발유를 태워서 바로 운동에너지를 만드는 차가 전기를 충전해서 움직이는 차보다 더 에너지가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것 외에 유한한 석유 자원, 탄소 발생, 비싼 충전지 등을 생각해보면 결국엔 어떤 차든 한계나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 다음 세대의 차로는 전기차가 유력해 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서 만드는 전기는 에너지변환 단계를 여러 번 거치지 않는다. 풍력으로 바로 전기를 만들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든다.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도 없다. 지열은 전기로의 변환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대박이다.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생활방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전기 아껴 쓰기, 형광등 끄기 등 어릴 적 들었던 에너지 절약은 뭐든지 아까웠던 시대의 유산이라면, 지금은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온 우리들이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더 절실히 에너지 절약을 해야 할 때이다.

늘어나는 장바구니와 에코백
늘어나는 장바구니와 에코백

옷장 속 옷이 항상 모자라 보이지만 오랫동안 입을 수 있게 잘 관리하고, 선물 포장보다 마음을 더하고, 음식을 적당량 만들고, 시간이 없다며 걷지 않았던 가까운 거리는 운동을 핑계 삼아 걸어야겠다.

개인의 에너지 절약은 미약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정부와 기업을 움직이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개인도 행동해야 한다. 장바구니 사용하기 운동으로 각 가정에 장바구니, 에코백이 넘쳐난다. 이런 작은 문제가 생길 때도 있지만, 우리의 생각은 바뀌고 있고 행동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기후동행카드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경기도도 경기패스를 2024년 하반기에 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사회가 움직일 때 우리가 걱정하는 기후변화로 생기는 여러 현상들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엄마, 아빠와 쓰레기를 분리배출하고, 항상 물통을 가지고 다니며, 자라는 아이들이 미래에 건강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올해 단풍이 조금 아쉬웠지만 겨울에는 하얀 눈이 펑펑 내리면 좋겠다. 처마밑에 쌓인 눈에 초콜릿을 뭍어 놓았다가 꺼내 먹었던 추억을 아이들과 함께 들춰 볼 수 있을 정도로만 추웠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