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곳곳에서 주택 관련 피해 발생

용인은 대도시다. 인구나 도시 규모로 봐도 경기도를 넘어 전국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한다. 특례시라는 행정용어로 규정할 수 있지만 도시 내부는 상당히 역동적이다.

기흥구 한 부동산 사무소 앞에 매매 시세가 내걸려있다.
기흥구 한 부동산 사무소 앞에 매매 시세가 내걸려있다.

용인시는 급속한 인구 증가로 도시 변화에 가속이 붙어 기반 시설이나 내부 시스템이 완성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도 빈번했다.

흔히 난개발로 규정된다. 하지만 용인시는 개발붐이 정점을 찍었으며 각종 개발이 예상되는 처인구를 제외, 기흥구와 수지구는 도시 팽창 속도도 저속으로 전환된 분위기다.

급속한 개발에 따른 각종 후유증이 여전히 시민 생활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불편은 물론이고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나마 한창 개발이 이뤄지던 2000년 초반과 비교해 상황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 평이다.

◇주택 수 넘어선 일반 가구 수, 집 구하기 어려운 현실도= 용인시 주택 시장 현황을 보면 용인시 부동산 변천 과정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용인시 주택 현황을 보면 2005년 전체 주택은 19만여 호다. 일반 가구 18만여 호에 비해 1만 5천여 호가 많다. 주택보급률도 108.6%에 이른다. 하지만 2021년에는 주택이 43만 호로 급격히 늘었다.

일반 가구 수도 2배 이상 늘었다. 일반 가구 수와 주택 수가 사실상 같아 주택보급률도 100.2%다. 그만큼 용인에선 주택을 구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특히 2015년에는 일반 가구 수가 주택 수와 비교해 2만 4천여 가구가 많아 주택보급률이 100% 이하인 93.1%를 보였다.

주택 소유현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자료를 보면 용인시 가구 주택 소유율은 2016년 60%에서 2021년 6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가구 주택 소유율은 전체 일반 가구 중 주택을 소유한 가구 비율을 나타낸다.

다시 설명하면 일반 가구 중 40%에 못 미치는 수는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일반 가구는 전세나 월세 시장을 이용해야 한다.

용인에 2011년 이사 왔다는 이민석씨는 10년 넘도록 수지구 동천동에 거주하고 있다. 이 씨는 직장 관계로 강원도에서 용인으로 이사왔다.

이 씨는 “당시 아파트 구매 비용도 비용이지만 한창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는 곳이 많아 선택지가 많이 없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반전세 형식으로 4년가량 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사들인 것”이라며 “그 이후 수지구도 풍덕천 등을 중심으로 너무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 주택 상황이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보정동 한 타운하우스 입주예정자들이 용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실시공을 지적하며 준공허가를 내주려는 용인시는 각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보정동 한 타운하우스 입주예정자들이 용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실시공을 지적하며 준공허가를 내주려는 용인시는 각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주택의 반격, 시민을 울린다= 용인시 주택 현황을 보면 아파트가 주를 이룬다. 2021년 기준으로 전체 주택 43만 호 중 아파트는 27만 호를 넘는다. 반면 단독주택은 6만 4천여 가구 정도다.

이후 용인에 들어서는 대다수 주택은 아파트 형식이 주를 이루다 최근 들어 양상이 상당히 달라졌다. 전원주택과 타운하우스 형식 단독주택이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넓은 용인시 행정면적에 분위기는 더 떠올랐다. 이들 상당수는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보니 산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토지 구매 비용 절감에 자연친화적이란 홍보에 적극 활용할 수 있어 용인 산지 곳곳에 주택이 들어섰다.

여기까지는 자연훼손이라는 공공의 문제가 용인 사회에 던져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주택에 따른 피해는 더 복잡하고 심각해졌다.

최근 기흥구 보정동에 건립된 한 타운하우스 분양자들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용인시청 앞에 모인 분양자들은 “분양사기부터, 부실시공까지 우리나라 건축업의 잘못된 점을 모두 볼 수 있는 현장”이라면서 “부실공사 방치하고 준공 내주려는 용인시 주택과는 각성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분양받은 주택 상당수에서 부실시공 된 현장이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입주가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전체 139세대 중 과반수 이상 세대가 계약해지 소송에 나선 상태다.

