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씨름 선수로 활동하며 건강에 자신 있던 66세 남성이 최근 운동 중 호흡곤란과 다리 부어오름 증상으로 심장내과 외래를 찾아왔다.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5년 전 혈압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하며 평소 담배와 과음을 즐겼다고 한다. 검사 결과 혈압은 180/90mmHg, 흉부 X-ray(엑스레이)에서 심장이 정상보다 심하게 커져 있었다.

심전도검사에서는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 소견이 나타났다.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 심장 기능이 현저히 감소해 정상인의 절반 수준 및 관상동맥 조영술 검사상 관상동맥의 경증 협착소견 보였다. 이에 심방세동 및 고혈압에 의한 중증 심부전으로 진단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전 세계에서는 심부전 발병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도 6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심부전은 주요 입원 및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심부전 발병 원인과 심각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단 55%로, 이는 모든 종류의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인 70.7%보다도 현저히 낮다. 심한 심부전이 있는 경우, 1년 생존율은 약 50%에 불과하다.

심부전은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신체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 저하로 이어지며 말초 기관에 필요한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50세 이후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2020년 심부전 팩트시트에 따르면 50세 이하에서의 심부전 발병률은 0.1~0.7%에 불과하지만, 50대에서는 1.99%로 늘어나고, 80대에서는 16.9%로 급증했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기좌호흡, 발작성 야간 호흡곤란 그리고 심한 피로감이 있다. 일반적으로 심부전 환자는 폐에 체액이 쌓여서 폐부종이나 흉막 삼출이 발생하면서 호흡이 힘들어진다.

심부전의 진행에 따라 환자들은 앉아있는 상태가 눕는 것보다 더 편하게 느껴지는 기좌호흡을 경험하며, 때로는 야간에 갑자기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심한 피로감은 심박출량 감소로 인해 유발되는 증상이다.

심장의 리듬이 일정하지 않은 부정맥 증상을 가진 환자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운동 능력 감소와 발목 부종과 같은 증상이 관찰되면, 이는 심부전을 강하게 의심해 봐야 한다.

심부전은 다양한 원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어 원인 질환을 파악하는 것이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중요하다. 심부전의 주요 원인 질환으로는 심장의 심근, 심외막, 심내막, 판막, 대혈관 등의 부분에 생긴 이상이나 리듬 및 전도장애 등이 포함된다.

가장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은 심근경색에 의한 허혈성 심장병이다. 또한, 심근병증, 고혈압, 심장 판막증 등도 심부전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심혈관계 고위험 환자군에서 심부전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중요하다. 심부전으로 진단받은 후 다시 정상 상태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반복적인 심부전 악화로 인해 심장 기능이 지속해서 악화한다.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만성 신부전,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은 환자들은 약물 복용을 통해 혈압 조절, 부정맥, 고지혈증 치료에 노력을 기울여야 심부전의 진행 및 발생을 막을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저염식을 포함한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가 중요하다. 부정맥이나 판막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을 때 인공 심장 박동기 삽입이나 인공 판막 치환술과 같은 예방적 치료를 통해 심부전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항암제로 인한 심장 독성에 의해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심장 기능 평가를 통해 심부전 발생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배달 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가 증가하고 운동이 감소하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은 환자들이 호흡곤란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고령자들은 활동량이 적어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방문을 늦출 경우가 많아, 병의 진행을 촉진시키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이상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날 때는 평소 방문하던 의원이나 병원에서 증상 변화에 대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야간에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이 악화되면 즉시 119 콜센터를 통해 가까운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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