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황을 분석하는 자료들에서 보면 ‘프로그램 매수세 때문에 주가가 상승했다.'거나 반대로 ‘프로그램 매도로 주가가 하락했다.'는 표현을 자주 접할 수 있다. 프로그램 매매란 일정한 수 이상의 종목을 단시간 내에 매수 혹은 매도하는 것인데, 사전에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기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주가지수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차익거래란, 가격형성 과정이 분명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재화를 대상으로 한 쪽을 매도하고 다른 한 쪽을 매수함으로써 위험부담 없이 수익을 얻고자 하는 매매형태를 일컫는 표현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지수선물과 현물주가지수를 비교하여 둘 중 저평가된 쪽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쪽을 같은 금액만큼 매도하는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주가지수 자체를 사고 팔 수가 없기 때문에 실무적으로는 주가지수와 거의 근접한 움직임을 보이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매매를 한다. 이렇게 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주가지수선물의 만기시에 현선물 포지션을 동시에 청산하면 무위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만, 현물 포트폴리오와 주가지수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고 매매체결 과정에서 오차가 생길 가능성도 있어서 실제로 100% 무위험 수익를 보장받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한편 개인투자가들의 입장에서는, 주가지수를 충실히 반영하는 포트폴리오 구성 자체도 힘겨운 일일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차익거래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꼭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투자신탁)라는 것을 이용하면 된다. ETF란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Index Fund)로서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를 말하는데, 이것을 현물포트폴리오의 대용으로 삼는다면 소액으로도 손쉽게 차익거래를 시도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차익거래가 무조건 무위험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 특성상 한 번의 매매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이익도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투자방법을 지킨다면 위험 또한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약세국면에 있거나 횡보하고 있어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ETF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하나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TF 는 차익거래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주식시장은 올라 갈 것 같은데 무슨 종목을 사야할 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 주가지수선물을 매수할 수도 있겠지만, 선물투자에 따르는 과도한 리스크를 피하고 싶은 사람은 ETF를 매수하면 거의 정확히 주가지수 상승분만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선물옵션 투자자의 경우 선물의 매도포지션 등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쯤 관심을 가져 보았으면 한다.

/정창식(겟모어증권 영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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