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조 기자
임영조 기자

숫자가 가지는 학문적 가치는 불변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경제적 가치는 상대적입니다. 동일 수치라 하더라도 시공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 전 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제법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보태면 식당에서 두 끼도 충분히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식당에 만 원 한 장 들고 가면 선택할 수 있는 메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서민 음식을 선택해도 거슬러 받을 수 있는 돈은 천 원 정도입니다.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물가는 오름세입니다. 영화 한 편 보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 원을 훌쩍 넘은지 오래입니다.

그런 시대를 사는 서민에게 더 이상 만 원은 큰돈이 아닌 푼돈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시대가 흐르니 화폐가치가 상당히 하락한 것입니다.

제아무리 화폐가치가 시대에 따라 변한다 해도 상품 가치는 화폐에 의해 결정됩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저질 상품이 고가에 팔리거나 판매하는 시장은 비상식적입니다. 사기라고도 합니다. 때문에 어느 시대든 품질 좋은 상품이 고가를 받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언론은 서비스 제조업으로 분류하곤 합니다. 콘텐츠를 이용해 지면신문이나 영상이란 제품을 만들어 제공하니 적절히 구분된 것이라고 봅니다. 이 제품 가치도 시대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화폐로 환산된 가치 역시 변하고 있습니다.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과 같은 시대 언론에 생산 제공하는 상품은 예전과 비교해 경쟁력이 약화됐습니다. 그렇다 보니 상품을 팔아 언론사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시민 알권리 차원에서 언론은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해서 존재 가치가 분명 있습니다. 때문에 공익 차원에서 세금이 지원되기도 합니다. 광고 형식이 되기도 하며 직접 지원일 때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특례라고 지적하지만, 언론시장에서 예산은 상당히 중요한 젖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언론사가 무분별하게 예산을 지원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야말로 눈먼 돈으로 볼 수 있는 예산 낭비며 나아가 특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엄한 기준에 부합해야 합니다. 그 기준은 복합하지만 정리하면 제대로 된 언론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용인시민신문>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로부터 지역신문 발전기금 차원에서 기획취재나 장비 등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회사 경영에 직접 도움 되는 지원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이는 오롯이 독자에게 고품질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정부가 내년 지역신문 발전지원 예산을 10% 이상 삭감해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지역신문이 정부가 예산을 삭감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지역신문은 열악합니다.

나름 좋은 상품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시장에서 경쟁에 밀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때문에 정부 지원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아직은 필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예산은 곧 족쇄입니다. 좋은 취지에서 지원받는다고 해도 언론 핵심 가치인 견제 역할이 위축됩니다. 그래서 언론사는 자생력을 갖기 위해 정말 치열한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상당한 난제입니다. 자생력을 강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광고와 구독료입니다.

<용인시민신문>도 자생력을 갖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자 확보가 절실합니다. 떳떳하게 구독료를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반문해보면 부족한 점이 강산만큼 떠오릅니다.

한 끼 밥값인 만 원은 지역신문에는 양식이고, 또 진실이 있는 곳이라면 먼 곳 마다하지 않고 가는데 필요한 노잣돈이 되기도 합니다. 용인에서 용인 사람을 만나 용인을 말하는데 들어가는 화수분이기도 합니다.

어디 그것뿐이겠습니까. 시민 목소리를 담는데 필요한 공간을 만드는 데 아주 경건하게 사용됩니다. 투자는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용인시민신문>에 투자를 권해봅니다. 시민께서 건넨 한 끼 밥값은 더 건강한 용인공동체를 만드는 투자라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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