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터에서 연기 내는 거화도구 발견은 처음
용인, 조선시대 교통ㆍ통신 체계 중요 지역 입증

‘제2로 직봉-용인 석성산 봉수’로 신호를 보내던 용인 건지산 봉수터(처인구 원삼면 맹리)에서 외적의 침입을 알리거나 급한 소식을 전하는 데 사용된 유물이 발견됐다.

건지산 봉수터에서 발견된 연조 5기 /용인특례시 제공
건지산 봉수터에서 발견된 연조 5기 /용인특례시 제공

용인시는 지난 4월부터 진행한 건지산 봉수터 발굴조사 과정에서 △봉수터를 감싼 방호 시설 △불을 피워 연기를 내는 거화시설(연조) 5기 △봉수로 오는 신호를 관망할 수 있게 마련한 망덕 시설 △연기를 낼 때 거화도구로 사용된 화철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출토된 유물 가운데 거화도구 중 하나인 화철은 봉수마다 갖추고 있던 80여 종의 봉수집물 중 하나다. 학계에서는 출토된 유물에 대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화철은 부싯돌과 마찰시켜 불을 피우기 위한 철제품인데, 방호시설 내에서 연조 5기가 확인된 사례는 있었지만 봉수터에서 거화도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건지산 봉수터에서 발견된 연조는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지산 봉수터에서 발견된 화철 /용인시 제공
건지산 봉수터에서 발견된 화철 /용인시 제공

유물이 출토된 건지산 봉수터는 원위치가 확인되지 않아 멸실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용인시는 2021년 수차례에 걸쳐 건지산 일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정상부 남서쪽 약 300m 거리에 위치한 맹리 산43번지 일원 능선에서 봉수터 흔적을 찾았다. 폐봉 후 126년 만에 봉수터 원래 위치가 확인된 것이다.

용인시는 건지산 봉수터의 원형과 역사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지난 4월 13일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봉수는 외적의 침입 등 급한 소식을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도성인 한양에 전했던 군사·통신시설이다.

건지산 봉수는 조선시대 초부터 운영된 봉수 노선 중 제2로 직봉의 42번째 내지봉수다. 북쪽으로 용인 석성산 봉수를 거쳐 성남 천림산과 서울 목면산 봉수로 연결되고, 남쪽으로 안성 망이산 봉수로 신호를 전달했다.

직봉은 조선시대 전국 봉수망을 연결하는 중요 봉화대, 각 변방에서 서울을 연결하는 5간선로상의 봉수망을 말한다. 간봉은 조선조 주요 간선로 사이에 있는 작은 봉수망이다

문화예술과 최윤미 문화재팀장은 “올해 사적으로 지정된 석성산 봉수터와 건지산 봉수터가 확인된 용인은 과거 조선시대부터 교통과 통신 체계에서 중요한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해 건지산 봉수터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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