시청 앞 집회 현장에서 만난 한 분양자는 “한 집에서만 수백 건에 이르는 부실 공사가 있다. 분양받기 위해 전 재산을 넣었는데 이사도 못 들어가고 있다”라며 “월세로 다른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너무 억울하다. 해결책이 보이질 않는다”라고 말했다.

기흥구 영덕동 민간임대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 소유자들의 불만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 아파트 소유자라고 밝힌 한 시민은 시행사 횡포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안전장치 없는 매매계약 등을 지적하며 “분양할 때는 가등기로 안전장치 된다더니 입주 전에는 가등기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라며 “전대는 된다고 분양했지만 전대인을 위한 안전장치는 없고 확정일자도 안되는 과대 광고분양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과 관련한 피해에서 지역주택조합은 빠질 수 없다. 용인은 사실상 경기도 최대 규모 지역주택조합이 예정돼 있다. 1월 기준으로 용인에는 지역주택조합이 13곳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중 공사 시작을 알리는 착공신고를 마친 곳은 5곳이 전부다. 이중 사용검사까지 마친 곳은 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사업은 사실상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한 조합원 피해가 이어지자 용인시는 지역주택조합제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잘못된 사업으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지역주택조합 바로 알기 홍보물 제작·배포하고 있다.

시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3개 구청 게시대에 ‘지역주택조합 바로 알기’ 홍보물을 마련했다.

홍보물은 지역주택조합의 모집과 신고, 사용검사까지 절차와 신청일부터 입주 가능일까지 유지해야 하는 조합원 자격요건을 안내한다.

아울러 조합원의 교체·신규·충원에 관한 기준, 조합 운영에서 발생하는 추가부담금과 잘못된 자금관리로 인한 피해 예방 등의 사항이 포함됐다.

용인시에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사진은 한 아파트 단지.
용인시에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사진은 한 아파트 단지.

◇전세 사기와 각종 개발 피해= 용인시 개발 호재는 시민에게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악재가 되기도 한다.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처인구를 포함해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과 관련해 지장물조사 단계에서 이전 비용 문제를 두고 주민들 간 갈등은 물론, 일부에서는 건강상 피해를 보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시티 개발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장물조사를 GH공사가 해야 하는데 보상에 유리하다고 해 자영업자들에게 이전비 용역을 주게 하고 용역 결과 산출된 이전비에 10%만 이전비로 산출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원도심 개발을 두고 기흥구 신갈동 일대 주민 역시 홍역을 앓고 있다. 용인 관문으로 분류되는 신갈동 71-1일대는 구도심으로 주변과 비교해 심각한 주거 환경을 보인다. 이렇다보니 개발이 절실한 상황으로 최근 매매에서 문제가 발생해 피해를 입은 주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전세 사기 용인은= 전국에서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용인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만 360억 원에 넘는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시정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용인시에서 총 362억 원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가 발생했다.

용인시정연구원 송혜승 부연구위원이 임하나 부동산플래닛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발표한 ‘흔들리는 전세시장, 용인시 전세시장 동향과 위험성 진단’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용인에서는 올해 상반기 동안 총 113건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가 발생했으며, 피해 금액은 362억 원이다. 1건당 평균 3억 2천만 원 정도다.

지역별로는 기흥구가 49건 16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수지구는 24건이지만 피해 금액은 106억 원으로 평균 4억 4천여만 원에 달하며 1건당 평균 피해 금액은 가장 많다. 처인구는 40건, 89억 원 평균 2억 2천여만 원으로 조사됐다.

월별로는 이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3월에 가장 많은 31건, 104억 원이다. 수치만 두고 본다면 처인구는 전세 보증 사고가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세 보증 사고율로 따지면 10%에 이른다.

기흥구와 수지구는 각각 4%와 3.9%다. 이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다. 처인구는 전국 9.5%와 경기도 9.3%보다 높으며 서울시 9.8%보다도 높다.

상황은 용인 부동산 시장에 부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용인시 인근 수원시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경기 남부 일대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이에 용인시도 부동산 매매 시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당장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구원책이 마땅치 않아 개인이 더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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