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범(기흥구 동백2동)

1995년 1월 쓰레기 종량제가 전면 시행된 이후 공원과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사라졌다. 일부 주민들이 공공 쓰레기통에 집안 쓰레기를 가져다 버렸기 때문이다.

한때 고속도로 휴게소 쓰레기통도 휴게소 외부의 쓰레기로 넘쳐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이른 아침 공원에 가보면 음식물 포장재와 빈병 등 많은 쓰레기가 널려있다. 이는 쓰레기를 버린 사람의 양심도 문제지만 정작 쓰레기를 버릴 쓰레기통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시의 경우 “길거리 등 공공장소에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다”고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뉴욕, 동경, 파리 등에는 있는데 왜 서울시에는 없느냐”는 민원도 다수 접수되었다고 한다.

2021년 서울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3.3%가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이 적은 편’이라고 답했으며, ‘쓰레기통이 많은 편’이라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이에 서울시는 공공장소 쓰레기 처리 정책을 바꿔 2023년 현재 4천956개인 공공 쓰레기통을 2025년까지 종량제 시행 이전 수준인 7천5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용인시도 공공장소에 쓰레기통이 거의 없다. 기흥구 동백호수공원의 경우 넓은 공원에 분리수거 쓰레기통이 단 한 곳만 있다. 그것도 시민들이 찾기 어려운 외진 곳에 있어 거의 이용되고 있지 않다.

기흥구 동백호수공원 테이블 위에 먹고 난 음식물 포장재와 빈병 등이 널려있다.
기흥구 동백호수공원 테이블 위에 먹고 난 음식물 포장재와 빈병 등이 널려있다.

스위스 루체른시는 공공장소 쓰레기 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의 도움을 받았다. 쓰레기통 주변에 노란 선으로 미로, 땅따먹기 등 16가지 다양한 게임을 그려 시민들이 재미를 느끼며 쓰레기를 버리도록 동기부여를 했다.

또한 “루체른은 빛난다. 아주 쉽게”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시민의식을 높이는 캠페인도 했다.

한국의 시민의식도 많이 성숙했다. 예전에는 공중화장실 휴지가 없어지는 경우도 자주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고속도로 휴게소도 분리수거 쓰레기통이 잘 이용되고 있다.

더 이상 시민의식을 탓하지 말자. 용인시도 공원과 길거리에 쓰레기통을 늘려 깨끗한 용인시를 만들자.

누군가 공공장소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해야 한다면 시민들 스스로 분리수거하도록 하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 용인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여 참여의식도 높이자.

깨끗한 용인, 살기 좋은 용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공장소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용인시의 과감한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쓰레기 방치가 많은 공공장소에 멋진 디자인의 분리수거 쓰레기통을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개선점을 찾아가며 확대 시행할 것을 용인시에 바란다.

쓰레기는 버릴 곳이 있어야 아무데나 버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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