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변호사
이은정 변호사

KBS 이슈 팀은 2021년 살인 및 살인미수 사건 381건 중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은 159건이고, 그중 48건에서 살인 이전에 스토킹행위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스토킹범죄는 감금·납치 등 강력범죄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처음에는 소극적인 양상을 띠더라도 점차 고조되어 흉악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기에 스토킹 단계에서부터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피해자를 강력하게 보호할 필요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만 스토킹 가해자의 기다리기, 선물주기 등 반복된 개별·구체적인 행위가 불법성을 지니고 있지 않을 경우 기존 형법이나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2021. 4. 20.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으로 표기)」이 제정되어 2021. 10. 21.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행위’에 대하여 ‘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② 정당한 이유 없이 ③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④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⑤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제2조 제1호), 그 구체적인 행위 유형으로서 가.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우편·전화·팩스·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나타나게 하는 행위, 라.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등의 공간에 놓아두는 행위, 마. 주거 등에 놓여져 있는 물건 등을 훼손하는 행위, 바. 개인정보나 개인위치정보 등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자신이 상대방 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 등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 중 위 바 목 및 사 목은 2023. 7. 11. 법의 개정으로 추가된 것으로, 소위 ‘SNS 지인 능욕방’, ‘온라인 사칭행위’ 등의 온라인 스토킹도 스토킹 행위에 포함시켜 처벌 범위를 확대한 것입니다.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스토킹범죄를 범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구 스토킹처벌법은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하지 않은 스토킹범죄는 반의사불벌죄로서 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합의를 빌미로 2차 스토킹범죄 또는 보복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피해자의 주거나 직장 정보 등을 알고 있는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진 피해자가 어쩔 수 없이 합의해주어 결국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게 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에 최근 2023. 7. 11. 개정을 통하여 반의사불벌죄 조항은 삭제되었습니다. 이로써 피해자가 합의하더라도 공소 제기가 가능하므로 가해자가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할 소지가 줄어들었습니다.

스토킹은 상대방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그 행위 유형이 연락하기, 선물주기 등 구애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에 해당하면 그로써 피해자가 불안감을 느끼더라도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 아래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의 주변인들까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스토킹범죄 방지에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스토킹은 반복되거나 일정 기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로 인한 피해자의 법익 침해가 결코 가볍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심각해지는 경향이 있어 내포된 위험성 역시 매우 큰 행위입니다.

스토킹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하며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국가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향으로 법을 제·개정하고 있는 최근의 경향은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됩니다. 부디 이로써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법무법인 동천 031-33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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